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의료운동본부 “개인정보3법, 20대 국회 최악 입법 기록될 것”

개인정보 돈벌이 수단 아니라 ‘인간성’ 일부
개정법 폐기 헌법소원 등 후속 활동 이어갈 것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등 시민단체들은 국회가 개인정보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을 통과시킨 지난 9일을 ‘정보인권 사망의 날’, ‘개인정보를 기업의 돈벌이 수단으로 넘겨버린 날’로 기억될 것이라며 개정법 폐기를 위한 헌법소원 등 후속 활동 이어가겠다고 대정부 투쟁을 선포했다.

시민단체가 지난달 9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개인정보3법(개인정보보호법개정안, 신용정보보호법개정안, 정보통신망법개정안)을 밀어붙이는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이제 기업이 이윤 추구를 위해 제대로 된 통제장치 없이 개인의 가장 은밀한 신용정보, 질병정보 등에 전례없이 광범위하게 접근하고 관리하도록 길을 터주었다”며 “헌법 제10조에서 도출되고 17조로 보장받는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이 국회의 입법으로 사실상 부정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고, 나아가 개인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함을 목적으로 한다’는 개인정보보호법의 목적 조항은 이제 법조문 속의 한 줄 장식품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며 “법률을 제·개정함으로써 국민 개개인의 기본권 보호라는 책무를 실현하는 국회가 입법권을 오히려 국민 인권을 침해하는 데 쓴다면 존재 이유가 없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정부가 주도한 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법, 정보통신망법 개정안들은 2011년 제정 이래 유지됐던 개인정보보호의 기본 체계를 뒤흔드는 법안이다”며 “국가 개인정보보호의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중대한 사안에도 그동안 정부는 제대로 된 사회적 논의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기업 측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수용해 정보 주체의 동의 및 목적 명확성의 원칙, 최소수집의 원칙이라는 기본 전제들을 와해시키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며 “이제 기업은 현대인들의 삶의 터전이라는 인터넷의 모든 곳을 관리하고 거기서 만들어지는 흔적인 ‘데이터’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얼마든지 결합하고 공유하고 판매할 수 있게 됐다”고 예측했다.

게다가 “80%가 넘는 국민이 개인정보보호법이 개정된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는 사이 그야말로 새로운 데이터환경, 정보환경으로 바꾸어 놓았다”며 “가명정보라고 해도 기업이 동의 없이 이용, 판매하는 데 반대한다는 국민 다수의 의견은 안중에도 없이 최후의 보루로 남겨뒀어야 할 명시적 동의 요건을 삭제하고 가명처리만으로 마음대로 사고팔고 집적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데이터산업이 커지면 그동안에도 고객 정보를 수집하고 집적해 온 금융기업 등 일부 관련 기업들은 환호할 것이고 데이터산업의 부가가치는 일부 기업에 집중될 것”이라며 “가장 사적이고 민감해 보호받아야 할 각종 질병 정보, 가족력이나 유전병 정보 등 건강 정보에 의료 관련 기업은 물론이고 의료와 관계없는 온갖 영리기업들도 접근할 수 있게 됐다”고 우려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나에 대해 몇 가지 정보를 아는 사람은 나를 약간 통제할 수 있고, 나에 대해 모든 것을 아는 사람은 나를 거의 대부분 통제할 수 있다”는 말이 현실이 될 것이라며 “기업은 이제 그 어느 때보다도 손쉽게 고객을 통제할 수 있게 됐고 정보 주체인 국민은 이런 기업에 대응할 법률적 수단이 사실상 없다”고 한탄했다.

마지막으로 “이번에 통과된 개인정보3법은 정보인권침해3법, 개인정보도둑3법이라 불릴 것”이라며 “법 개악에 반대해온 시민사회단체들은 헌법소원과 국민캠페인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잘못 개정된 정보인권침해3법의 재개정에 매진할 것”이라고 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