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약 “인보사 허가취소 시작으로 모든 세포치료제 재검증해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케이주’ 품목허가 취소는 시작에 불과하며 모든 세포치료제를 재검증해야 한다는 성명을 29일 발표했다.

건약은 “지난 3월 미국 3상 임상시험 진행 중 인보사 2액이 허가받은 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로 밝혀진 지 두 달이 지나서야 식약처는 품목허가 취소결정을 했다”며 “판단이 보류된 시간 동안 환자들은 종양유발 세포를 몸에 주입했다는 공포와 불안에 떨어야만 했다. 주식시장에서도 취소처분이 미뤄짐에 따라 개인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신호로 비치기도 했다”고 식약처의 늑장 대응을 지적했다.

지난 28일 열린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케이주 허가 취소 브리핑

건약은 이어 “식약처는 28일 기자회견에서 허가 당시 제출받은 자료가 부실했다는 점을 자백했다. 허가 신청 시 코오롱이 제출한 자료에서 신장세포에 오염된 것을 증명하는 일부 자료를 누락했음에도 식약처는 이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자세한 제조과정, 바이러스 감염, 세포선별, 오염여부 검증 등에 대한 표준작업절차서(SOP)나 실험실 매뉴얼도 확인하지 못했다. 이러한 핵심 자료 없이도 식약처는 허술하게 허가를 내주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고 비판하며 식약처 담당자들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와 처분을 요구했다.

식약처가 환자안전 대책에도 결함을 드러냈다고 건약은 주장했다.

건약은 “식약처는 모든 투여환자에 대한 병·의원의 문진 및 유전자 검사를 통한 이상반응을 코오롱생명과학에게 전권을 주고 조사하도록 하였는데 이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것보다 못한 것으로 환자안전의 책임을 사기업에게 떠맡긴 셈이다”며 “장기추적 관찰에서도 투여환자를 ‘약물역학 웹기반 조사시스템’을 통해 단순히 기관과 연계하여 병력, 이상사례 등을 조사하도록 한 점은 수동적인 병력조사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FDA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유전자치료제 시판 후 장기추적관찰은 환자의 장기적인 위험을 확인하고 완화시키기 위해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인보사와 같이 레트로바이러스를 활용한 유전자치료제의 경우 5년 동안 종양뿐만 아니라 신경, 혈액, 면역 장애에 대한 검사를 실시하며, 후속 10년 동안 조사관이 최소 1년에 1회씩 연락하는 등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조사를 권고하고 있다.

인보사는 허가사항과 다른 종양유발세포가 들어간 약임에도 불구하고 식약처가 제시한 장기추적관찰은 FDA 유전자치료제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가 지난 21일 서울중앙지검에 코오롱생명과학과 식품의약품안전처를 고소·고발했다

인보사 사건을 보며 가장 중요한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고 건약은 말했다.

건약은 “인보사를 통해 식약처의 세포·유전자치료제의 허술한 관리가 만천하에 드러났다. 현재 허가된 16개의 세포치료제를 전면 재검증해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줄기세포치료제를 허가했고 그 효과성·안전성에 대한 의구심, 식약처의 허술한 허가 시스템에 대한 문제 제기가 외국에서도 나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임상시험을 다 완료하지 않아도 허가를 내주는 조건부허가의 경우 그만큼의 위험을 환자가 가질 수밖에 없는데도 식약처는 세포치료제에 대한 조건부허가를 남발하는 실정이다.

세계 최초 줄기세포치료제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하티셀그램의 경우 약속했던 증례수를 채우지 못해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질환의 중증도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여드름흉터부위 개선제 큐어스킨도 조건부허가 특혜를 받았다.

현재까지 허가받은 세포치료제 16개 중 4개가 조건부허가다. 4품목당 1품목에 해당한다. 이렇게 허가된 치료제들은 결국 외국에서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국내 생산된 세포치료제 수출액은 30만 달러(2017년 기준)에 불과하다. 인보사에 퍼부은 혈세 82억원과 비교해도 보잘 것 없는 수준이다.

지난 2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12회 의료기기의 날 기념행사에 참석한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문재인 정부는 바이오헬스 산업을 3대 전략적인 신산업으로 선정해 2025년까지 4조원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식약처는 의약품 인허가를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한 규제 완화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건약은 “하지만 인보사 사태에서 보았듯이 식약처는 아직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제대로 된 관리 방안조차도 갖고 있지 못하다”며 “문재인 정부는 조작조차 감별해내지 못하는 현재의 무용지물 시스템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건약은 “공적자금은 퍼부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쏟아부을 예정이라고 그 결과물은 전혀 공익을 위해 사용되고 있지 않다. 이번 인보사 사태에서 보았듯이 오히려 환자들과 소액 주주들의 눈물과 고통으로 남을 뿐이다”며 “식약처와 문재인 정부는 모든 책임을 코오롱에만 전가하고 뒤로 숨을 것이 아니라 잘잘못을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향후 환자들의 안전을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명확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