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피해주주 손배 소송 260억원으로 확대

‘인보사 사태’로 대규모 손실을 본 코오롱티슈진과 코오롱생명과학의 소액주주들이 잇따라 손해배상 청구에 나서고 있다.

2일 증권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코오롱티슈진·생명과학 주주들의 손해배상 청구 금액(예정액 포함)은 현재까지 약 260억원으로 집계된다.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법무법인 한누리는 지난달 31일 코오롱티슈진의 주주 294명이 회사 측과 등기이사 등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93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제일합동법률사무소는 같은 달 28일 코오롱티슈진의 주주 142명을 대리해 65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법무법인 한결도 오는 15일까지 인보사 사태로 피해를 본 주주들을 모집해 7월 중 손해배상 소송을 낼 예정이다.

지금까지 한결에 소송 희망 의사를 밝힌 주주는 300명가량이고 이들의 피해액은 약 1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데, 추가 모집에 따라 참여 주주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주주들의 손해배상 청구는 인보사의 제작사인 코오롱티슈진과 모회사인 코오롱생명과학이 인보사의 주성분이 바뀐 사실을 인지하고도 허위 공시를 했다는 정황이 드러난 데 따른 것이다.

인보사는 당초 사람의 연골세포가 담긴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로 주목받았으나, 주성분 중 하나가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293유래세포)였다는 사실이 지난 3월 말 드러나면서 파문을 일으켰다.

5월 28일 열린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케이주 허가 취소 브리핑

그 뒤 양사의 주가는 폭락했다.

본격적으로 문제가 불거지기 직전인 3월 말 3만4450원이던 코오롱티슈진의 주가는 이날 현재 8010원으로 76.75%나 하락했고 시가총액은 2조1021억원에서 4896억원으로 1조6125억원 감소했다.

이 가운데 소액주주가 보유한 지분(지난해 말 기준 36.66%) 가치만 대략 7780억원에서 1809억원으로 6000억원 가까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코오롱생명과학도 주가가 7만5200원에서 2만1800원으로 71.01% 떨어지고 시가총액은 8582억원에서 2488억원으로 6094억원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소액주주가 보유한 지분(3월 말 기준 59.23%)의 가치는 약 5084억원에서 1474억원으로 3600억원가량 감소했다.

주주들의 소송 참여가 늘어나는 것은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자본시장법(제125조)은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 중 중요 허위 기재 또는 미기재가 있어 증권 취득자가 손해를 본 경우 그 손해에 대해 증권신고서 신고인 등의 배상 책임을 규정하고 있다.

법무법인 한누리의 송성현 변호사는 “자본시장법은 기본적으로 투자자에게 유리하게 돼 있어 민법과는 달리 가해자가 고의성이 없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며 “인보사의 성분이 거짓으로 드러난 이상 회사 측이 낸 홍보성 공시나 발표도 거짓이거나 (투자 판단상) 중요사항을 은폐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단언했다.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이 2017년 충주공장에서 ‘인보사’ 사업보고서를 받은 날짜인 ‘981103’ 숫자를 들어 보이고 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코오롱티슈진의 상장 당시 대표 주관사였던 NH투자증권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법무법인 한결의 김광중 변호사는 “증권사를 상대로 한 소송도 가능함을 염두에 두고 그쪽(NH투자증권)도 피고가 될 수 있다는 걸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대표 주관사는 개인 투자자들한테 (투자 기회가) 갔을 때의 위험성 등도 검토해야 한다”며 “코오롱티슈진은 사실상 인보사가 전부인 회사인데 결론적으로 면밀한 검토를 하지 못했던 만큼 대표 주관사를 피고로 삼는 것도 법리상으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표 주관사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는 상장 공모 당시에 주식을 취득한 주주만 해당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