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5년간 82명 사망한 ‘임상시험’ 규제 나서

의약품 등의 안전성과 효능을 검증하는 인체 대상 임상시험에 참여했다가 각종 부작용으로 숨지거나 입원하는 피해가 해마다 끊이지 않자 정부가 규제에 나섰다.

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임상시험 의료기관은 오는 10월부터 시험 참여자를 모집할 때 시험과정 중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예상 가능한 부작용 정보를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또 임상시험의 명칭과 목적, 방법, 대상자 자격과 선정기준, 의뢰자와 책임자의 성명(법인명)·주소·연락처 등을 반드시 미리 알려줘야 한다.

사진=국가임상시험사업단

식약처는 아울러 임상 기관이 시험 부작용은 축소하고 효과는 부풀리는 등 시험결과를 허위로 보고할 경우 처벌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임상시험 참여자 정보와 시험과정에서 발생한 이상 반응, 시험의약품 관리기록과 계약서 등을 거짓으로 작성하면 임상시험기관 지정 취소 또는 업무정지 명령이나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임상시험 중에 수집한 참가자의 혈액과 소변 등은 식약처장이 지정한 검체 분석기관에서만 분석할 수 있게 제한했다. 피험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하려는 조치다.

식약처는 건강한 사람이 의약품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있는 횟수를 연간 4회에서 2회로 줄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임상 피험자가 시험과정에서 약물 부작용 피해를 볼 때 금전적 보상을 받을 수 있게 임상주도 의료기관이나 제약업체 등이 피해보상 보험에 반드시 가입하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한국은 ‘임상시험의 천국’으로 불릴 정도로 임상시험을 많이 하는 국가에 속한다.

정부가 의료산업화 정책의 하나로 국내 임상시험의 경쟁력과 신약개발 역량을 높인다는 명분으로 지원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2014년에는 보건복지부 산하 재단법인으로 임상시험 인프라 조성, 임상시험 산업 역량 강화와 환경개선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한국 임상시험산업본부를 설립하기까지 했다.

이일섭 GSK 한국법인 의학부 부사장이 KoNECT-GSK 임상시험 품질관리 전문가 양성 과정 교육 시작 전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참여연대의 ‘누구를 위한 임상시험인가?’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임상시험 건수는 비약적으로 늘고 있다. 2004년 136건에 불과하던 임상시험은 2004년 이후 10년 동안 연평균 17% 증가해 2014년에는 653건까지 늘었다. 2017년에도 658건이 이뤄졌다. 2017년 임상시험 중 국제제약회사 등이 참가하는 다국가임상시험은 총 299건에 이른다.

한국은 2017년 기준 전 세계 임상시험 시장 점유율 6위이며, 도시 기준으로는 서울이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임상시험을 하는 도시가 서울이다. 이렇게 임상시험을 많이 하다 보니, 인명피해도 많이 발생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상훈 의원(자유한국당)이 식약처에서 받은 ‘임상시험 중 발생 이상 반응자 현황’ 자료를 보면, 2012년 이후 2017년 6월까지 최근 5년간 보고된 임상시험 중 사망자는 82명에 달했다. 생명의 위험으로 입원한 사람은 1168명에 이르렀다.

연도별 임상시험 사망자는 △2012년 10명(입원 156명) △2013년 10명(137명) △2014년 9명(218명) △2015년 16명(222명) △2016년 21명(288명) △2017년 1∼6월 16명(147명) 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