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의 리도카인 처방·조제 4대 쟁점

대한마취통증의학회와 한의사의 리도카인 등 전문의약품 처방·조제 행위에 대한 4대 쟁점을 인터뷰 형식으로 정리했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마취통의학회가 20일 오후 2시 ‘한의사 의과 전문의약품 불법사용 선언과 관련해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 대한한의사협회가 주장하는 한의사의 리도카인 사용은 합법적이고 안전한가?

리도카인은 단순히 통증 경감을 시키는 일반 진통제가 아닌 국소마취제로 신경흥분을 차단하는 전문의약품입니다. 리도카인은 통증에 관련한 신경뿐만 아니라 뇌신경계, 심장전도계를 차단해 경련, 부정맥, 심정지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문신을 위해 국소마취제를 도포한 경우에도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을 정도로 주의가 필요한 약물입니다.

리도카인이 가진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검사, 수술, 교감신경차단 등의 통증치료, 부정맥 치료와 같은 반드시 필요할 때만 사용합니다. 실제로 지금도 리도카인 투여로 인한 사망, 뇌손상, 심정지 등의 사고로 투여량의 적절성, 투여 부위와 방법의 적절성, 부작용에 대한 적절한 대처 여부 등에 대해 형사, 민사 분쟁 등이 진행 중에 있는 부작용과 관련된 위험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리도카인을 투여 후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진정제, 신경근차단제 등의 투여 및 기도유지, 기관내삽관 등과 같은 신속한 전문의약품의 투여와 의료기술이 필요하며,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할 경우 대부분 뇌손상,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이 사안의 발단이 된 사건에서도 불과 1cc의 리도카인을 경부에 주사한 것만으로도, 환자는 사망에 이르게 됐습니다.

– 리도카인 마취는 의사만의 고유한 의료행위인가?

대한한의사협회에서는 리도카인을 사용하려는 이유가 한방치료의 통증경감이라는 이유를 꼽지만 실제로는 교감신경차단이나 통증유발점 차단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는 의심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리도카인을 저농도로 주사할 경우 교감신경이나 통증유발점이 차단되는 효과가 있으며, 혈액순환이 개선돼 통증의 악순환을 차단하고 장기적인 통증개선 효과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 때문에 모든 진료과에서 기본적인 통증치료를 위해 리도카인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방치료 중 리도카인을 사용하는 경우 그 효과가 한방치료가 아닌 리도카인으로부터 발생한다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리도카인을 사용하려는 이유가 한방치료 중 통증경감이라면, 굳이 한의학계에서는 리도카인을 사용할 이유가 없습니다. 한의학계에서는 이미 섬수(두꺼비독)라는 약을 이용해 국소마취를 하는 방법들을 시도해 왔습니다(J Korean Med Ophthralmol Otoraryngol Dermatol 2017;30:165-169).

이 약물의 안전성 여부도 불분명하지만, 이를 떠나 한의학적인 약침 치료로 국소마취와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고 한의학계에서는 주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의학의 전문의약품인 리도카인’을 사용하겠다는 것은 모순이며, 한의학적 치료의 한계로 인해 무리하게 의사만 사용할 수 있는 국소마취제 사용을 주장하고 있다고 판단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리도카인

– 한의사의 전문의약품 사용이 위법행위인 이유는?

한의사와 의사의 업무는 명백히 구분되며 리도카인 주사, 도포 자체는 국소마취라는 일반의료행위(한방치료 이외의 의료행위)로 한방과는 아무 연관이 없는 의사의 고유한 의료행위입니다. 또한, 리도카인 같은 전문의약품에 약침액 등을 혼합하는 경우 역시 위법행위이며, 그 위험성, 안전성에 대해 검증된 바가 전혀 없습니다.

