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저격병에 다리 총상 입은 팔레스타인 청년이 수천명에 달합니다”

이름: 김용민
포지션: 정형외과 전문의
파견 국가: 팔레스타인·에티오피아
파견 기간: 2018년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저는 정형외과의사 김용민입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에티오피아에서 활동 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 김용민 활동가 ⓒ국경없는의사회

– 국경없는의사회 활동가가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나요?

저에게 있어서 제일 컸던 계기는 2010년 아이티 지진이 났을 때, 어떤 남성 환자가 “한국에 제발 가지 말라고 남아있으라” 하는 말을 들었을 때입니다. ‘여기서는 내가 의사로서 필요한 사람이었구나, 이 사람들에게 나는 도움이 될 수 있는 존재구나’ 세계 곳곳에 저 정도 되는 의사라도 있으면, ‘없는 것보다는 훨씬 도움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늘 염두에 두고 있다가, 마침 기회가 돼 국경없는의사회 활동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 만약 국경없는의사회 활동가가 되지 않았다면?

저는 정형외과 전문의를 마치고 계속 지방대학병원의 교수로서 의과대학생들과 전공의들의 교육을 오래 해왔습니다. 아마 국경없는의사회 활동가가 아니었다면, 남은 기간 말 많고, 늙은 선생으로서 학생들과 제자들을 계속 괴롭히며 살고 있지 않았을까요?

– 국경없는의사회가 가지고 있는 제일 큰 강점은?

개인 혹은 다른 이익집단에 의해서 휘둘리지 않고 특히 이익, 영리 이런 것과는 전혀 관계없이 순수하게 인도주의적인 원칙을 잘 고수하는 단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구호 현장의 모습은 어떤가요?

저는 팔레스타인에 생전 처음 가보았는데요. 그곳은 휴일의 첫날이 금요일인데, 매주 금요일 낮 기도를 마치고 젊은 무슬림들이 국경으로 달려가서 시위를 시작합니다. 그중에서 제일 극렬하다고 보이는 사람은 이스라엘 저격병들이 총을 쏩니다. 근데 배나 가슴에 맞아 사망하게 되면 저항이 점점 커질 것이기에 아예 계획적으로 다리를 노리고 총을 쏩니다. 그래서 총알이 다리 무릎 아래 혹은 위를 뚫고 지나가서 뼈도 부서지고, 근육과 연부 조직이 다 터진 젊은이들이 몇천 명이 있습니다. 제가 진료했던 사람들은 그중 아주 일부였죠.

수술실에서의 국경없는의사회 김용민 활동가 ⓒ국경없는의사회

– 구호 현장에서 난항을 겪은 적도 있었나요?

크게 두 가지가 생각나는데요. 하나는 영어 소통이었고, 다른 하나는 현지 환경이 우리나라 같지 않은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정형외과 의사로서 ‘이 환자는 이런 환자를 해주면 좋겠다’라고 결정한다고 한들, 그곳에서는 수술이 아주 제약돼 있기 때문에 제 마음대로, 계획대로 할 수 없습니다. 그럴 때는 답답하고, 내 역할이 너무 빈약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 구호 현장에서는 주로 어떤 일을 하나요?

제일 많이 한 것은 피부 이식입니다. 총이 지나간 곳에 피부가 비어있는 상태의 환자를 수술했고, 그 외에도 염증이 생긴 환자들에게 염증 치료 수술도 진행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 김용민 활동가(사진 왼쪽)와 여러 나라에서 온 구호활동가들의 모습 ⓒ국경없는의사회

– 구호 현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물품은 무엇인가요?

주로 창상, 상처에 대한 관리였기 때문에 상처에 바르는 소독약, 거즈, 붕대가 제일 많이 필요했습니다. 수술 중에는 피부 이식을 제일 많이 했으니 피부를 수확하는 기계(더마톰, Dermatome)를 많이 쓰고, 그리고 봉합을 해야 하니까 실, 봉합기를 많이 사용했죠.

– 의사로서 가장 보람찬 순간은 언제인가요?

젊은 환자들이 수술을 마치고 나오면, 감사를 표현할 때가 있어요. 예를 들면, 하이파이브하자고 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래서 저는 이번 활동에 다녀오면서 제일 마지막으로 생각한 것이 내가 의사로서 무엇을 도와주었다기보다는 ‘우리가 힘든 사람들에게 벗이 돼주었구나’였습니다. 이 느낌이 드는 것이 제일 보람이죠.

환자의 상태를 진단하는 국경없는의사회 김용민 활동가(사진 왼쪽 두번째) ⓒ국경없는의사회

– 국경없는의사회에게 후원금은 얼마나 중요한가요?

활동하려면 결국 후원 없이는 안 되는 것이니까 국경없는의사회에게 있어서 후원의 중요성은 절대적이라고 말할 수 있죠.

– 국경없는의사회 후원자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한마디.

내가 후원하는 돈이 어디로 가서 어떻게 쓰일 것인지 걱정스러운 부분이 참 많고, 실제로 좋지 않은 사례들도 많죠. 하지만 국경없는의사회에서는 후원자분들이 후원해 주신 덕으로 저는 실제로 구호 활동을 다녀왔고, 앞으로도 계속 활동을 이어갈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후원하신 돈이 헛되이 쓰일 일은 없다, 분명히 좋은 일에 잘 쓰일 것이라고 안심하셔도 좋을 것 같고요. 할 수 있는 데까지는 더욱더 많은 활동을 하려고 생각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