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모카에 위치한 국경없는의사회가 운영하는 병원이 지난 6일 오후(현지시간) 인근 군용 창고와 건물을 겨냥한 공습으로 부분 파괴됐다.

당시 병원에는 의료진 35명과 환자 30명이 있었으나 사상자는 없으며 모두 신속히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태가 안정적인 환자 대부분은 자력으로 공습 지역을 벗어났으며, 신생아 두 명을 포함한 위급 환자는 국경없는의사회 직원이 모카 내 다른 병원으로 이송했다.

군용 창고와 인근 건물에서 시작된 화염이 번지면서 병원의 약국이 전소됐다 ©국경없는의사회


국경없는의사회 병원은 인근 군용 창고를 겨냥한 공습에 이은 폭발과 화재로 큰 피해를 입었다. 약국은 전소됐고 사무실 건물이 무너졌으며, 발전기 등 부속 건물 피해는 집계 중이다. 폭발의 충격으로 병동 창문 또한 모두 파괴됐다.

공습으로 병원 운영은 당분간 중단됐으며, 의료진 중 일부는 아덴 병원으로 옮겨 활동할 예정이다. 현장에는 불발탄이 폭발할 위험이 있어 지뢰 제거 작업이 끝나면 병원 운영이 재개될 예정이다.

인근 군용 창고에서 넘어온 불발탄이 병원 부지에 퍼져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지난해 병원이 문을 연 이후 모든 분쟁 당사자들과 예멘 당국에 통보했으며 지역의 분쟁 당사자도 병원의 위치와 활동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국경없는의사회 캐롤린 세구인(Caroline Seguin) 예멘 현장책임자는 “환자나 의료진 아무도 다치지 않은 것은 천만다행입니다. 엄청난 사상자가 발생했을 수도 있었습니다”며 “병원 운영이 중단돼 지역민들은 이제 꼭 필요하거나 생명을 살릴 수도 있는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됐습니다”고 전하며, 다시 한번 모든 분쟁 당사자에게 의료시설을 보호하도록 대책을 강구할 책임을 강조했다.

공습으로 파괴된 조립식 건물들. 해당 건물들은 국경없는의사회 병원의 사무실로 쓰이고 있었다 ©국경없는의사회


한편 국경없는의사회는 지난해 8월 분쟁 상황에서 부상으로 고통 받는 환자에게 응급 외과 수술과 복합 제왕절개 등 응급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모카 병원을 설립했다. 이 병원은 35개 병상 규모로 이루어져있으며 이곳에서 무상으로 치료를 제공하는 유일한 병원이다. 올해에만 이 병원에서 1787명의 환자를 치료했으며 201건의 제왕절개를 포함한 2476건의 수술이 이루어졌다.

국경없는의사회는 1986년부터 예멘에서 활동 중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12개의 병원과 아비얀(Abyan), 아덴(Aden), 암란(Amran), 하자(Hajjah), 호데이다(Hodeidah), 이브(Ibb), 라흐지(Lahj), 사다(Saada), 사나(Sanaa), 샤브와(Shabwah), 타이즈(Taiz) 등 11개 지역의 20개 보건의료 시설들을 통해 의료 구호활동을 하고 있다.
김승한 기자

전 대학병원 연구원. 'MBN 세상의눈', '용감한 기자들', 'EBS 다큐프라임' 출연. 내부고발·공익제보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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