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북 의료민영화 규제자유특구 특례 중단하라”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가 지난 5일 ‘대전과 충북 의료기기·의약품 안전규제 파괴하는 의료민영화 규제자유특구 특례 시도 중단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청북도가 규제자유특구법(규제자유특구 및 지역특화발전특구에 관한 규제특례법) 상 규제특례로 의료기기와 의약품 규제완화를 중소벤처기업부에 신청, 오는 12일 국무총리 주재 특구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사진 1.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가 지난해 11월 20일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의료기기 및 의약품 규제완환와 원격의료 추진 등 의료민영화 법제화를 강행하는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에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이 법을 통해 지난 7월 강원도 원격의료 실증특례가 허용된 데 이어 또다시 환자의 건강·생명·안전과 관련된 보건의료 규제완화 추진에 분노한다”며 “환자의 신체에 직접 사용될 의약품·의료기기 안전과 효과 검증은 또다시 ‘4차산업혁명’, ‘혁신’, ‘경제성장’이라는 명목하에 내팽개쳐질 위기에 처해있다”고 규탄했다.

대전시는 체외진단 의료기기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임시허가를 신청했다. 대전에서는 체외진단기기를 신의료기술평가를 받지 않고 2년간 환자에게 사용하도록 하고 ‘후평가’하자는 것이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체외진단기기는 단순 혈압·혈당기만이 아니라 조직세포, 혈액, 소변, 대변, 타액을 이용해 면역화학적 진단, 분자진단, 조직진단 등을 하는 의료기기를 포괄한다”며 “이런 검사결과는 병원에서 진단과 치료에 결정적이므로 매우 정확해야 한다. 부정확한 의료기기는 환자 진단을 놓치게 만들거나 불필요한 추가검사와 치료에 환자를 노출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체외진단기기를 신의료기술평가 없이 환자에게 도입하는 나라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정부는 체외진단기기 기술평가를 유예하는 갖가지 규제완화를 추진해왔는데, 대전시는 이것도 부족하다는 기업의 생떼를 받아들여 더 평가절차를 쉽게 해주겠다는 것”이라며 “대전시민들뿐 아니라 대전시에서 진료를 받을 모든 국민의 안전을 팔아넘기려는 시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충청북도는 자가유래 자연살해세포(NK세포) 면역세포치료제를 임상 1상만으로 통과시켜달라며 임시허가를 신청했다. NK세포치료제는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상용화된 치료제가 없을 정도로 검증되지 않은 기술이다.

그런데 단지 임상 1상만 통과한 치료제를 환자에게 도입하겠다는 시도는 말 그대로 환자를 ‘마루타’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임상 1상은 소수의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기본적인 안전성과 내약성 정도를 검증하는 절차에 불과하다. 실제로 미국에서 임상 1상을 통과한 생물의약품 중 11%만이 최종허가될 정도로, 1상 통과 의약품은 아무것도 담보하지 못한다. 즉, 환자에 대한 안전과 효과 검증은 사실상 시작도 못 한 단계다.

또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중소벤처기업부와 특구위원회는 대전시와 충청북도가 신청한 의료민영화 규제특례를 탈락”시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규제자유특구법이 국회에서 논의될 때, 이 법이 박근혜 적폐일 뿐만 아니라 국민의 생명·안전을 위협한다는 시민사회단체들의 문제 제기를 받자 결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강변했었다”며 “문제 제기가 계속되자 법안의 ‘신기술을 활용하는 사업이 국민의 생명·안전에 위해가 되거나 환경을 현저히 저해하는 경우에는 이를 제한할 수 있다(제4조1항)’는 내용이 안전장치라고 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런데 지금 버젓이 국민에게 오진을 일으킬 체외진단기기를 허가해달라거나 임상 1상만 거친 검증되지 않은 물질을 의약품이라고 허가해달라는 신청을 받은 만큼 정부는 이를 당장 반려시켜야 한다”며 “이런 특례들은 탈락시켜야 하지만 정부가 이미 1차 선정에서 강원도 원격의료 특례를 허가한 만큼 우리 보건의료 시민사회단체·노동조합은 우려하며 지켜보지 않을 수 없다”고 성토했다.

사진 2.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가 지난해 11월 20일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의료기기 및 의약품 규제완환와 원격의료 추진 등 의료민영화 법제화를 강행하는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의료기기·의약품 규제완화는 문재인표 의료민영화의 핵심이라고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진단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이 정부는 ‘혁신의료기기법’을 통과시켜서 AI·로봇·3D프린팅 기기 등 새로운 방식의 의료기기는 ‘혁신’ 의료기기라며 과학적 근거가 부족해도 환자에게 사용되도록 법을 개정했다”며 “체외진단기기 임상시험 승인 절차 완화, 변경 허가 면제 등 허가 절차를 무너뜨리는 체외진단의료기기법도 통과시켰고 신의료기술평가를 유예하는 ‘선진입, 후평가’ 제도를 전면도입하는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제2의 인보사 사태를 유발할 ‘첨단재생의료법’을 통과시켰다. 임상 2상만 통과한 세포치료제·유전자치료제가 더 손쉽게 허가받도록 법을 제정한 것”이라며 “임상 3상은 다수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과 효과를 확증하는 단계인데 이를 건너뛰게 해 기업에 막대한 이익을 주게 한 것”이라고 단언했다.

정부는 의료민영화 추진법이자 국민의 생명·환경·인권 파괴 법인 규제자유특구법 등 규제샌드박스 법안을 폐기해야 한다고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요구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이 법들이 의료민영화 통로가 될 것이라고 이미 예견해 반대해왔다. 그런데도 정부는 의료민영화와 관련 없다며 샌드박스 법안들을 통과시키고는 실제로는 산업융합촉진법, 정보통신융합법을 이용해서 유전자검사 규제완화와 손목형 심전도기기 규제완화 등 의료민영화 정책을 추진했다”며 “이제 지역 단위 대규모 규제완화 법인 규제자유특구법을 이용해서 원격의료, 의약품·의료기기 규제완화까지 밀어붙이려 한다. 이 법들은 비단 의료민영화 추진법일 뿐만 아니라 여러 시민사회단체가 주장했듯 위험 물질을 손쉽게 허가하고, 정보인권을 침해하며, 환경파괴를 일으킬 법안이다”고 말하며 기업을 위해 국민의 삶과 권리를 침해하는 신자유주의의 전형인 이 법안을 즉각 폐기할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는 의료기기·의약품 규제완화뿐만 아니라 전국의 병원을 영리병원으로 만들려는 시도인 ‘보건의료기술진흥법 개정안’, 건강·의료정보까지 상품화해 기업에 팔아넘기려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 실손보험업체에 환자정보를 넘기려는 ‘보험업법 개정안’ 통과시도까지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며 “박근혜 정부 못지않은 의료민영화 종합세트로 이 모든 의료민영화 공격이 좌절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