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신경과학회, ‘지카바이러스’ 감염자 0.85%만 신경계 합병증 유발

첫 지카바이러스 감염자가 국내에서 보고되면서 많은 국민이 지카바이러스(Zika virus)에 대해 그동안의 우려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 아닌지 걱정을 하고 있다. 이 환자는 국내에서 감염된 것이 아니고 유행 국가에 가서 감염되어 귀국하여 발병하게 된 경우이어서 국내에서 감염된 경우와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이미 지난해 전 국민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고 간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발병을 보았을 때 경계를 늦추지 않고 준비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나 필요 이상의 공포감을 갖는 것도 피해야 하기에 이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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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카바이러스는 1947년에 우간다의 지카 숲에서 열병에 걸린 원숭이로부터 바이러스를 처음 발견해 붙여진 이름이다. 처음에는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일부 지역에서만 보고되던 것이 2007년 이후로 태평양을 건너 폴리네시아, 중앙 및 남아메리카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지카바이러스의 감염은 숲모기에 의해 이뤄지는데 특히 암컷 이집트숲모기가 주 매개체이다. 이집트숲모기의 분포가 최근에 전 세계 교역 및 여행의 확대 및 온난화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기에 질병의 확대속도도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2016년 3월 세계보건기구(WHO)의 긴급위원회에서 지카바이러스에 대해 ‘국제 공중보건의 위기상황’이라는 의견을 내어놓았는데 이는 남미를 비롯한 세계 각 지역의 소두증과 길랑-바레'(Guillain-Barre) 증후군의 집단 발생과 지카바이러스가 서로 관련되어 있다는 자료들을 바탕으로 내린 결론이다.

그렇다면 많은 국민은 먼저 “국내에서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발병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할 것이다. 대답은 “가능하다”이며 이미 지카바이러스가 이미 국내에 들어와 있을 가능성도 있다.

이것은 괜히 국민 불안을 조장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정보와 올바른 이해를 통해 올바른 효과적인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감염 매개체인 이집트숲모기가 빠르게 퍼져 지금은 플로리다를 포함한 미국의 동남부, 중국의 남부까지 발견되어 전 세계와 많은 교류가 있는 대한민국으로서는 모기 또는 무증상 감염자가 국내로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

물론 방역대책으로 위험지역에서 들어오는 항공기, 선박의 방제조치를 진행하고는 있으나 그 외의 지역에서도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 특히 메르스와 달리 감염자 중에 80%는 증상이 없으므로 지금의 발열 여부로 감염자를 걸러내는 것으로는 미흡하다.

그리고 국내에 서식하는 흰줄숲모기도 지카바이러스를 매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무증상자에게서 흰줄숲모기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될 수도 있다. 흰줄숲모기의 서식지나 개체 수가 제한적이라 직접적인 위협이 될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고, 방역 당국에서는 서식지를 파악하고 모기방제 활동을 하고 있으나 일본뇌염의 지속적인 발병에서 알 수 있듯이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더욱이 모기 외에도 환자 정액에서 바이러스가 배양되고 성관계로 전염된 의심사례가 보고되는 등 성전파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기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전파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볼 수 있다.

지카바이러스에 대해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는 이 바이러스가 소두중, 길랑-바레증후군, 척수염 등 신경과적 질환과의 관련성 때문이다. 신경계 질환은 치료가 되더라도 많은 경우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고, 태어나면서부터 소두증과 같이 치명적인 질환을 신생아가 갖게 되는 것을 상상하면 국민의 걱정과 공포는 충분히 이해할만하다.

그렇다면 먼저 지카바이러스가 소두증, 길랑-바레 증후군과 같은 신경계 질환의 원인인지부터 따져보자. 2016년 3월 초,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이라는 저명한 의학학술지에 따르면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 내 88명의 산모를 대상으로 한 연구로,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양성인 산모 42명의 산전 초음파 검사를 시행한 결과에서 12명(29%)이 태아 기형이 발견되었고 음성인 16명의 태아는 정상이었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남태평양의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의 길랑-바레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가 란셋(Lancet)이라는 다른 유명 학술지에 발표되었다. 2013년 10월부터 2014년 4월경까지 폴리네시아에서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증가하였던 시기가 있었는데 같은 시기 동안 길랑-바레증후군 환자 역시 함께 증가하였다.

