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개혁 6가지 선언’ 의협, 대정부 투쟁 선포···최대집 회장 단식 돌입

대한의사협회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의쟁투)가 지난 2일 10시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의쟁투 행동선포와 계획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의사가 최선의 진료를 다하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그 모든 것들에 맞서 싸우겠다는 의쟁투 결의에 최대집 의협회장도 단식에 돌입한다고 선포했다.

최대집 의협회장이 서울 용산국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단식투쟁에 돌입했다

이날 의쟁투는 의료개혁을 위한 선결적 과제 여섯 가지를 정부에 요구했다.

첫째, 문재인케어(급진적 보장성 강화 정책, 비급여의 대폭 급여화)의 전면적 정책변경

문재인케어는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라는 목표에도 불구하고 포퓰리즘적으로 정책이 추진됨으로써 국민이 최선의 진료를 받을 기회를 제한하고, 의료의 질을 저하시키며, 건강보험재정의 위기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필수의료가 아님에도 무분별하게 급여화가 진행되는 통에 지금 의료현장에서 어떤 광경이 펼쳐지고 있습니까.

정부에선 상급병원 쏠림현상이 특별히 없다고 말하나, 과연 그렇습니까. 경증 중증 가릴 것 없이 너도나도 대형병원진료와 검사에 줄을 서고 있습니다. 수개월을 기다려야 진료가 가능한 곳이 부지기수입니다. 상급종합병원이 제 역할을 못해, 정작 적시에 치료가 필요한 중환자는 제대로 진료도 못 받고 사경을 헤메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부작용이 도처에서 증명되고 있습니다.

비싼 것을 싸게, 또는 공짜로 해준다며 국민을 유인해 의료체계를 망가뜨리고 있는 것이 바로 문재인케어 포퓰리즘인 것입니다. 세상에 과연 싸고 좋은 것이 있을까요? 정부는 지금 국민들에게 싸고 좋은 것이 있다고 속이고 있습니다. 당장은 공짜 같아도 결국 세금 폭탄, 건보료 폭탄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정권이 정치적 이득을 위해 정작 반드시 필요한 필수의료에 대한 보장성 강화는 외면한 채 대중 인기영합주의로 추진된 문재인케어, 이제 전면 중단하고 근본적 정책변경을 해야 합니다. 포퓰리즘이 아닌, 의료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필수의료 중심으로 보장성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국민여러분은 내가 몸이 아파 진료를 받으러 가면, 의사가 나를 위한 최선의 진료를 할 것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진찰을 통해 환자분에게 꼭 필요한 의약품이라도 보험기준에 의해 2차 약으로 되어 있으면, 처음부터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치료를 위해 의학적으로 처음부터 사용해야 하는 약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선 건강보험재정 절감이라는 이유로 사용을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환자분이 몸이 여기저기 아파도 외래 물리치료는 하루에 한 부위만 받아야 하고, 의학적 필요가 있어도 매일 치료할 수 없는 대한민국 의료의 민낯 앞에서 의학적으로 최선을 다해 환자를 치료하도록 교육받은 의사로서 크나큰 자괴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절박한 심경으로 국민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 국민건강을 위해 한정된 보험재정으로 상급병실료를 급여화 하는 것이 우선인지, 아니면 폐렴에 정해진 약만 쓰게 하고 치료횟수를 제한하는 현실을 바꾸는 게 우선인지 여쭙니다. 이제라도 정부는 의료 포퓰리즘인 문재인케어의 정책 방향을 바꾸어야 합니다. 의료 포퓰리즘은 국민건강을 위한 의료개혁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입니다.

둘째, 진료 수가 정상화

세계 최고라는 대한민국 의료, 그러나 국민여러분, 일명 3분 진료, 붕어빵 진료에 만족하십니까. 너무 낮게 책정돼 있는 진찰료는 환자에게 최선의 진료를 제공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고 각종 진료 왜곡 현상을 낳고 있습니다. 적은 비용으로 의료기관을 유지하려면 최대한 많은 환자를 진료해야 하기에 소위 3분진료, 붕어빵진료가 불가피해지는 것입니다. 이러한 박리다매식 진료를 그 어떤 의사도 환자도 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간 의사협회가 수가정상화를 말하면 돈잘버는 의사가 얼마나 돈을 더 벌려고 그러느냐는 질타를 받아 왔습니다. 그러나 수가 정상화는 의사의 수입을 늘리기 위함이 아닙니다. 대한민국 의료가 진정 국민을 위한 최선의 치료가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수가 정상화를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우선 수가 정상화의 진입단계로 진찰료 30% 인상이 필요하다고 봅니다.특히 외과계 수술수가를 정상화하는 일은 응급 과제입니다. 현재와 같은 외과계 수술 수가로는 향후 5년을 전후해서 우리나라 수술 시스템의 붕괴를 가져올 것입니다. 수술 시스템의 붕괴는 바로 수술로 살아날 수 있는 무수한 환자들의 죽음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는 수가 정상화 진입 단계와 외과계 수술수가를 빠르게 정상화하면서 수가 정상화 종합 계획을 의료계와 함께 수립하고 실천해 가야 합니다.

의사들이 환자에게 최선의 진료, 즉 충분한 시간을 할애해 환자 한분 한분에게 최적의 맞춤 진료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은 국민건강을 위한 의료개혁의 절반에 해당할 만큼 중요한 국가적 과제입니다.