실제 전문의약품을 한약에 넣어 제조하는 경우도 약사법 위반입니다. 지난 2018년 10월 8일 국정감사에서 보건복지부는 한의원에서 한약 및 한약제제를 제외한 의과 전문의약품을 판매하거나, 의과 전문의약품을 처방하는 행위는 약사법(제44조 1항 또는 제23조 3항) 위반이라고 판단했으며, 보건복지부장관 및 식품의약품안전처장도 재발방지와 이에 대한 현황파악과 제도 개선을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법원에서도 한의사가 전문의약품을 처방하면 약사법 위반이라는 판단을 했으며, 그뿐만 아니라 전문의약품을 한약에 넣어 제조하는 경우 역시 약사법을 위반하는 것입니다. 이미 한의사의 리도카인 사용과 관련해, 봉침치료 시 통증 경감을 목적으로 리도카인을 혼합해 주사한 경우 면허 외 의료행위로 벌금형을 받은 바 있습니다. 실제 이 사건의 원인이 되는 2017년 3월 경기도 오산의 한의원에서 환자에게 리도카인을 투여해 사망하게 한 한의사는 무면허의료행위로 기소돼 법원에서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받았습니다.

– 대한한의사협회는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와 협진해 전신마취를 하겠다고 주장한다.

대한마취통증의학회에서는 “한의의료행위를 위해 수면마취와,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와 협진해 전신마취를 하는 것도 한의사 면허범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대한한의사협회의 주장에 대해 한의사와 협진해 전신마취를 시행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현대 사회에 있어서 마취의 발달은 수술 후 합병증의 감소와 사망률을 감소 시켜 인류의 생명을 연장하는데 큰 역할을 한 과학적인 쾌거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취는 잠시 한숨 푹 자거나 아프지 않기만 하면 되는 가벼운 의료행위가 아닙니다. 전신마취는 수술 중 의식, 감각, 운동, 자극에 대한 반사를 차단하게 되며, 환자는 호흡, 심혈관계 및 전신의 반응이 차단돼 적절한 감시와 처치가 동반되지 않으면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됩니다.

‘마취’라는 의료행위는 현대의학의 생리학적 최신 지식을 이용한 첨단 의료기기와 전문의약품을 이용해 수술 중 환자의 의식과 고통을 없애고, 이로 인해 생명에 위협이 있을 수 있는 환자를 지속해서 감시하고 생명을 유지하는 과학적이고 고난도, 고위험의 의료 행위입니다.

하지만 대한한의사협회는 ‘한의치료 시 환자 통증 감소를 위해 대학교육 및 보수교육을 통해 마취에 대한 지식을 습득했고 이미 임상에서도 오랫동안 광범위하게 사용 해왔기 때문에 마취를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한의학적 치료 시 환자 통증 감소를 위해 교육을 받았으므로 마취에 대한 지식을 습득했고 마취를 할 수 있다’는 주장은 환자의 안전을 무시하고 직역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억지 주장에 불과합니다.

고난도·고위험의 의료 행위 ‘마취’

마취는 고난도, 고위험의 의료 행위이며, 실제 의료계 내부에서도 수면마취로 사망자가 빈발해 큰 우려와 논의 끝에 의사협회 내부적으로 규제와 시행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관리·감독을 스스로 매우 강화하고 있으며 법적 처벌 수위가 점점 상향되고 있습니다.

한의사의 진료는 한방원리 안에서 시행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모든 의료인은 자기 능력의 한계 안에서 진료하는 게 기본적인 의료윤리이며 전문직업성에 합당한 태도입니다. 사회가 의료인에게 부여한 전문직업에 대한 권리에는 환자 안전의 의무가 필수적으로 동반됩니다. 부작용을 스스로 해결하거나 처치할 능력이 안 되는 의료행위는 환자의 안전을 고려해 시행하지 않는 게 의무입니다. 그런 기본 의무를 지키지 않는 전문가는 의료인으로서 사회가 부여한 권리가 제한돼야 마땅하며, 모든 의료인은 법률로서 허가된 범위 이외의 의료 행위는 마땅히 시행하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