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티스, 학술행사 명목 우회 리베이트 제공···제약사 임원·의사·언론사 대표 기소

학술행사 참가비와 자문위원료 명목으로 리베이트를 우회 제공한 다국적 제약사 한국노바티스 전·현직 임직원과 대학병원 의사 등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서부지검 정부 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수사단(부장 변철형)은 약 25억9000만원에 이르는 리베이트를 의약전문지 등을 통해 전달한 혐의(약사법 위반)로 한국노바티스 대표이사 문모(47)씨 등 전·현직 임직원 6명을 불구속기소 했다고 9일 밝혔다.

또 노바티스의 리베이트 제공에 적극 가담한 의약전문지와 학술지 발행업체 대표이사 6명을 약사법 위반 혐의로, 리베이트를 받은 유명 대학부설 종합병원 소속 의사 15명을 의료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한 노바티스 본사의 전 대표이사 외국인 2명은 기소 중지했다.

검찰
검찰

검찰에 따르면 한국노바티스는 지난 2011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6년간 의약전문지 등에 광고비 명목으로 약 180억원을 지급, 이를 받은 의약전문지가 개최하는 좌담회 참가비와 자문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대학 종합병원 의사들에게 25억9000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노바티스는 전문지 취재 명목으로 서로 친분이 있는 5~10명의 의사들을 호텔 등 고급식당에 초대해 1인당 30~50만원 상당의 참가비를 지급했다.

노바티스가 참석 대상으로 선정한 의사들은 서로 사제지간이나 대학 동문으로 각 의료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일명 ‘키닥터’들이었다.

노바티스가 자사 제품을 이용하고 있는 키닥터들을 관리함으로써 이들의 제자나 동문이 개업할 때 자사의 의약품을 선정할 수 있도록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판단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은 의약전문지가 취재 명목으로 개최한 좌담회라 할지라도 참석 의료인 선정, 자료 제공 등의 업무와 리베이트 금액 결정 등의 핵심적인 사안은 노바티스가 직접 담당했다고 보고 있다.

또 전문지는 노바티스에서 선정한 의사들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해 한 달에 100만원 상당의 자문료를 주거나, 학술지 발행업체의 번역 업무에 대한 편집회의를 열고 원고료 명목으로 50~100만원 상당을 주기도 했다. 검찰은 해당 의사들이 실제로 노무를 제공하지 않아 리베이트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노바티스
노바티스

노바티스는 지난 2009년 3월부터 공정거래위원회의 리베이트 관련 수사를 받던 도중 ‘리베이트쌍벌제’가 시행되자 단속을 피하고자 이 같은 우회적인 방법으로 리베이트를 지급하는 방법을 모색했던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해당 불법 리베이트에 연루된 의약전문지들은 각종 행사를 대행한 후 수수료 명목으로 평균 30~50% 정도의 수익을 챙겼다. 전문지 6곳이 챙긴 수익은 54~90억원에 달한다. 한 곳당 9~15억원이다.

한편, 검찰은 노바티스에서 기부 형식으로 의사들을 직접 선정해 해외학회를 보냄으로써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의 공정경쟁규약을 위반한 것을 확인, 해당 사안을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