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이 항생제 후루마린 주사에서 유리 조각이 나온 사실을 정부 당국에 알리지 않고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앰플 입구보다 큰 유리 조각이 들어간 후루마린 주사는 얼마 전 당진종합병원에서 발견됐다.

유리 조각의 크기로 보아 유통과정 중에 파손으로 생겼다기보다는 제조과정에서 발생했다고 추정된다.

일동제약 항생제 후루마린
일동제약 항생제 후루마린. 오른쪽 후루마린 앰플에 유리 조각이 담겼다. 제보자 신원보호를 위해 사진에 스케치 효과를 처리했다.

이에 기자는 지난 29일 당진종합병원 약제과장을 만나 유리 조각이 나온 후루마린의 사후조치를 어떻게 처리했는지 물었다.

당진종합병원의 모든 약을 관리하는 약제과장은 기자의 질문에 “후루마린에서 유리 조각이 나왔다는 말은 처음 듣는다”고 단언하면서도 어떻게 이 사실을 알았는지에 대해서만 궁금해했다.

그러면서 약제과장은 기자에게 제보자가 누구인지 말하면 알아보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래서 유리 조각이 들어간 후루마린이 당진종합병원 말고 다른 병원에서도 나온다면 환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약제과장에게 이번 취재 목적을 설명했다.

문제의 후루마린을 일동제약이 적법하게 처리했는지가 궁금한 기자에게 약제과장은 “알아보고 연락주겠다”라는 말만 남기고 급히 자리를 떠났다.

당진종합병원
당진종합병원

약제과장의 전혀 모르는 일이라는 주장과 달리 당진종합병원은 이 사실을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제조사인 일동제약에 신고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동제약에만 알렸다.

당진종합병원으로부터 연락받은 일동제약은 불량 제품만 회수했을 뿐 이를 식약처에 신고하지 않았다. 게다가 일동제약은 유리 조각이 나온 후루마린과 같은 날 제조한 제품을 전량회수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아직 식약처 의약품 위해정보공개 회수·판매중지에 일동제약 후루마린과 관련해 어떤 내용도 없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일동제약 관계자는 “알아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일동제약 항생제 후루마린. 오른쪽 후루마린 앰플에 유리 조각이 담겼다. 제보자 신원보호를 위해 사진에 스케치 효과를 처리했다.
일동제약 항생제 후루마린. 오른쪽 후루마린 앰플에 유리 조각이 담겼다. 제보자 신원보호를 위해 사진에 스케치 효과를 처리했다.

제약회사는 사람의 목숨과 직결된 의약품을 만들기 때문에 어느 산업보다도 높은 도덕성과 환전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그런 제약사가 환자에게 위해를 끼칠 수 있는 불량 의약품을 정부 당국에 신고조차 하지 않고 은폐했다면 지탄받아 마땅하다.

일동제약은 이제라도 사실을 인정하고 정부 당국에 신고와 전량회수조치를 취하기를 바란다.

한편 일동제약이 지난 1992년 수입·판매한 후루마린은  일본 시오노기연구소가 ‘시오마린’에 이어 두번째로 개발한 옥사세펨계 주사용 초강력 항생제다. 그람양성균에 대한 항균력을 강화하고 병원감염의 원인균으로 알려진 메치실린내성 포도구균(MRSA)에 대한 항균력도 뛰어난 제품으로 꼽힌다.

김승한 기자

전 대학병원 연구원. 'MBN 세상의눈', '용감한 기자들', 'EBS 다큐프라임' 출연. 내부고발·공익제보 받습니다.

다른기사 보기
저작권자 © 뉴스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