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중국 밀수출 논란 메디톡스에 ‘철퇴’

메디톡신주 50·100·150·200단위·코어톡스주 5개 품목 허가 취소

국내 보톡스 1호 업체 메디톡스의 처지가 곤경에 빠졌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 메디톡신주를 비롯해 4개 품목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해 품목허가 처분 취소를 받았다. 지난 9월엔 이번 처분의 발단인 허가 취소 조치를 받은 품목을 중국에 수출해 밀수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오는 20일자로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5개의 품목 허가를 취소한다고 13일 밝혔다. 품목허가 취소 대상은 ‘메디톡신주’ 50·100·150·200단위와 ‘코어톡스주’다.

‘메디톡신주’ 제품 이미지

식약처는 앞서 지난달 19일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고 판매했다는 이유로 해당 품목을 잠정 제조·판매·사용 중지하고 품목허가 취소 등 행정처분 절차에도 착수한 바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국가출하승인 대상 의약품을 승인받지 않고 판매했고, 의약품을 판매할 수 없는 자에게 판매했으며 표시기재 위반(한글 표시 없음)한 의약품을 판매했다.

식약처는 품목허가가 취소된 의약품이 시중에서 사용되지 않도록 메디톡스 측에 현재 유통 중인 의약품을 회수하거나 폐기할 것을 명령했다. 아울러 해당 의약품을 보관하고 있는 의료기관 등에는 회수에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발단은 지난 6월로 거슬러 간다. 메디톡스는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은 자사 제품을 중국에 보냈는데, 식약처는 이 같은 상행위를 약사법 위반으로 봤다. 메디톡신주 상품에 한글표시 없이 영문명만 표기한 부분도 표시기재 위반으로 판단했다. 이 때문에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 취소 및 판매금지 처분 명령을 받았지만, 메디톡스는 이 같은 처분에 불복 집행정지 신청 및 명령취소 소송을 제기한 상태였다.

당시 메디톡스는 고객과 주주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먼저 이번 조치로 많은 우려를 하고 계시는 고객 및 주주님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행정처분 근거가 된 제품은 수출용으로 생산된 의약품으로 식약처는 이를 국내 판매용으로 판단해 허가취소를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이번 결정을 내리며 “앞으로도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강력하게 단속·처벌하고 업계에서도 이를 준수할 수 있도록 지도·점검해,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대국민 신뢰도를 높여 나가겠다”며 강력 방침을 밝혔다.

2016년 4월 12일부터 14일까지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에서 열린 ‘두바이더마 2016′ 학회에서 대웅제약이 나보타 부스를 방문한 참석자에게 ‘나보타’를 소개하고 있다

한편 메디톡스는 이번 행정 처분뿐만 아니라 대웅제약과 이른바 ‘보톡스(보톨리눔 톡신) 논쟁’을 5년째 벌이며 위태로운 기업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 2016년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보툴리눔균 정보를 도용해 제품을 개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이에 맞서 대웅제약은 자체 확보 기술이라고 반박했다. 1년 뒤 민·형사 소송이 진행됐고, 결국 지난해 11월 메디톡스는 영업 비밀을 침해했다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대웅제약을 공식 제소했다.

ITC는 지난 7월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 공정 등 영업비밀을 도용했다”며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10년 수입 금지를 권고하는 예비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대웅제약이 이의를 제기했고 최종 판결을 앞둔 상태다. 전문가들은 ITC의 예비 판결에 비춰 메디톡스의 승소를 점친다.

업계 1위의 자리는 풍파와 격랑에 휩쓸리며 지켜가는 자리일까. 이번 식약처 결정은 메디톡스의 편이 아니었다. 곧 있을 ITC의 판결에 메디톡스가 웃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