당시 42명의 길랑-바레증후군 환자 중 41명에게서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인되었고 단 1명만이 지카바이러스와 무관했다. 물론 당시 환자의 상당수가 뎅기열 감염도 동반되었음이 확인되었으나 이를 고려하여도 무시할 수 없는 결과였다.

어떤 균이 사람에게 어떤 질병과 합병증을 일으키는지를 빨리 정확하게 규명하기는 쉽지 않다. 그것은 사람을 대상으로 직접적인 실험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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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의학에서는 통계적인 방법으로 원인의 가능성을 추정하는데 이러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많은 학자는 지카바이러스가 신경계 질환을 일으키는 것에 대해 대체로 동의를 하고, 특히 일본뇌염, 댕기열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와 같이 신경계를 주로 침범하는 바이러스(neurotropic virus)라는 점에서도 그 개연성은 높다고 하겠다.

이렇게 무섭기만 한 이야기 외에 실제로 지카바이러스에 대해 공포를 느껴야 하는 질병인지 살펴보자.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 중에서 80%는 전혀 증상이 없다. 즉 20% 정도만이 발열, 두통, 쇠약, 관절통, 발진, 결막염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그리고 증상이 있는 감염자 중에서도 약 0.85%만이 신경계 합병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러한 빈도는 일본뇌염이 대부분 증상이 없는 감염이고 약 0.4%만이 뇌염으로 발병하고, 댕기열도 증상이 있어 입원한 환자 중에서 약 0.5~21%만이 신경학적 합병증을 보이는 것과 비슷한 수치로 생각된다.

또한, 길랑-바레증후군은 치료하는 약제도 있어 많은 수에서 회복이 가능한 질환이라는 점에서 치명적인 메르스와는 다르다. 일본뇌염은 모기가 극성을 떠는 여름마다 매해 꾸준히 발병하고 있고, 지카바이러스는 아닌 다른 세균과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된 길랑-바레증후군도 해마다 많은 신경과 병원에 입원하지만, 그 세균과 바이러스에 대해 국민적 공포감을 느끼거나 호들갑을 떨지는 않는다.

특히 세계보건기구에서 권고사항도 자세히 살펴보면 유행지역으로의 여행 또는 무역에 제한을 두지 말아야 하고, 지카바이러스 감염증과 신경학적 장애의 연관성 규명을 위해 대규모 추가 연구의 필요성을 명시하는 등의 내용이지 불필요한 불안은 경계하는 모양새이다.

그렇다면 현재의 대한민국에서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일까? 이집트숲모기가 발견된 나라와 왕래하는 선박, 항공의 방제작업을 확대하는 등 이집트숲모기의 국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노력을 확대하고 국내에도 흰줄숲모기의 방제작업과 지카바이러스 검출 여부를 철저히 해야 하겠다.

무증상 감염자의 국내 유입도 차단하기 위해서는 유행지역 여행자 중에서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표본조사를 해볼 필요성도 있겠다. 국민 각자는 무엇보다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조심하고 유행지역을 다녀온 후에는 일정 기간 피임을 할 필요가 있고, 가임여성은 유행지역의 여행을 자제하고 여행하고 나서는 임신계획을 미뤄야 한다.

특히 유행지역을 다녀온 이후에 길랭-바레증후근의 증상으로 팔다리가 저리고 힘이 빠지던지, 얼굴의 움직임이 부자연스럽거나, 걷는데 중심이 잡히지 않는 증상이 있으면 신경과를 찾아서 확인을 해봐야 한다.

아직 국내에는 길랭-바래증후군을 포함한 희귀 신경과 질환의 임상데이터 및 원인에 대한 자료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세계보건기구의 권고와 같이 이러한 자료는 앞으로 있을지 모를 신경계 질환 유행의 초기 데이터로 귀중한 자료이기에 이를 수집하는 임상연구에 투자도 같이 병행되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