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집 의협회장 “전국의사 총파업의 모든 책임은 제가 지겠습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14일 ‘4대악 의료정책’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 총파업 궐기대회에서 대회사를 낭독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14일 ‘4대악 의료정책’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 총파업 궐기대회에서 대회사를 낭독했다

이날 최 회장은 “13만 의사들이 손잡고 하나로 뭉쳐 정부의 독선을 뛰어넘고 전진하기 위해 오늘 서울 여의대로에 그리고 부산시청 앞에, 대구 엑스코에,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 대전역 광장에 모이신 회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대한의사협회 회장 최대집입니다”라고 발언을 시작했다.

이어 “6개월이 넘도록 계속되는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과 혼란에, 최근에는 긴 장마와 전국적인 수해까지 겹쳐 국민과 함께 우리 의사들도 지칠 대로 지친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오늘 우리가 진료실을 지켜야 할 의사의 본분을 잠시 접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우리를 진료실에서, 연구실에서, 강의실에서 거리로, 광장으로 내쫓고 집단행동을 할 수밖에 없게 한 장본인이 누구입니까. 바로 이 정부입니다”라고 총파업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2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전염병 ‘코로나19’와 맞닥뜨린 후 우리 의사들은 지금까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 하나로, 아무것도 바라는 것 없이 몸과 마음을 던져왔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의료계에 대해 앞에서는 ‘덕분에’라며, 그야말로 겉치레에 불과한 캠페인으로 고마워하는 척하고 뒤에서는 이러한 국가적 위기상태를 기다리기라도 한 것처럼 ‘4대악 의료정책’을 기습적으로 쏟아내고 어떠한 논의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질주해 왔습니다”라고 정부의 이중성을 질타했다.

최 회장은 “우리는 정부의 독주를 막기 위해 지난 8월 1일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한방첩약 급여화. 비대면진료 육성 등 ‘의료 4대악 정책’의 즉각 철폐를 포함한 대정부 요구사항을 발표하고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12일 그러니까 그저께 정오까지 우리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오늘 총파업을 단행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하게 밝혔습니다”라고 정부에게 총파업의 책임을 넘겼다.

그러나 “정부는 기만적인 회유와 협박만 일삼았을 뿐 우리의 요구를 여전히 묵살하고 있습니다. 12일 당일만 해도 보건복지부는 오전에 보도자료를 통해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하자고 제안함으로써 마치 의료계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여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도 있다는 입장인 것처럼 연출했습니다. 그러더니 보도자료를 내자마자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김강립 차관은 ‘의대정원 확대 방침에 변화가 없다’고 거듭 못을 박았습니다. 의료계에 모든 책임을 돌리려는 얄팍한 꼼수 아니겠습니까”라고 정부의 행태를 비판했다.

이어 “우리 13만 의사들은 이처럼 의료계의 등에 칼을 꽂는 정부의 독선에 좌절했고, 더 이상 좌절만 하고 있을 수 없기에 분노했으며, 그 분노의 불길은 삽시간에 전 의료계로 번졌습니다. 결국, 진료실 문을 닫고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는 선택에 의료계 각 지역, 직역 의사 회원들이 잇달아 성명을 내어 적극적인 지지와 동참의 의지를 보여주셨습니다. 이 뜨거운 지지와 동참의 열기는 회원님들이 참여하신 설문조사와 의협 대의원회의 서면결의를 통해서도 그대로 드러난 바 있습니다”라고 전국 의사들의 투쟁의지를 전했다.

14일 서울 여의대로에서 열린된 ‘4대악 의료정책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총파업 궐기대회’

최 회장은 “일주일 전 7일에는 바로 이 자리에서 ‘2020 젊은 의사 단체행동’이 열려 앞으로 대한민국 의료의 주역이 될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이 정부의 일방적 보건의료정책의 객체가 되기를 거부하는 함성을 단호하고 당당하게 들려주었습니다. 오늘도 다시 이 자리에 나와 있는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을 보며 선배의사로서, 의협회장으로서 고맙고 미안한 마음 감출 수가 없습니다. 비통하고 억울한 마음 감출 수가 없습니다”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이어 “오늘, 이미 많은 회원님께서 함께 하고 계십니다만 한편으로 각자의 상황과 입장에 따라 많은 생각과 고민이 있으신 것 역시 분명한 사실일 것입니다. 더러, 저에게 불안한 마음을 토로하는 회원님들도 계셨습니다. 회원여러분! 분명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 8월 14일, 대한민국 의사들의 단체행동, 전국의사총파업의 최종적인 책임자는 바로 대한의사협회 회장인 저 최대집입니다. 이는 13만 회원님들과 저와의 약속이기도 합니다. 저는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개원의, 봉직의, 교수, 전임의, 전공의 등 모든 회원님께서 어떠한 불이익도 받지 않고 전문가로서 정당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그렇게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모든 책임을, 제가 질 것입니다. 그것이 대한의사협회 회장의 역할이며 사명입니다”라고 약속했다.

최 회장은 “사랑하는 회원여러분, 이제 더 이상 ‘기득권’이라는 낡은 프레임에 갇혀 합리적이고 정당한 의료계의 주장이 좌초되어서는 안 됩니다. 반복되는 패배에 길들어서는 안됩니다. 이번 투쟁은 반드시 ‘이기는 투쟁’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무슨 짓을 해도 닿지 않는 목소리에 좌절감을 느끼며 서서히 손발이 차례대로 끊겨 나가는 것을 지켜만 봐야 하는, 이 나라 의사의 천형(天刑)과도 같은 인생을, 후배들에게는 더 이상 물려주고 맙시다”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하나가 되어 전진한다면 반드시 해낼 수 있습니다. 스승과 제자, 선배와 후배, 동료와 친구, 13만이 모두 손을 맞잡고 한번 해봅시다. 오늘, 역사적인 8월 14일, 우리의 투쟁은 이제 시작되었습니다. 정부가 잘못을 인정하고 태도의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더욱 강하고 견고해질 것이며 또한 우리의 투쟁은 계속되리라는 것을 분명하게 밝힙니다. 13만 회원의 흔들림 없는 의지를 담아 정부에게 다시 한번 ‘4대악 의료정책’ 철폐를 촉구합니다”라고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