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졸속 추진 의사인력 증원 정책 즉각 중단하라”

23일 국회 앞서 의사 인력 증원 반대 기자회견 개최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가 지난 23일 오전 국회 앞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의사 인력 증원 정책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의협은 코로나19라는 혼란을 틈타 면밀한 검토 없이 필수의료 분야와 지역 의료인력 확보라는 명분을 내세워 공공의대 신설과 의대 입학정원 증원 등 의사 인력 증원 방안을 확정하기 위한 당정협의를 진행하는 정부에 대해 분통을 터뜨렸다.

대한의사협회가 지난 23일 오전 국회 앞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의사 인력 증원 정책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의협은 “정부와 여당이 겉으로는 OECD 통계 중 하나인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를 내세우며 우리나라의 의사 인력이 부족하고, 감염병 등 재난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필수의료나 지역에 근무할 의사 인력의 양적 증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면서도 “실상은 왜 필수의료나 지역 의료가 무너졌고, 이를 되살리는 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한 원인과 해결책이 전혀 없는 정치적 표퓰리즘의 산물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의협에 따르면 국가별 기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국내 인구 1000명당 활동 의사 수의 연평균 증가율은 OECD 평균 증가율보다 3배 이상 높지만 인구의 연평균 증가율은 OECD보다 낮아, 2038년이 되면 인구 1000명당 활동 의사 수는 OECD 평균을 넘을 예정이다.

필수의료 분야나 지역의 의료 인력이 부족한 것은 의사 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억누르고 쥐어짜기에만 급급한 보건의료정책의 실패 때문이라고 의협은 진단했다.

의협은 “의료전달체계의 재정립이나 진료권 설정 등 지역의 의료 인프라를 확충할 수 있는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 의사들이 필수의료 분야나 지역에서 소신 있게 진료할 수 있는 제도적 기틀을 다지지 않고, 단순히 의사 인력 증원만으로 모든 걸 살리겠다는 정책은 실패할 것이 자명하다”며 “이런 이유로 협회는 감염병 등 필수의료 분야나 지역별 의료서비스 격차 해소는 단순히 의사 인력 증원만으로 해결될 수 없으며, 무분별한 의사 인력 증원은 의료비의 폭증, 의료의 질 저하를 초래할 것이고, 현재 우리가 가진 보건의료의 문제점을 전혀 개선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의협이 공공의대 신설 및 의대입학 정원 증원 등 정부 정책에 대해 대회원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95% 이상이 정부 정책에 반대한다고 응답했으며, 85% 이상은 총파업 등 직접 투쟁을 통해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바로 잡는데 참여하겠다고 응답했다.

의협은 “여름이 지나고 날씨가 선선해지는 가을과 겨울에 코로나19가 재유행할 우려가 점쳐지는 엄중한 상황에서, 지금은 면밀한 검토도 근본적 대책도 없이 실패할 것이 자명한 일방적인 의사 인력 증원을 논의할 시점이 아니라, 정부와 의료계가 함께 코로나19의 재유행에 대비한 선제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다”며 “협회는 정부와 여당에 일방적인 의사 인력 증원 방안에 대한 논의를 즉각 중단하고, 의료계와 함께 국민을 위한 올바른 보건의료정책 방안과 향후 재유행이 예상되는 코로나19에 보다 철저한 대비책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이런 의료계의 요구를 무시한 일방적인 정책 추진으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총파업 등 의료계의 강력한 투쟁은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정부의 초기방역 실패에도 불구하고 위험하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사투를 벌여온 의사들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K-방역, K-의료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