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에 국민 건강을 지킬 ‘제약주권’ 확보를 위해서는 제약바이오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필수라고 전문가들이 입을 모았다.

지난 1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한국제약바이오협회(회장 원희목)와 남인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더불어민주당)이 ‘코로나19 국가재난 위기, 의약품 강국 도약의 계기로’를 주제로 공동 주최한 토론회에서는 제약바이오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문가들의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남인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이 1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코로나19 국가재난 위기, 의약품 강국 도약의 계기로’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남인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이 1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코로나19 국가재난 위기, 의약품 강국 도약의 계기로’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행사에 앞서 주최 측인 남인순 의원이 “감염병 대응에 필수적인 제품의 국내 생산기반 마련 등 의약품 원료와 완제품의 국산화를 국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코로나19 위기를 K-제약바이오 강국으로 도약하는 기회로 전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이 “코로나19 끝을 예측할 수 없는 현시점에서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신종 감염병의 치료제·백신 개발”이라며 “각종 필수의약품의 안정적 공급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되고, 그 중심에는 제약바이오산업이 있다”고 확신했다.

주제발표에서는 감염병 백신·치료제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임상 투명성 확보와 의약품 주권 확보, 제약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 등이 강조됐다.

‘필수의약품 수급과 의약품 주권’을 주제로 발표한 박영준 아주대 약학대학 교수는 “글로벌 시대에 전염력 높은 신종감염병이 지속해서 발생함에 따라, 국가 차원의 대응이나 의약품 공급 체계의 중요성이 대두된다”며 “필수의약품의 안정적인 수급을 도모하고 공적 역할을 강화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제조와 공급으로 구분할 수 있는 주권확보의 방향성을 제조 부문에 맞춰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팬데믹 상황에서는 의약품을 외국에서 수입해오거나 공급을 다변화하는 것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또 제조와 R&D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공공제조센터 구축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제약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 주제에서 채규한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정책과장은 “식약처는 규제·안전관리에 소임을 다하는 것이 본연의 자세이고 이것이 제약산업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정부의 국제 협력 및 공조를 통해 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PIC/S) 가입,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 가입 등이 이뤄졌다”며 “허가만 하는 수동적인 게이트키퍼에서 벗어나 갈라파고스적 규제는 철저히 버리고 글로벌 기준을 추구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를 위해 식약처는 △허가체계개선 △임상지원 △심사자료 정보공유 △환자안전 보장 △역량강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팬데믹 시대 : 의약품 개발이 나아갈 방향’을 주제로 발표한 하신혜 국경없는의사회 대외협력부 보좌관은 현재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이 속도를 중시해 이뤄진다는 점을 지적하며 “안전성과 효능에 충실한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다면 향후 부작용이 발생했을 때 감당할 수 없는 불신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개발 과정에서 임상 중단 등 차질이 빚어지는데, 이 같은 임상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보다 안전하고 효과 있는 백신이 개발될 것”이라며 △데이터 투명성 제고 △통합실험 네트워크 구축 △연대 임상시험 장려 등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재현 성균관대 교수를 좌장으로 한 패널토의에서는 제약주권 확보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와 산업계 등의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김용우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약바이오산업단장은 “경제성이 담보되지 않은 필수의약품·희귀의약품은 안정적인 공급과 주권 확보를 위해 정부 지원의 필요성이 있다”며 “중국·인도 등 수입에 의존하는 원료의약품과 개발이 필요한 희귀의약품을 구분해 정부가 대응하고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허경화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 대표는 연구단계에 그치지 않고 실용화에 도달할 수 있는 혁신의약품 개발을 지속해야 하며, 포화 상태인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에 초점을 둔 성장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혁신의약품 개발과 글로벌 시장 경쟁이 이뤄질 때 빅파마가 점유하고 있는 시장을 한국이 차지하며 제약바이오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관측에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김승한 기자

전 대학병원 연구원. 'MBN 세상의눈', '용감한 기자들', 'EBS 다큐프라임' 출연. 내부고발·공익제보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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