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vs 의사 힘겨루기, 누구 탓인가

의사들의 국가고시 재개 주장이 아리송하고, 대학병원장들의 고개 숙임이 낯설다. 정부는 그런 움직임들로 의사 국시를 재개해 의대생들을 구제하지는 않겠다고 천명한다. 국민여론(으로 보이는 포털의 댓글)에 기댄 방침 같아 보인다.

의사들이 주장하는 국시 재개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따갑고 강경하다. 특혜 아니냐, 국가에서 치르는 다른 시험에 비해 불공정하거나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느냐 하는 이야기들이 들린다.

일리가 있다고 본다. 국민의 시선이 상식에 부합한다.

전공의들이 지난 8월 7일 서울 여의도에서 오전 7시부터 하루 동안 파업에 나섰다(출처 YTN)

다만 2300여명에 이르는 인력, 그것도 그들은 국민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사람들이다. 국민 일각의 주장대로 저들의 이해와 돈벌이에만 눈이 충혈된 전문직종이라고 하기엔, 그들이 감내하는 수련과 비용이 너무 크다.

개중에는 대규모 바이러스 감염에도 맞서 싸우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중증 외상에 대응해 빠개진 뼈를 맞추고, 으깨진 살을 수습하는 이들도 있을 터이다.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만성 질환에 대항해 국민 건강을 지키려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정부가 일방적이긴 했다.

국민 건강과 보건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의사 증원 문제와 공공의대 설립 안건을 아무런 상의 없이 추진했다. 거기에 안정성이 아직은 검증되지 않은 한방 첩약을 국민건강보험 재정으로 급여화시킨다는 방안도 더해졌다.

아직 생경하고, 논의가 분분한 비대면 진료까지. 이른바 4대 방안을 송곳처럼 밀어붙였다. 일각에선 이러한 정부의 일방적인 추진에 대항하는 의사들의 배수진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만연화되고 미분화된 사회 갈등 상황, 더군다나 한국처럼 복잡다단한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킨 나라에서 국민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정책이나 사안을 두고 옳고 그름을 이야기하는 것은 일견 한가해 보인다.

코로나19 아니 그 이상 미증유의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도래할지도 모른다는 시나리오가 도처에서 나오는 상황인데, 그런데도 지난 사안을 두고 시비곡직을 물고 들어갈 작정인지 도시 이해되지 않는다.

이른바 국민 여론의 창구라 할 포털의 여론은 더군다나 납득되지 않는다. 포털마다, 지지하는 정치권에 모든 이슈를 삼투시키고 대입 시켜 자신의 견해를 내비치는 식의 모습을 바라보는 국민은 피로감을 느낀다.

그들의 의견은 과연 우리 삶의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 중일까. 정파적으로 갈라치고, 정치적지지 성향에 따라 나눠지는 식의 이야기. 공론장은 이미 망가졌지만, 적어도 국민 건강과 보건에 관한 사안이라면 조금은 달라야 하지 않을까.

의사들의 주장대로 지난 국가고시를 응시하지 못한 의대생들을 구제하지 않으면 국민이 직접적으로 의료 대란을 겪는 것인지, 아니면 기존의 의료 인력으로 감당이 될 정도인지. 국가고시 영역 역시 정부의 발표대로 형평성과 공정성이 지배하는 사안인지.

지난 8월 13일 박능후 보건부지부 장관이 대한의사협회 집단휴진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부는 의사들을 공공재라 공공연히 칭하다가도 이런 사안에선 이해 당사자의 화신처럼 몰아붙이는 태도를 보여 많은 이를 어리둥절하게 했다.

코로나19 상황은 여전히 엄존한다. 한 편에선 만성화된 질환자가 가득한데 적절한 의학 처방을 받지 못하고 고통스러워한다.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대한민국 의료 수준의 민낯이 이번 정부와 의료계 간 갈등 와중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우선 서로 힘 싸움을 벌일 것이 아니라 무엇이 진정 국민과 환자들을 위한 주장이고 행보인지, 상대보다 우선 자신을 들여다보는 게 순서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