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국경없는의사회 구호활동가 송경아

이름: 송경아
포지션: 간호사
파견 국가: 남수단, 시에라리온, 카메룬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국경없는의사회 구호활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송경아입니다. 저는 간호사라, 주로 가게 되면 Nursing Activity Manager로 일을 하게 되고요. 현지 간호사들을 교육하고 퀄리티 있는 의료를 제공하고자 노력하는 포지션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 송경아 활동가 ⓒ국경없는의사회

- 구호 활동이 나에게 가지는 의미는?

지금은 (국경없는의사회 활동가가) 직업처럼 되었잖아요? 봉사라기보다는 지금은 직업처럼 되었는데, 제 자신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아직도 더 공부해야 할 부분들이 많고, 내가 좀 더 구호 활동이라는 분야에 도움이 되려면 더 많은 것을 알고 배워야겠다. 약간의 자극이 되는, 그러면서 제 삶의 일부가 된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듭니다.

- 구호 현장의 모습은 어떤가요?

일단은 한국과 달리 의료 시설에 대한 접근이 부족해요. 그래서 사람들이 며칠씩 걸어서 오는 경우가 있고, 한국이랑 비교하면 병원 시설이 많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죠. 일단 엑스레이 시설조차 없으니까요. 그럼에도 국경없는의사회는 최소한의 것으로 치료를 하려고 하죠.

- 구호 현장에서 주로 어떤 일을 하나요?

저는 주로 아프리카를 많이 갑니다. 특히, 사하라 이남 지역에는 말라리아가 제일 많은데요. 건기와 우기를 나눌 수 있기는 한데, 우기가 되면 말라리아 환자들이 거의 80~90%에 이를 정도로 많이 몰려옵니다. 그때가 되면 저도 앉아있을 시간이 없어요. 환자들의 상태가 괜찮은지 계속 체크하고, 환자 보는 업무도 있습니다. 다른 쪽으로는 교육하는 업무도 있습니다. 현지 직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교육도 많이 합니다. 그 외에는 행정업무들이 있습니다.

환자를 진료하는 국경없는의사회 송경아 활동가 ⓒ국경없는의사회

- 구호 현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물품은 무엇 인가요?

아무래도 병원에서 생활하다 보니까 병원에서 쓰는 물품들을 제일 많이 사용해요. 주사기나 말라리아를 진단하기 위한 말라리아 속성 검사 키트도 많이 사용합니다. 그리고 약품들도 많이 사용하죠.

- 말라리아는 어떤 질병인가요?

말라리아는 한국에서는 거의 사라진 병이긴 한데요. 사하라 이남 지역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감염된 모기한테 물리면 원충들로 인해 사람이 감염됩니다. 가장 흔한 증상은 고열, 머리가 아프고, 근육통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증상을 호소하면서 환자들이 많이 오죠.

- 말라리아는 얼마나 심각한가요?

일단, 아동들은 취약하죠. 특히 합병증에 취약하기 때문에 어른들보다 더 심각한 상태로 도착하는 경우가 많아요. 말라리아는 사람 혈액의 혈색소 수치를 파괴합니다. (자세히 말하자면) 적혈구를 용혈시켜서 혈색소가 낮아지게 됩니다. 한국에서 전혀 보지 못한 혈색소 수치를 가지고 (병원으로) 오는 경우가 많아요. 더 심하면 뇌성 말라리아인데, 무의식 상태로 오는 경우도 있죠.

- 말라리아는 어떻게 진단하나요?

국경없는의사회의 프로젝트마다 조금 다르긴 해요. 우기 철이고 말라리아가 많은 지역일 경우 처음 병원을 방문할 때부터 키트를 통해 진단합니다. 말라리아 진단 키트는 피 한 방울로 진단할 수 있는데요. 피 한 방울과 진단 시약을 몇 방울 떨어트리면, 3~4분 만에도 양성 확인을 할 수 있습니다. 최종 확정 결과는 15분 만에 나오게 됩니다.

환자를 진료하는 국경없는의사회 송경아 활동가 ⓒ국경없는의사회

- 말라리아 치료가 지연되면 환자는 어떻게 되나요?

말라리아는 초반에 치료를 잘 받으면, 3일 정도만 말라리아 치료 약을 먹으면 다 낫는데요. 하지만 이 시기를 놓치고 악화되는 경우 주사약이 필요해요. 환자의 상태가 더 심하면 주사 치료도 잘되지 않아 사망하게 되는 경우도 많아요.

- 말라리아 치료 시에 가장 큰 애로사항은 무엇인가요?

첫 번째 미션(구호 현장 파견)에서는 환자들이 갑자기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서 미처 병상을 준비하지 못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환자 60명 정도는 복도에 돗자리를 깔아놓고 입원시키기도 했는데요. 그 후 급하게 텐트를 4~5개 더 지어 환자를 수용했죠.

- 영양실조로 오는 환자들의 상태는 어떤가요?

영양실조로 오는 아이들은 2가지 상태로 나눌 수 있는데요. 부종이 생겨서 오는 경우와 매우 말라서 피하지방층과 근육이 소모되어 앙상한 채로 오는 경우입니다. 보통 영양 상태가 안 좋다 보니까 면역력이 매우 취약해서 폐렴, 설사 증상 등의 감염이 생길 위험이 매우 큽니다.

- 영양실조는 어떻게 진단하나요?

부종이 있는지 없는지 살펴보는 검사를 매뉴얼로 하게 되고, 부종이 없는 아이들의 경우 뮤악(MUAC) 이라는 밴드를 팔에 둘러서 재는데요. 초록색 영역은 정상, 빨간색 영역은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뮤악(MUAC) 밴드로 영양실조를 진단하는 모습 ⓒ국경없는의사회

- 영양실조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영양실조 치료식(플럼피넛 혹은 RUTF)을 통해 치료하게 됩니다. 이것을 먹으면 살이 올라오고, 몸무게가 늘어나게 됩니다. 환자마다 다르지만 2주에서 한 달 정도 걸립니다.

- 간호사로서 가장 보람찬 순간은 언제인가요?

아무래도 병원에서 일하는 의료진이다 보니 힘들 때도 많지만, 환자들이 회복되어 밝게 웃으며 퇴원하는 모습을 보면 제일 보람된 것 같아요.

국경없는의사회 송경아 활동가 ⓒ국경없는의사회
국경없는의사회 송경아 활동가 ⓒ국경없는의사회

- 국경없는의사회에게 후원금은 얼마나 중요한가요?

95%의 민간후원금으로 운영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국경없는의사회의 원칙을 지키는 데에 있어서, 특히, 중립성,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NGO 단체의 경우 국가에서 주는 보조금이나 국제기구에서 주는 보조금을 많이 받고 활동하는데요. 그러다 보면 아무래도 독립성을 활동을 이어나가기에는 조금 제약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러 가지 이익을 떠나서 가장 필요한 곳에 갈 수 있게끔 해주는 것이 바로 후원자들의 도움이 아닌가 싶습니다.

- 국경없는의사회 후원자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한마디.

많은 후원자님 덕분에 국경없는의사회가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키면서 전 세계 70여 개국에서 활동할 수 있고,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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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한 기자

전 대학병원 연구원. 'MBN 세상의눈', '용감한 기자들', 'EBS 다큐프라임' 출연. 내부고발·공익제보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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