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등친 이웅열의 ‘넷째 자식’ 인보사 허위 출생신고

먼저 필자는 코오롱티슈진 주주였음을 밝힌다. 과거 제약업계 주변을 맴돌면서 습자지처럼 얇게나마 공부한 지식을 가졌던 터라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의 유망함을 굳게 믿었었다.

지난 2017년 12월부터 인보사 판매중단 발표를 한 올해 4월 1일까지 무려 16개월간 약 600주에서 700주까지 장기보유하던 주주였다. 2017년 11월 6일 코스닥에 상장한 코오롱티슈진과 그간 희로애락을 같이 해온 셈이다. 최소한 2022년 미국 FDA 허가 이후 시판까지는 코오롱티슈진의 주주로서 인보사와 함께하려고 했었다.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가진 유전자치료제로서 식약처 시판 허가를 받은 데다 실적도 뒤따른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미국 임상 3상 통과라는 장밋빛 미래도 꿈꿨다. 국내 제약사의 연구개발능력 또한 전 세계에 견줄 만큼 올라왔다는 판단도 있었기 때문이다.

코오롱생명과학 이웅렬 전 회장은 인보사를 ‘넷째 자식’이라 칭할 만큼 각별한 애정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웅렬 전 회장만큼은 아니지만, 필자에게도 인보사는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게 해줄 ‘복덩이’이자 ‘동아줄’이었다.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이 2017년 충주공장에서 ‘인보사’ 사업보고서를 받은 날짜인 ‘981103’ 숫자를 들어 보이고 있다

그런데 올해 3월 31일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했다. 인보사의 유통·판매를 전면 중단한다는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미국에서 임상시험을 하던 제품에서 신고한 것과 다른 세포 물질이 발견됐기 때문이었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자발적으로 유통·판매를 중단했다고 해명했다.

아니나 다를까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하한가였다. 매도 물량만 330만주가 쌓였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다음 날, 전날보다 17% 빠진 2만600원에 탈출한 것만 해도 천운이었다.

약 두 달여가 흐른 지금 인보사는 결국 시장에서 퇴출됐다. 식약처는 품목허가 취소 근거로 “코오롱생명과학은 허가 당시 허위자료를 제출했고, 허가 전에 추가로 확인된 주요 사실을 숨기고 제출하지 않았으며, 신장세포로 바뀐 경위와 이유에 대해서도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알고 보니 세포 명찰을 잘못 단 것이다’라는 코오롱생명과학의 참신한 발상은 정부 조사 결과 뽀록(?)난 것이다.

식약처는 그 근거로 코오롱생명과학 국내 연구소 현장 조사 결과,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 중 ‘2액이 연골세포임을 증명하는 자료’를 허위로 작성해 제출한 사실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가 2액의 최초세포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신장세포에서만 발견되는 특이 유전자(gag․pol)가 검출됐으며, 이는 코오롱생명과학이 허가 당시 신장세포가 아니라는 증거로 제출한 자료가 허위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지난 2017년 4월 13일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코오롱티슈진의 미국 임상용 제품의 위탁생산업체 검사를 통해 2액이 신장세포임을 확인했다고 지난달 3일 공시한 바 있다.

또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은 이러한 검사결과를 코오롱티슈진으로부터 2017년 7월 13일 이메일로 받은 것으로 보아, 당시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인보사 논란과 관련한 모든 증거와 정황들이 코오롱생명과학 측 주장과는 정반대로 흘러간 셈이다.

지난 28일 열린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케이주 허가 취소 브리핑

이에 식약처는 인보사 품목허가 취소는 물론 코오롱생명과학을 형사고발 한다고 엄포를 놓았다. ‘넷째 자식’의 주민등록 말소와 허위 출생신고한 아버지까지 처벌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웅열 전 회장은 구속수사 해야 한다. 식약처 조사 결과대로라면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2017년 4월 13일 2액이 신장세포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럼에도 코오롱생명과학은 코오롱티슈진을 2017년 11월 6일 코스닥에 상장했다. 2액의 성분에 연골세포인지 신장세포인지 제대로 된 확인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상장했다는 말이다.

당시 코오롱티슈진은 사업보고서 공시를 통해 인보사가 ‘동종유래연골세포’를 이용한 ‘세계 최초의 무릎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진행 중인 미국 임상이 모두 마무리돼 2023년 시판하면 연매출 6800억원을 올릴 것이라고 공시했다.

장밋빛 공시가 주가에 반영된 코오롱티슈진은 한때 시가총액 3조원이 넘는 거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인보사 사태로 시총이 6분의 1로 줄어들었다지만, 만약 상장폐지가 된다면 현재 5000억원에 코오롱티슈진의 주식은 하늘로 증발한다.

그런데도 이웅열 전 회장은 자신이 등기이사로 몸담은 코오롱 계열사 6곳 가운데 5곳에서 지난해 모두 455억7000만원을 받았다. 그중 410억4000만원은 퇴직금이었다. 코오롱생명과학에서도 그는 32억2000만원을 챙기고 유유히 떠났다.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가 지난 21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코오롱생명과학과 식품의약품안전처 압수수색과 엄정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또 하나는 이미 인보사를 투약한 환자들이다. 3700여명에 달하는 투약 환자들은 인보사 한 번을 맞는데 700만원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을 지불했다. 그런데도 이들이 기대하는 통증개선, 연골 재생의 기대보다 혹시 모를 부작용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부작용에 대비하기 위한 식약처의 특별관리 대상은 물론 15년간 추적관찰 대상이 됐다.

이쯤 되면 이웅열 전 회장에게 ‘사기’ 혐의도 적용할 수 있겠다. 고의로 2액 성분을 뒤바꿨든, 당시 기술로 2액의 세포를 제대로 판명할 수 없어 일이 이렇게 벌어졌다는 코오롱생명과학 측의 주장이었든 간에 세포가 바뀐 사실을 알고서도 은폐한 채 소비자와 투자자들을 기만한 사실만은 분명하다.

인보사 관련 연구책임자와 함께 이번 사태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코오롱생명과학 측 관계자들의 형사처벌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물론 첫 대상은 이웅열 전 회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