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액을 한자로 표기하면 ‘輸液’이다. 생각과 달리 물 수(水)가 아니라 나를 수(輸)다. 그 이유는 환자에게 각종 전해질과 영양소를 공급하고 항생제와 같은 약물을 투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식사가 힘들거나 고열, 설사 등으로 수분 손실이 심한 환자에게는 적절한 수분과 전해질 공급이 중요하다. 그래서 입원하면 제일 먼저 팔에 꽂는 것이 바로 수액이다.

수액(JW생명과학 제공)
수액(JW생명과학 제공)


환자 생명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수액을 정부는 퇴장방지의약품으로 지정해놨다. 퇴장방지의약품은 환자 진료에 꼭 필요하므로 ‘퇴장’해서는 안 되는 필수의약품이다. 현재 총 801개 의약품이 지정돼 있다.

하지만 수액제는 대규모 설비가 필요한 장치산업이다. 게다가 기초수액제는 수익이 대단히 낮다. 500mL 수액 가격이 1167원이다. 생수보다 싸다.

이익은 발생하지 않으면서 대규모 설비가 필요하므로 JW생명과학과 일부 제약사만이 생산설비를 가동할 수밖에 없다.

JW생명과학은 연간 약 1억2000만개 수액을 생산한다. △수술할 때 장기 세척으로 시야 확보를 위한 특수수액이 3만개 △탄수화물과 단백질, 지방, 비타민으로 구성한 영양수액 3000만개 △수분과 전해질, 당을 공급하는 기초수액이 약 9000만개

국내 소비량의 약 40%를 공급, 사실상 대한민국 수액의 절반을 책임지는 셈이다.

JW생명과학의 1억2000만개 수액은 세계 최대 규모의 수액 공장 ‘JW당진생산단지’에서 만들어진다.

이에 헬스케어기자포럼은 지난 23일 충남 당진에 있는 JW당진생산단지를 방문했다. JW당진생산단지의 수액 생산설비와 물류창고를 설명과 함께 직접 눈으로 본 소감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로봇’이다.

지하수를 사용해 수액제를 만들기까지 거치는 공정은 총 13단계다. 전 공정에서 사람의 손과 눈이 필요한 곳은 몇 곳에 불과하다. 수액의 조제부터 물류창고 보관까지 전 과정을 사실상 로봇(생산제어시스템)이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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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지게차도 무인으로 움직인다. 무인지게차가 수액이 담긴 상자를 쌓아 올린 팔레트를 레일로 보낸다. 고유번호가 내장된 팔레트는 레일을 타고 물류창고를 간다.

로봇이 팔레트를 물류창고의 지정된 칸에 적재한다.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보관할 수 있는 물류창고는 약 3633㎡(1099평) 규모다. 국내에서 소비하는 수액 7일 치를 보관할 수 있다.

JW당진생산단지 물류창고(JW생명과학 제공)
JW당진생산단지 물류창고(JW생명과학 제공)


지난 2003년 국내 최초 수액 전문연구소를 설립한 JW생명과학은 수액제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췄다.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3-체임버 영양수액’ 개발이 이를 입증한다. 현재 세계적으로 3-체임버 영양수액을 자체 개발해 생산하는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JW생명과학은 2006년 4월 국내 최초의 3-체임버 제품인 ‘콤비플렉스리피드’에 이어, 2013년 9월에는 오메가3 성분이 함유된 3세대 영양수액 ‘위너프’를 개발했다.

신제품 발매를 시작하기도 전인 2013년, 글로벌 수액 회사 미국 박스터와 사상 최대 규모의 라이선스 아웃과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위너프가 세계 시장에서 그 우수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국산 영양수액제가 미국·유럽 등 선진 제약시장을 뚫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액제는 정제나 캡슐보다 생산 난이도가 높다. 혈관으로 투입되는 제품 특성상 모든 공정에서 엄격한 품질관리가 뒤따라야 해외시장 공략이 가능하다.

JW생명과학은 현재 수출을 위해 공장 설비를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2018년부터 순차적으로 유럽, 미국, 중국 등 전 세계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충남 당진에 있는 JW당진생산단지(JW생명과학 제공)
충남 당진에 있는 JW당진생산단지(JW생명과학 제공)


JW생명과학의 지난해 매출은 1239억원으로 2014년 1096억원 대비 13.1% 성장했다.

국내 일반수액 시장규모는 IMS 데이터 기준 지난해 1914억7200만원(연평균 7.6% 성장)이다. JW생명과학이 38.9% 점유율(JW중외제약 판매량 산출)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국내 TPN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1093억4200만원(연평균 5.5% 성장)이다. JW생명과학의 TPN 매출액은 위너프의 높은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6.2% 증가한 약 412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탄탄한 실적 성장세를 보이는 JW생명과학은 기업공개(IPO)를 통해 회사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받고 세계 시장 공략을 가속할 방침이다.

추가 자금 조달 통해 신규 사업을 확장하고 시설투자, 연구개발 활성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JW생명과학은 지난 4월 25일 상장 예비심사를 거래소에 청구하고 현재 심사를 받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 내에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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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한 기자

전 대학병원 연구원. 'MBN 세상의눈', '용감한 기자들', 'EBS 다큐프라임' 출연. 내부고발·공익제보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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