대한의사협회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가 지난 2일 10시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의쟁투 행동선포와 계획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셋째, 한의사의 의과영역 침탈행위 근절

밥그릇 싸움이 아닙니다. 의사가 한방을 반대하는 이유는 오로지 국민 건강의 악화를 막기 위해서입니다. 현대의학의 치료를 적시에 안 받고, 한방 치료를 받다가 오히려 더 증세가 나빠져서 의과 의료기관을 찾아오는 환자들을 볼 때마다 느끼는 안타까움 때문입니다. 그로 인해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이며 환자를 회복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의사들의 충심을 우리 국민께서 헤아려주시길 바랍니다.

한방 대부분의 행위나 약제들은 대부분 의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것들입니다. 세포의 개념도 없던 때에 통용되던 고대의학이 현대에도 주류의학으로 군림하고 있는 대한민국 의료 현실에 의사들은 착잡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동의보감에 나와 있다는 이유만으로 임상시험을 면제받은 한방의 황당한 처방들을 보노라면, 국민 건강을 생각하는 의사들 입장에서 모골이 송연해 집니다.

이런 와중에 한의사들이 면허범위 이외의 의료행위를 하겠다는 초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약 투약 전과 후의 안전성 유효성을 확보하기 위한다는 그럴싸한 이유를 들어 혈액검사를 실시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의학에 대한 몰이해에서 나온 무모한 주장으로 현행 법규를 무시하고 무면허 의료행위를 하겠다는 것입니다.

유권해석을 통해 보건복지부가 한정했듯이 한의사는 ‘한의학적 혈액검사’를 통해 ‘어혈’과 ‘점도’를 확인하는 부분에만 한정해야 할 것이며, 의학적 혈액검사를 학문적 관점과 임상적 경험이 전혀 다른 한의사가 해석한다면 그것은 엉터리 무면허의료행위로서 국민들의 건강에 막대한 위해를 가하게 될 것입니다.

넷째, 의료전달체계 확립

명목상의 의료전달체계가 아닌, 실질적인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해야 합니다. 지금처럼 소수 상급종합병원으로의 환자 쏠림 현상을 방치한다면 국민은 질병의 중증도에 따라 적시에 최선의 진료를 받을 기회를 박탈당하게 될 것입니다. 문재인케어 포퓰리즘에서 말씀드렸듯이, 경증은 동네의원에서, 중증은 상급의료기관에서 맡아야 그 환자에게 최적의 최선의 진료가 제공될 수 있습니다.

대형병원으로의 쏠림현상을 지금과 같이 방치한다면 상급종합병원만 남고, 접근성이 용이한 소규모 병의원들은 경영난으로 줄줄이 폐업할 것입니다. 이에 따라 경증 진료조차 수개월에서 수년을 대기해야 하는 일이 벌어질 것입니다. 치료의 적기를 놓치는 일이 다반사가 되어 국민 건강이 위태로워지는 상황이 도래될 것입니다. 의료전달체계의 확립이야말로 국민이 최선의 진료를 제공받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핵심 장치 중 하나입니다. 의료개혁의 핵심 과제입니다.

지난 2일 10시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의쟁투 행동선포와 계획발표 기자회견 후 시위 중인 최대집 의협회장

다섯째,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 발생 시, 국민에게는 빠른 의료사고 배상과 의료인에게는 불합리한 형사적 책임 면책하는 의료분쟁특례법 제정

비체계적이고 산재된 의료사고 배상 제도를 체계적이고 효율적 시스템으로 변모시켜야 합니다. 선의의 의료행위에도 불구하고 좋지 못한 결과가 초래될 수밖에 없는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에 대해서는 형사적 면책을 통해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구축해야 합니다.

생명을 구하기 위해 모든 지식과 기술과 자원을 동원한 의사가, 결과가 나빴다는 이유로 형사상 책임을 져야 하는 의료현실이라면, 그 어떤 의사가 최선을 다해 진료할 수 있겠습니까. 의료사고와 분쟁을 피하기 위해 방어진료를 하게 될 것이고, 의사들의 위축은 결국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악영향으로 돌아가게 될 뿐입니다. 이 역시 환자와 의료인을 위한 의료개혁의 중요한 과제입니다.

여섯째, 의료에 대한 국가재정 투입 정상화

생명은 그 무엇보다 소중하며, 정부는 기본적인 국민 건강을 지킬 의무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국민건강을 위해 의료에 투입해야 하는 보험료 예상 수입의 20%인 국고지원금을 제대로 지급 안하고 있습니다.

현 정부의 국고지원금은 보험료 수입 대비 13.6% 수준(2019년 기준)으로, 과거 정부에 비해 오히려 하락하였습니다. 올해 미지급된 국고 지원금은 2조1000억원으로, 문재인 정부 들어서 미지급된 국고 지원금은 3년간 총 6조7000억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국고지원금 규모를 현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합니다. 국민건강보험법에 근거하여 그간 미지급된 건강보험에 대한 국고지원금 24조5000억원을 즉각 투입하여 의료개혁의 단초를 제공해 국민건강을 지켜야 합니다.

의쟁투는 “국민건강을 위한 의료개혁이라는 시대적 사명을 그간 정부는 외면해 왔습니다. 미룰 수 없는 이 사회적 과업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먼저 대한민국 의사들이 범의료계적으로 행동에 나서서 큰 변화의 계기를 만들고, 국민이 이에 동참하고 정부와 국회에서 제도 개혁을 위한 입법적, 행정적 정비를 함으로써 완수될 것입니다”라며 “사회적 대변화의 계기를 만들기 위해 의쟁투는 최고 수준의 행동을 선포합니다. 의쟁투는 의료개혁을 위한 행동과 투쟁을 극한적으로, 극단적으로 밀어 올리는 데에 주저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대정부 투쟁을 선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