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피부과학회, 제14회 피부건강의 날 맞아 ‘피부 레이저 바로 알기’ 캠페인 진행
성인남녀 1200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발표, 피부 레이저 관련 잘못된 인식 확인


피부 레이저 시술로 발생한 부작용이 피부과 병·의원 보다 피부관리실이 약 2배, 한의원이 약 4배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술하는 의사가 피부과 전문의인지 확인하는 경우도 절반이 안 됐다.

최지호 대한피부과학회장이 환영사를 말하고 있다.
최지호 대한피부과학회장이 환영사를 말하고 있다.


대한피부과학회가 지난 11일 서울 중국 플라자호텔에서 ‘제14회 피부건강의 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피부 레이저 인식 실태와 치료 현황에 대한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 4월 시행된 이번 설문조사는 서울·경기 및 전국 6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만20~59세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2명 중 1명은 피부 레이저 치료 경험
응답자의 8%는 부작용 호소, 1.6%는 치료에도 부작용 개선되지 않아
전체 응답자 중 피부 레이저 치료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49.8%로, 성인 2명 중 1명은 피부 레이저 치료를 받아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이 피부 레이저 치료가 보편화 되었지만, 피부 레이저로 인해 부작용을 경험하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중 부작용을 겪었다고 답한 응답자는 8%로, 부작용에 대한 후속 치료를 받고도 개선되지 않은 사례는 1.6%였다.

피부 레이저를 경험한 응답자 중 5.4%는 부작용 때문에 후속 치료를 받았으며, 후속 치료에 100만원 이상 고액의 비용을 지출한 경우가 0.7%를 차지했다. 피부 레이저 경험자 중 약 11%가 피부 레이저 부작용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나 심리적 고통도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지호 대한피부과학회장(서울아산병원 피부과)은 “최근 피부 레이저의 잘못된 사용으로 인해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가 진료현장에서 급증하고 있어 이번 조사를 시행했다”며 “피부에 생긴 문제는 의학적 지식을 충분히 갖춘 전문가에게 정확히 진단받아야 하며, 의료행위인 피부 레이저 치료는 전문적이고 숙련된 피부과 전문의에게 받아야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피부과학회 제 14회 피부건강의 날 기념식 및 기자간담회 전경.


피부 레이저 치료에 대해 몰이해 ‘심각’
레이저 부작용 경험할 확률, 피부과보다 피부관리실·한의원 2~4배 높아
이번 조사 결과, 피부과가 아닌 곳에서 피부 레이저 치료를 받을 경우 부작용을 겪을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피부 레이저 치료를 받은 응답자들이 부작용을 경험한 장소의 비율은 피부과 병·의원 보다 피부관리실이 약 2배, 한의원이 약 4배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부 레이저 치료에 대한 잘못된 인식의 심각성도 여실히 드러났다. 전체 응답자 중 약 절반가량(41.7%)이 미용실이나 피부관리실 등에서 피부 레이저 치료를 하는 것이 불법이라는 사실을 몰랐으며, 시술자가 피부과 전문의인지 확인하는 경우도 절반 수준(48%)에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피부 레이저 치료 후 부작용을 경험한 응답자 4명 중 1명은 부작용 치료를 위해 다시 피부관리실이나 일반 병·의원, 한의원 등 비피부과를 방문한다고 답해, 부작용 피해의 악순환이 일어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피부 레이저 치료를 결정할 때 주로 고려하는 사항을 묻는 말에도 ‘치료 효과’와 ‘가격’이라고 답한 사람이 각각 34.9%, 26.4%로, ‘안전성(22.9%)’과 ‘피부과 전문의 여부(15.6%)’ 등 부작용과 연관 있는 지표보다 우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개 종합병원 피부과 부작용 사례 69건 내용 분석
점인 줄 알고 제거했는데 피부암, 뒤늦은 수술로 고통받은 사례 등 소개
대한피부과학회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전국의 주요 8개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피부 레이저 부작용 치료 사례 69건도 공개했다.

조사된 부작용 사례 중 약 87%가 비피부과 전문의나 한의사, 비의료인에 치료받은 사례인 것으로 분석됐으며 주요 부작용으로 색소변화, 흉터, 피부암 또는 종양의 오진, 화상 등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중에는, 비 피부과 전문의에게 점을 제거하는 레이저 치료를 받은 뒤 몇 년 후, 그 점이 피부암이었다는 진단을 받고 뒤늦게 수술을 받은 사례 등이 소개됐다.

이처럼 피부암을 오진해 레이저 치료를 한 사례는 총 21건인 것으로 분석되었는데, 대부분이 비피부과 전문의에게 진료받은 것으로 드러나 심각성을 더했다.

대한피부과학회 홍보이사 이미우 교수(서울아산병원 피부과)는 “피부 레이저 시술 전 치료에 대한 안전성을 간과하고, 피부과 전문의 여부를 확인하지 않는 등의 안일한 자세는 피부 건강을 해치거나, ‘암’과 같은 심각한 질병의 발견이 늦어질 수 있으므로 소비자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승한 기자

전 대학병원 연구원. 'MBN 세상의눈', '용감한 기자들', 'EBS 다큐프라임' 출연. 내부고발·공익제보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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