삼성서울병원 백정환 교수(이비인후과) 연구팀은 미래창조과학부의 ‘ICT 기반의 의료용 3D 프린팅 응용 SW 플랫폼 및 서비스 기술개발’ 과제(경북대)의 지원을 받아 CT와 3D 프린터를 이용, 해부 실습용 3D 측두골 모델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측두골은 머리에서 귀 바로 위에 자리한 관자뼈 주변을 뜻하며, 의사가 복잡한 귓속 구조물을 피해 안전하게 수술하려면 측두골의 해부학적 이해가 필요하다. 중이염 수술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측두골 해부학 실습 여건은 녹록하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비인후과 의사가 되기 위한 필수 과정이지만, 시신 기증이 적은 탓에 1년에 겨우 1~2차례 정도만 실습할 수 있어 충분한 경험을 쌓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백정환 교수팀이 만든 3D 측두골 모델이 향후 측두골 해부학 실습을 대체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일단 실제 사람과 마찬가지로 복잡 다변한 측두골 내 구조와 수술 시 주의가 필요한 혈관과 신경은 물론 뼈의 질감까지 구현하여 큰 호평을 얻고 있다.
최근 열린 제90차 대한이비인후과 학술대회에서 공개된 3D 측두골 모델은 베스트 포스터 프레젠테이션상(Best Poster Presentation Award)을 받기도 했다.
해부실습 상용화에 앞서 3D 측두골 모델의 평가 및 보완사항이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인체맞춤형 치료물 제작기반 구축 사업’과 삼성서울병원의 주관으로 지난 22일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의료진의 1차 평가 실습이 진행됐다. 다음 달 24일에는 각 대학병원의 이과 전문가의 2차 평가가 진행될 예정이다.
백정환 교수는 “많은 의사가 충분한 경험을 쌓고 숙련도를 높이면 결국 환자들에게 이득이 될 것”이라며 “측두골 모델 이외에도 다양한 수술적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모델들을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하여 개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승한 기자
전 대학병원 연구원. 'MBN 세상의눈', '용감한 기자들', 'EBS 다큐프라임' 출연. 내부고발·공익제보 받습니다. healthtap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