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모토 무사시 ‘오륜서’···기업인들 왜 읽어야 할까

세계의 3대 병법서가 있다. 춘추시대 말기 손무(기원전 544~496년)가 쓴 ‘손자병법’과 독일 군사전문가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1780~1831년)의 ‘전쟁론’ 그리고 일본 에도막부 시대의 미야모토 무사시(1584~1645년)가 집필한 ‘오륜서(五輪書)’다.

일본의 검성(劍聖)으로 불리는 미야모토 무사시(宮本武藏)는 60여 차례의 검술 시합에서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는 검술계의 명인이다.

특히 그가 29살 때 마지막 결투로 알려진 간류지마(巖流島)에서 당시의 또 다른 천재 검객 사사키 고지로를 목검으로 한 방에 죽이자 그의 명성은 순식간에 일본 열도를 뒤흔들었다.

그는 양도(兩刀)를 쓰는 것으로도 유명했는데, 자신의 검술을 두 자루의 검을 쓰는 유파라 칭하며 ‘니텐이치류(二天一流)’라고 이름 붙였다. 이것은 그가 모든 결투를 끝내고 30세부터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20년간 연구한 끝에 완성해낸 검술이다.

일본 아사히TV ‘미야모토 무사시’ 배역을 맡은 기무타 타쿠야 배우

그러나 그의 검술보다 후세 사람들에게 더 회자되는 것은 그가 쓴 오륜서 때문이다. 검술서이자 병법서이기도 한 오륜서는 에도시대 무사들의 문화와 무사도 정신에 큰 영향을 끼쳤으며, 지금까지도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 중 한 권이다.

오륜서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병법서인 것은 손자병법과 전쟁론에서조차 다루지 않은 일대일 개인 간의 싸움과 적은 수로 많은 적을 상대해 이기는 구체적인 격투 기술과 병법이론들이 수록돼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는 말년에 불교에 심취해 선학(禪學) 사상을 병법에 융합시켰다. 그것은 그가 봤을 때 어떤 싸움이든 결국은 상대와 ‘마음과의 대결’이 관건이며, 내 마음을 지키고 상대의 마음을 빼앗는 사람이 싸움에서 승리한다고 본 것이다.

무사시는 오륜서 수(水)의 권에서 병법에서의 마음가짐에 대해 “병법의 도(道)에서 마음가짐은 항상 평상심(平常心)을 유지해야 된다. (중략) 고요할 때도 마음은 고요하지 않고 급할 때라고 마음은 급하지 않다.”

평상심이란 평소와 같이 안정된 마음이다. 적과 내가 서로 대치하며 기 싸움과 힘겨루기를 할 때 마음은 평온하고 몸은 기민하게 움직이며,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고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아야 한다. 또한, 상대가 빨리 움직여도 마음은 조금도 서두르지 않아야 정확한 대책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마음가짐은 꼭 칼을 든 상대를 대할 때만 필요한 게 아니라 현대의 경쟁사회에서 매우 필요한 덕목이기도 하다. 상대에게 마음을 읽혀 허둥지둥하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그렇다면 무사시는 실전에서 평상심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수행을 했을까. 오륜서에서 자주 언급되는 조단석련(朝鍛夕鍊)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조단석련이란 아침저녁으로 끊임없이 수행한다는 뜻이다. 무사시와 같은 천재도 노력파였다는 점이다. 결국 천재, 명인도 인고의 노력 없이는 그와 같은 신의 경지에 이를 수 없다는 것을 말한다.

‘중용’에 “남이 한 번에 능하거든 나는 백 번을 하며 남이 열 번에 능하거든 나는 천 번을 하여야 한다”고 했다. 그는 검의 깊은 이치를 깨닫기 위해 매일 수백 번, 수천 번의 검을 휘둘렀을 것이다.

결국 그가 30세부터 조단석련 해 마침내 병법의 이치에 도통하게 된 것은 그의 나이 50세 무렵이었다.

무사시는 “병법의 도는 어떠한 때라도 그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수련하고, 만사에 도움을 주도록 가르치는 것이 병법의 진정한 도(道)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오륜서를 일상생활의 모든 일에 적용할 수 있다는 셈이다.

그가 살았던 전국시대 말기는 현대 자본주의 경제 사회와 매우 닮았다. 즉 지금의 자유롭고 개방적인 자율경쟁 시장은 ‘보이지 않는 전쟁’과도 같다.

무사시는 전국시대의 전란을 몸소 겪으면서 ‘전쟁에서 이기는 승리의 비결’을 오륜서에 상세히 다룸으로써 당시의 무사들에게는 무도 지침서였지만 오늘날 비즈니스맨들에게는 무한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실용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오륜서는 40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일본 기업체의 말단 직원에게는 사회라는 야생의 정글에서 살아남는 생존의 지혜를 주며 중간 관리자와 경영자에게는 치열한 비즈니스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자기계발과 수양서로서 꾸준히 읽히고 있다. 그리고 미국의 하버드 경영대학에서는 이미 학생들의 필독서로 선정했다.

이제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올라선 한국의 기업과 임직원도 신자유주의라는 실전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필승의 전략이 담긴 오륜서를 필독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