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인보사 급여화’ 연구용역 맡은 이의경 식약처장 사퇴해야”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성균관대 교수 재직 당시 코오롱생명과학으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아 ‘인보사케이주’의 건강보험 급여화를 연구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예상된다.

12일 오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지난해 10월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약제평가신청서를 거론하며, 이 처장이 과거 성균관대 교수 재직 시 인보사 급여 여부에 대한 ‘경제성 평가 연구’를 이 처장이 맡아 진행한 것을 지적했다. 이 처장도 “연구는 제가 수행했다. 성균관대 산학협력단에서는 4000만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6월 5일 오전 양천구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 투여 환자 안전관리대책 발표에 앞서 이번 사태에 대해 고개숙여 사과했다

윤 의원은 “인보사를 위해 연구를 수행한 사람이 과연 인보사 사태 책임을 제대로 질 수 있겠느냐”고 질책하자 이 처장은 “경제성 연구는 보험급여 여부를 평가하기 위한 다음 단계의 연구이기 때문에 관련성이 없다”고 부인했다.

다시 윤 의원은 “코오롱으로부터 돈을 받아 수행한 연구가 문제없다고 보는가. 책임을 느낀다면 진실을 밝히고 사과하라. 인보사는 이 처장도 연관됐다. 감사원의 감사가 필요하다. 부당한 개입이 하나라도 있었다면, 사퇴할 의향이 있느냐”고 되물었다.

이 처장은 “경제성 평가 연구에 대해 국민들 앞에 떳떳하다. 이 연구는 인보사 사건과는 전혀 무관하다. 문제가 생길 시 사퇴 의사도 있다. 해당 연구는 심평원 가이드라인에 의한 연구로, 기업의 사사로운 이해관계가 개입될 여지가 없다”고 부인했다.

이날 인보사 사태 해결과 의약품 안전성 확보를 위한 시민대책위원회는 논평을 통해 “이의경 처장이 성균관대 교수 재직 당시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경제성평가 연구용역’을 수행했다는 시민사회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인보사 건강보험 등재 연구용역을 수행한 이 처장은 인보사 사태 해결 책임자가 될 수 없다”고 성토했다.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가 5월 21일 서울중앙지검에 코오롱생명과학과 식품의약품안전처를 고소·고발했다

인보사 시민대책위원회는 “제약회사가 제출하는 의약품 경제성평가 연구는 건강보험 급여 등재 신청 시 해당 의약품이 기존 치료제에 비해 임상적, 경제적 가치가 우수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제출하는 자료다”며 “다시 말하면 이 처장은 인보사가 국민건강보험으로 보장해줄 만큼 비용 대비 효과(비용효과성)가 높은 치료제라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 코오롱의 지원금을 받고 코오롱 측에 서서 연구를 수행했다”고 ‘인보사 경제성평가 연구용역’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인보사 시민대책위원회는 “이 처장이 인보사 사태가 벌어진 직후 지금까지도 국민에게 이러한 중요한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는 점에 그 자질과 도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그야말로 이해당사자 중 하나인 이 처장이 인보사 대응을 여태껏 지휘해 왔다는 것 자체가 황당한 일이다”며 “우리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업무 수행을 기대하기 어려운 명백한 이해상충에 해당하므로 이 처장은 인보사 사태 진실 구명의 지휘자가 아니라 수사 대상의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스스로 식약처장 자리에서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이 처장의 거취를 지적했다.

인보사 시민대책위원회는 “지난해 9월로 거슬러 가면 코오롱생명과학은 이의경 처장의 연구자료를 근거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급여 등재를 신청했으나, 매우 이례적으로 3개월만인 12월에 자진 철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그 이유는 심평원 요청에 따라 슬관절학회 전문가들이 논의한 결과 비용효과성이 부족하다는 논의 결과 때문으로 알려졌다. ‘700만원이 넘는 고가 약이지만 현재까지의 임상결과로 4만~5만원인 기존 약에 비해 우수한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고 인보사 효능효과를 문제 삼았다.

이어 인보사 시민대책위원회는 “그런데 이 처장은 오히려 비용효과성이 우수한 약제라고 연구결과를 내고 이를 건강보험 등재 신청 해달라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수행한 것이다. 관련 학회 전문가들의 의견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이 처장의 연구 결과는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며 “어떻게든 무리하게 코오롱의 인보사 판매를 위해 국민건강보험 등재까지 요구하는 연구 결과를 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5월 28일 열린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케이주 허가 취소 브리핑

인보사 시민대책위원회는 “이렇게 코오롱 친화적이고 밀접한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식약처장이라는 사실을 상기하면, 현재까지 식약처의 이해할 수 없는 대응이 설명 가능하다”며 “3월 22일에 처음 인보사 사태를 보고 받고도 29일까지 판매 중지를 늦춘 점, 세포가 뒤바뀐 사실을 코오롱이 인정하고도 무려 두 달간 허가취소를 하지 않은 점, 환자 사후관리를 가해자인 코오롱에게 직접 맡긴 점, 끊임없는 의혹에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규명하지 못한 점 등 모두 이해할 수 없는 무능이거나 친기업적 태도쯤으로 여겨졌지만, 더 분명히 코오롱 측의 입장을 고려한 판단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그동안 이 처장의 행보를 의심했다.

취임 당시부터 이 처장은 ‘JW중외제약’과 ‘유유제약’ 사외이사 경력으로 구설수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제약회사로부터 최근 3년 동안 43건의 35억원에 이르는 연구용역 수행이 알려지면서 제약회사를 견제하고 규제해 국민 건강을 지킬 인물로는 절대 부적합하다는 시민사회의 문제 제기가 있었다.

인보사 사태는 처음부터 식약처 관리·감독 부실의 결과였다. 식약처는 임상시험, 시판허가, 환자 처방까지 10여년간 의약품 안전성과 효과성에 대한 교차확인이나 제3자 확인을 하지 않았다.

또한 2017년 4월 식약처 자문기구인 중앙약심위원회에서 인보사가 효과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자 2017년 6월 심의위원을 임의로 추가하고 유전자치료제 허가 기준을 사실상 어기며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결정을 번복하고 인보사를 시판 허가했다.

품목허가 취소된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

인보사 시민대책위원회는 “현직 식약처장의 이해상충까지 드러난 이상 국민은 더는 이의경 식약처를 신뢰할 수 없다. 인보사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는 국민과 환자다. 복지부와 검찰, 국회가 나서서 인보사 사태로 피해 입은 환자들과 국민 편에 서서 제대로 된 조사를 수행해야 한다”며 “이 처장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자리에서 즉시 물어나야 한다. 또한 관련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스스로 진상 규명에 협조해야 한다. 인보사 시민대책위원회는 식약처장 사퇴 및 제대로 된 인보사 사태 해결과 피해자의 권리를 위해 지속적인 활동을 해나갈 것이다”고 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