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의료운동본부, ‘인보사 사태’ 코오롱·식약처 검찰 고발

이의경 식약처장 퇴진 요구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무상의료운동본부)가 21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코오롱생명과학과 식품의약품안전처 압수수색과 엄정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3월 인보사 사태가 밝혀진 이후 가짜 약(인보사) 판매 및 허가 과정 전반에 대한 실상 규명과 그동안 투약받은 환자들에 대한 피해보상과 추적관찰 방안 마련, 제2의 인보사 사태를 만들 첨단재생의료법 폐기를 주장해왔다”며 “이미 한 달 전 기자회견을 통해 인보사의 즉각적인 허가 취소 및 식약처에 대한 특별감사 등을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인보사 사태 이후 2개월이 지나는 지금도 투약받은 환자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고, 지난 17년간 사기행각의 전모는 아직도 오리무중이다”고 비판했다.

사진 1.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가 21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코오롱생명과학과 식품의약품안전처 압수수색과 엄정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어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식약처는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기는커녕 코오롱생명과학이 언론을 통해 흘리는 ‘변경 허가’ 가능성에 부응하는 시간 끌기와 늑장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이달 초 코오롱생명과학과 소송 중인 미쓰비씨다나베를 통해 밝혀진, 지난 2년 전 이미 세포주 변경을 코오롱 측이 알고 있었다는 문제 제기에도 식약처는 어떠한 사실관계 확인이나 추가적인 검토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며 “게다가 3700여명에 육박하는 환자들에 대한 관리도 코오롱 측에 내맡기고 나 몰라라 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코오롱생명과학과 식약처 검찰 고발과 이의경 식약처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인보사 사태 두 달간 시간 끌기·늑장 대응 일관한 식약처 규탄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식약처가 3월 22일 최초로 세포주 변경을 보고받고도 코오롱이 자발적으로 시판 중지를 하게 되는 일주일간을 방치했다. 그 때문에 무려 27명이 추가 투약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이들 환자들은 무려 15년간 추적관찰의 대상이 되는 두려움에 처하게 됐다”며 “지난달 15일 중간결과 발표 당시까지 인보사에 대한 검사나 분석을 하지 않았으며, 기존 제출자료만 검토하는 등 약품의 안전을 관리하는 부처의 모습이 아니라 책임 회피를 위해 시간 끌기로만 일관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식약처의 늑장 대응을 규탄했다.

사진 2.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가 21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코오롱생명과학과 식품의약품안전처 압수수색과 엄정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또한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지난 3일 미쓰비씨다나베가 2017년 3월 이미 세포주 변경을 알았다는 사실을 공표했음에도 이를 확인하려는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으며, 이제서야 미국에 확인차 실사팀을 보내는 수준의 대응만을 하고 있다”며 “정상적인 약품규제부처라면 한국에 시판된 인보사 제품을 확보해 당장 각종 검사를 통해 실체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코오롱 자신도 인정한 세포주 변경에 대해 일단 허가취소를 하는 것이 온당했다. 하지만 식약처는 시종일관 시민사회단체와 언론의 뒷북만 치면서 마치 자신들이 이 문제의 당사자가 아닌 양 행동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식약처의 선제적 인보사 허가취소를 주장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현재 식약처가 특별감사를 자처하는 등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기는커녕, 3700명의 환자에 대한 추적관찰 관리조차 코오롱에 위임한 것은, 약품의 안전성 확인을 책임지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기여해야 하는 부처로서 보여서는 안 되는 극단적인 타락을 보여준다”며 “지금이라도 정부는 식약처를 규제부처로서 정상화하고, 특별감사를 통해 인보사의 인허가과정부터 현재의 대응까지 책임자를 문책, 처벌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발행하지 않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식약처의 특별감사를 요구했다.

사진 3.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가 21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코오롱생명과학과 식품의약품안전처 압수수색과 엄정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인보사 투여 환자 3700여명 책임 있는 관리 필요

“식약처와 코오롱은 인보사의 인허가부터 현재의 대응까지 공동정범의 모습을 보인다. 코오롱은 황당하게도 종양유발세포가 포함된 약품에 대해서 허가 변경을 주장하고 있으며, 식약처는 위험천만한 주사제를 투약받은 환자의 관리를 코오롱에 위탁하고 있다”며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코오롱생명과학을 비판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아직도 바뀐 세포의 성격이 무엇인지, 어떤 작용을 하지는지에 대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연구가 없다는 점이다. 지금 알고 있는 것은 유전자조작 연골세포가 아니라 293세포종류의 신장세포가 나왔다는 사실뿐이다. 이 293세포가 인체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 그리고 다른 세포들과는 어떤 상호관계를 하는지에 대해서 면밀히 살펴보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최소한 보건복지부가 나서 이들 환자에 대한 15년간 추적관찰 코호트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이런 상황에서 국민 건강을 책임져야 하는 복지부가 나서지 않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무려 17년간의 사기행각에 대한 조사뿐 아니라 앞으로 두려움 속에 15년을 보내야 할 3700여명의 투여자에 대한 관리가 없다면, 문재인 정부가 밝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우선시하겠다는 공약 역시 공염불이 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친제약산업인사 이의경 식약처장 즉각 퇴진해야

