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자금 유동성 위기에 빠진 병원들에게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급한 진료비를 기준으로 3·4월치를 미리 지급, 긴급 운영자금으로 사용한다는 ‘요양급여비용 선지급’이 진료비를 담보로 금융권에서 융자(메디칼론)를 받은 병원에 대한 중복지원 논란으로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한병원협회(회장 임영진)는 ‘요양급여비용 선지급’에 대해 “‘요양급여비용 선지급’ 제도를 이미 시행 중인 대구·경북 지역의 경우 180여 곳의 신청 병원 중 선지급을 받은 병원이 13곳에 불과한 것은 메디칼론을 받은 병원을 우선지원대상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며 “이번 선지급 전국 확대에서는 이같은 점을 감안, 메디칼론을 쓴 병원이라도 선지급을 받을 수 있게 해 달라”고 건의했다.

지난해 8월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제9회 국제병원의료산업박람회에서 대한병원협회 임영진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출처 대한병원협회)


병협이 전국 병원 98곳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입원환자 수 변화추세를 파악한 결과에 따르면 발생 초기인 1월과 2월은 전년 같은 달 대비 각각 평균 –3.68%, -3.49% 감소에 머물던 것이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이달 들어 평균 –26.44%로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 규모가 작을수록 환자감소 폭이 컸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상급종합병원의 환자 감소율은 –16.68%지만 종합병원과 병원급은 각각 –27.05%, -34.15%로 병원급의 환자 감소율이 상급종합병원과는 2배 정도 차이가 났다.

외래환자 감소 폭은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만 보면 지난해 같은 달 대비 상급종합병원 –26.09%, 종합병원 –23.31%, 병원급 –46.68% 환자 수가 감소했다.

환자 수 감소로 인한 경영난으로 병원이 정상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면 코로나19에 대처할 수 있는 의료 인프라를 잃게 될 수도 있어 병협은 ‘요양급여비용 선지급’을 전국으로 확대해 달라고 요청했고 정부도 수용했지만, ‘선지급’ 정책이 제한적으로 시행될 경우 병원들의 자금난 해소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병협은 “선지급 지원금을 회수하기 위한 조치로 이해는 하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환자 수 감소로 자금 유동성 위기에 빠진 병원들이 대다수인 점을 고려해 이번 만큼은 메디칼론을 받았더라도 선지급 대상에 포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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