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연대본부, 다음달까지 공공병원·인력 확충 서명운동 진행

코로나19 대책, 공공병원 확충·의료인력 확충·상병수당 도입부터 제안

의료연대본부가 ‘공공병원과 인력 확충을 위한 서명운동’ 캠페인을 진행했다. 지난 7일 서울대 의과대학 정문에서 진행된 이 서명운동에는 한 시간 만에 수백 명의 시민이 참여하고 지지를 보냈다. 캠페인은 다음 달까지 매주 화요일에 열릴 예정이다.

의료연대본부가 지난 7일 ‘공공병원과 인력 확충을 위한 서명운동’ 캠페인을 진행했다

서명운동은 코로나19로 드러난 한국의 의료공백을 해결하자는 취지로 진행됐다. 올해 3월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일어났던 대구에서는 2000여명이 확진 판정을 받고도 입원할 병상이 없어서 집에서 자가격리를 해야 했다. 이는 민간병원에 코로나19환자를 받도록 강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코로나19환자를 책임지고 치료할 수 있는 공공병원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또 코로나19사태는 의료인력 부족이 심각한 상황임을 다시 일깨웠다. 마찬가지로 지난 2~3월 대구에서는 코로나19환자가 급증하자 전국에서 간호사 인력을 받아 병상을 운영했다. 그러나 평소에도 일선 병원에서는 간호사가 부족한 상태였기 때문에 대구로 보낼 수 있는 인력은 적었고 코로나19 치료에 핵심적인 중환자실 간호사는 더욱 부족했다. 그 결과 제대로 훈련받지 못한 간호사가 투입되고 그마저도 과로에 시달려야 했다.

의료연대본부는 이러한 사태가 한국의 공공병원 비중이 약 10%로 매우 낮으며, 지역에서 책임지고 감염병을 맡을 공공병원이 없고, 공공과 민간 가릴 것 없이 병원의 인력 배치 수준이 감염병을 대비하기에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코로나19는 노동권의 사각지대를 드러냈다. 노동자들은 코로나19감염이 걱정돼도 소득을 위해 일을 나가야 하는 처지, 치료를 받느라 일을 못하면 소득감소를 감내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상병수당제도가 제시됐다. 상병수당은 질병과 부상으로 치료받는 동안, 상실되는 소득과 임금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보전해주는 제도다. 한국은 현재 국민건강보험법에 지급근거가 있으므로 시행령으로 제정해 도입할 수 있다.

의료연대본부는 이러한 의료공백과 노동권 공백에 대한 대책으로 정부에 네 가지를 요구하는 서명을 받았다. △지역거점 공공의료기관을 설립, 매입해 확충할 것 △감염병전문병원을 공공의료기관에 지정·설립할 것 △공공의과대학을 설립해 의료인력을 확보하고, 간호인력을 확충할 것 △아프면 마음 편히 치료받을 수 있도록 상병수당을 도입할 것.

서명운동을 진행한 현정희 의료연대본부장은 “최근에는 수도권과 광주에서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광주는 울산, 대전과 함께 지방의료원이 없는 지역 대도시 중 하나이기 때문에 집단감염사태에 더욱 취약할 수 있다”며 “벌써 광주에서는 병상 부족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앞으로도 지속될 코로나19 사태에 대비하려면 K-방역을 치켜세울 게 아니라 지역거점 공공병원을 설립하고 간호사 등 의료인력을 확충하는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정희 의료연대본부장
‘공공병원과 인력 확충을 위한 서명운동’에 참여하는 시민들

서명에 참여한 시민들은 “적극 찬성한다”, “병원이 이렇게 많은데 집에서 죽는 게 말이 안 된다”, “간호사가 부족한 게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 이번엔 꼭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