무상의료운동본부는 “3월 중순 식약처는 새로운 식약처장 하에 인보사 사태를 맞이했다. 이의경 식약처장은 임명 당시부터 제약업체로부터 연간 30억원 이상의 연구용역을 수주한 것으로 친제약산업인사란 비판이 있어 온 자다. 이의경 식약처장은 임명 직후인 3월 22일부터 29일까지 인보사 판매 중지를 보류함으로써 27명의 추가 환자를 발생시켰으며, 이 기간 첨단재생의료법의 보건복지위 통과를 위해 코오롱 봐주기를 했다는 의혹의 당사자다. 또한 아직도 인보사 허가취소를 하지 않고 있다”며 “특히 4월 초 국회 법사위에 출석해 인보사 사태로 인해 보류된 첨단재생의료법의 통과를 촉구하며 열을 올려 규제부처의 장이 아니라 제약산업계의 수장이란 비판까지 받았다. 당시 복지부 장관도 인보사 사태로 인해 유전자치료제 등의 규제 완화를 담고 있는 첨단재생의료법에 대해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음에도, 규제부처의 장이 궤변을 쏟아내며 규제완화법안에 찬동한 것은 식약처장으로서 자격 미달이다”고 이의경 식약처장의 퇴진을 주장했다.

지난 9일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방문한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사진 왼쪽)이 직원들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이어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여기에 앞서 밝힌 4월 15일 중간조사 결과에서 이미 미국에서 시행한 STR 검사를 제외한 검체 확보, 검사 등 검증을 하지 않고 5월 말로 미룬 상황과, 식약처가 인보사의 인허가 및 관리를 둘러싸고 아무도 사과조차 하고 있지 않은 점은 이의경 식약처장이 이 문제를 대충 시간 끌기로 무마하고 규제완화 법안인 첨단재생의료법 통과에만 혈안이 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고 단언했다.

식약처 규제부처로 정상화, 첨단재생의료법 폐기돼야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이번 인보사 사태는 앞으로 유전자치료제 등에 대한 엄격한 임상시험 허가와 관리를 요구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식약처가 규제부처로서 본연의 임무로 돌아가야 한다”며 “현재 식약처는 제약 및 의료기기 ‘산업부처’처럼 역할하고 있다. 마치 제약산업계를 위한 규제완화를 추진하는 부처인 양 행동하는 것을 보면 ‘안전처’가 아니라 ‘산업처’를 보는 듯하다. 지금이라도 제약산업관리 등은 산자부 및 과기정통부 등에 맡기고, 외국의 독립적 FDA처럼 ‘규제부처’로서 독립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사진 4.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가 21일 서울중앙지검에 코오롱생명과학과 식품의약품안전처를 고소·고발했다

또한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식약처를 망가뜨리고, 별도의 관리체계를 통해 조건부허가 및 신속한 약품 시판으로 안전에 위협을 가져 올 첨단재생의료법은 폐기되어야 한다. 첨단재생의료법은 제2의 인보사 사태를 불러일으킬 신속처리 등의 규제완화책이 들어있으며, 인보사를 허가한 허술했던 중악약제심의위원회까지도우회하는 시도가 법안에 반영돼 있다”며 “이 법안은 의도 자체가 매우 불량하고, 애초부터 국민의 안전과 생명보호가 아니라 줄기세포, 유전자치료 등 재생의료업계의 이해관계만을 반영하고 있다”고 첨단재생의료법 폐기를 요구했다.

지난 2005년 황우석 사태 이후 만들어진 생명윤리법, 연구윤리제도 등도 지난 10여년간 계속 규제완화 돼 왔다. 그 결과 인보사 같은 가짜 약이 허가 시판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를 더욱 부추길 규제완화 법안을 통과시키려 하는 것은 국민 생명과 안전을 내팽개치고 돈벌이에만 매진하겠다는 선언에 다름 아니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코오롱생명과학과 그 관계자, 식품의약품안전처를 검찰에 고발하고 제대로 된 수사를 촉구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재발방지책도 마련하기를 촉구한다”며 “물론 그런 재발방지책의 전제는 다음이 아닌 이번 사태에 대한 면밀한 철저한 수사, 그리고 명확한 책임 소재 파악 및 일벌백계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