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원 vs. 4천원 기능성 화장품의 불편한 진실

지난해 말 필자는 6000원 정도 되는 기능성 화장품을 온라인에서 구입했습니다. 유튜브에서 사용후기 동영상을 보고 반신반의하며 구매를 했는데, 신기할 정도로 효능이 좋았습니다. 이 화장품의 브랜드 이름이 파머스(Palmer’s)라는데 필자는 생전 처음 본, 매우 생소한 브랜드였습니다.

케임브리지 공작부인 캐서린도 사용한 파머스 제품

그런데 필자만 몰랐던 거고, 알고 보니 영국 왕세손 케임브리지 공작 윌리엄의 아내 캐서린 엘리자베스 미들턴(케임브리지 공작부인 캐서린)도 임신 중에 이 파머사의 제품을 사용했을 정도로 유명한 화장품 브랜드였습니다.

케서린 미들턴이 사용한 제품은 임신 중 뱃살이 트지 않게 해주는 코코아 로션이었는데, 7000~8000원 정도 하는 매우 저렴한 기능성 로션입니다. 영국 왕실에서 돈이 없어 이런 저렴한 기능성 화장품을 쓰는 건 아니고, 미국 산부인과 의사들이 가장 많이 권할 정도로 그 기능이 수십 년 간 입증되었기에 이 파머스 제품을 사용한 것입니다. 즉 가격하고 상관없이 이 제품의 기능이 가장 뛰어나서 선택한 것입니다.

파머스 화장품을 팔고 있는 E.T. Browne Drug Co., Inc.는 1840년에 설립된,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화장품 회사라고 합니다. 그런데 홈페이지에 제품들 말고는 별 내용이 없어, 이 회사에 직접연락을 취해 회사정보를 요구할 정도로, 이 회사는 광고나 홍보를 거의 하지 않습니다.

별도의 홍보나 마케팅팀이 있지도 않고, 그래서 이 회사에 이메일로 몇 가지 질문을 했는데, 이 회사 중역으로부터 직접 연락을 받았고,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회사의 역사나 배경에 대해 알려 달라

E.T. Browne Drug Co., Inc.의 현재 CEO인 Robert Neis 박사는 전문경영인이 아닌, 약사 (pharmacist)이며, 3대째 약사로 생약연구를 하고 있다. 파머스 제품은 화학약품을 쓰지 않고, 자연 추출물만을 화장품의 재료로 쓰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실험도 하지 않는다.

내가 쓴 파머사의 제품과 경쟁하는 다른 회사의 제품가격이 파머스 제품보다 수십 배가 넘는다. 그럼에도 파머스 제품의 효능이 더 월등하다는 평가가 넘쳐난다. 솔직히 파머스 제품의 가격책정이 납득하기 어렵다.

우리는 마케팅에 많은 돈을 쓰지 않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 적정한 이윤을 추구할 뿐이며, 제품가격을 저렴하게 유지함으로써, 모든 소비자가 부담 없이 우리 화장품을 구매할 수 있길 원한다. 100년 넘게 지켜온 원칙이다.

광고나 마케팅에 신경 쓰지 않는다고 회사가 망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제품의 효능이 충분한 광고 역할을 하고 있다고 믿는다.

조금 더 알아보니 파머스만 이렇게 정직한 가격으로 기능성 화장품을 팔고 있는 게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4천원에 불과한 모이스처 크림

4000원 정도 하는 이 모이스처 크림은 백배도 넘는 가격의 타제품들 보다 더 기능이 우수한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한 통에 50만원이 넘는 라프레리(La Prairie)의 기능성 화장품(사진 아래)과 4000원짜리 화장품(사진 위)의 기능 차이는? 가격 말고는 아무것도 없답니다.

라프레리 Cellular Radiance C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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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고가의 화장품들은 재료원가가 판매가격에 비해 5%도 되지 않는답니다. 매우 고가의 기능성 화장품(병당 수십만 원씩 하는)인 경우, 재료원가가 1%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결국, 화장품 시장 자체에 엄청난 거품이 끼어 있는 상태라 파머스 화장품이 매우 특별해 보이는 착시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