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석 후보 “9·4 의정 합의, 투쟁과 협상 병행할 것”

[인터뷰] 제41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 기호 6번 김동석
현 개원의협의회·대한산부인과의사회 회장

오는 3월 말이면 대한의사협회의 새로운 회장이 탄생한다. 현재 6명의 후보가 당선을 위해 선거일정을 치르고 있다. 코로나19 시국, 의사 정원 문제 및 공공의대 설립, 건강보험 재정 악화 등 그 어느 때보다 의료계에 쏠리는 시선이 뜨겁다. 여기에 더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의사의 면허를 취소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이 민주당의 주도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통과돼 지난 주말을 달궜다. 의협 측은 유신 시대의 법안보다 후퇴시켰다는 반응을 보이는 반면 여당은 의사들만 예외를 둘 수 없다는 주장이다.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할 시 총파업까지 불사하겠다는 현 의협 지도부의 자세는 강경하다.

<헬스타파>는 제41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전에 뛰어든 후보들에게 공통질문을 보냈다. 의료계 현안이 뜨거운 가운데 흑색선전이나 상대 후보 비방이 아닌 정책 선거가 되기를 바라는 의도였다. 후보들의 답을 차례로 싣는다. 추첨을 통해 부여받은 기호와 마찬가지로 답변 순서는 도착해 온 순서일 뿐 아무 의도가 없다. 정부와 의료계 관계, 코로나19와 백신, 문재인 케어와 건강보험 재정 문제, 수가 문제와 도래할 4차 산업혁명 등 후보들은 성실하고 꼼꼼하게 답해주었다.

제41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 기호 6번 김동석(현 개원의협의회·대한산부인과의사회 회장)

– 지난해 9월 최대집 의협 회장과 여당 정책위의장이 체결한 이른바 9·4 의정 합의 내용은 회장이 된 이후에도 유지하나. 의대 정원이나 공공의대와 관련한 정부의 방침이 합의를 거스르는 방향으로 가는 듯한데 이에 대응하는 방안이나 입장은?

이른바 9·4 의정 합의는 의료계의 입장에서는 매우 불만스러운 것입니다.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미뤄둔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의정 합의를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의협의 대외적 신뢰도에 부정적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현 집행부는 차기 집행부가 출범하기 전까지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데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새 집행부가 출범하면 새롭게 대응할 것입니다. 저는 성공한 투쟁의 경험이 있습니다. 투쟁과 협상을 병행할 것입니다.

– 의료 단체의 장으로서 건강보험 재정 악화에 대한 견해가 궁금하다. 의료계는 이른바 ‘문재인 케어’의 역작용으로 과다한 적용 폭이 문제라고 들었는데. 아울러, 국민건강보험의 기금화 문제에 관한 후보의 생각도 알고 싶다.

문재인 케어가 국민건강보험재정 악화를 초래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비급여의 급여화는 재정 상황에 따라 점진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재정이 뒷받침되지도 않는 상황에서 급속한 급여 전환은 급속한 재정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건강보험재정의 기금화는 보험 재정을 국가 재정 안으로 끌어들인다는 것이고, 그래서 국회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는 것인데, 이건 보험료 인상이 정치화된다는 점에서 위험하다고 봅니다. 또 재정 당국, 즉 기획재정부는 기본적으로 재정의 억제를 지향하기 때문에 건보재정의 규모가 의료의 수요를 감당할 수 없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결국 공급자의 몫을 줄이려 할 것이고 궁극적으로 의료 자체의 붕괴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고 봅니다.

– 정부는 오는 26일 요양병원의 만 65세 이하 환자들을 시작으로 전 국민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다고 밝혔다.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고령자 안정성 문제, 백신 수급 관련 문제, 의료진의 백신 접종 거부 문제까지 다양한 문제가 불거지는 중이다. 의협 차원에서 가장 먼저 집중해야 할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중점적으로 개선해야 할 문제는 무엇일까.

최근 고령자 접종은 의사의 판단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정부 발표가 있었죠. 이것은 백신 접종의 문제가 발생 시에 의사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으로 경악할 방침입니다. 고령자 안전성이나 백신 수급 문제는 정부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사안임을 분명히 밝힙니다.

(정부가)일정 기간 내에 최대한의 인원이 접종을 받게 하려면 동네 의원에서부터 상급종합병원까지 모든 의료기관에서 안심하고 접종에 나설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접종에 대해 온도계, 이상 반응 관찰 공간 확보 등 현실에 맞지 않는 규제를 만드는 것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동안 국가 예방접종을 대행한 병·의원이 잘못하고 있었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백신 접종 시 예상치 못한 사고나 부작용이 발생했을 때 보상책과 의료진 보호에 대해 명확히 해줘야 합니다. 특히 접근성에서 유리한 동네의원이 안심하고 접종에 임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줘야 하고, 정부는 (접종 과정에서)의협과 긴밀한 협의를 하며 진행해야 합니다.

– 오래된 문제인 ‘수가’ 문제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의사들의 합리적인 비판과 문제 제기에도 정부와 국민 여론은 배부른 푸념이라는 식으로 귀담아듣지 않는데. 수가 문제가 해결돼야 지방의료 낙후화, 기피과 정원 미달 같은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수가 정상화는 말로만 외친다고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 건보재정이라는 정해진 파이를 공급자들이 나누어 갖는 구조에서 수가를 정상화하려면 파이를 키우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보험료 인상을 반길 가입자는 없습니다. 정부도 국민의 눈치를 볼 것이고, 정치권은 표를 계산하기 때문에 정부를 압박하여 보험료 인상을 억제하려 들 것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가입자 스스로 보험료를 결정하고 그 범위 안에서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구조로 전환해야 합니다. 그래야 적기에 적정한 보험료 인상이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재정위원회가 그런 역할을 하라고 있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그런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중입니다. 현재는 정부가 의료정책심의위를 앞세워 보험료 인상률을 결정합니다. 이 구조를 바꿔야 합니다.

지방의료의 낙후나 필수의료 기피 현상은 의료의 배분에 있어서 시장의 원리가 작동하지 않는대서 비롯된 것입니다. 국가 단일보험자체계의 필연적인 귀결입니다. 따라서 시장을 대신해 국가가 보상해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기제를 만들어야 합니다.

–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면 영향을 많이 받을 현장이 의료계라고 꼽힌다. 부산대, 가천대의 IBM 왓슨은 이미 상용화되는 중이고, AI나 빅데이터 기술을 의료 현장에 적용하는 시도도 활발하다. 의협에선, 그리고 의협 회장으로선 이에 대해 어떤 대비와 지원을 모색 중인가.

기술발전에 따르는 시장의 진화는 막을 수 없습니다. 최선의 길은 급격한 변화를 완화하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연착륙을 시도하는 것인데 의료 생태계가 유지되는 가운데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의협은 급격한 변화에 대한 방파제 역할을 해야 합니다. 동시에 기계가 의사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의사가 기계의 기능을 조정하는 제도 설계를 위한 정책 연구에 집중해야 합니다.

– 끝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동석은 “의사의 귀환!”을 말합니다. ‘Make doctor great again!’, ‘의사를 다시 의사답게, 의협을 다시 의협답게 만들겠다’는 뜻입니다. 국민의 존경을 받는 의사가 되도록 의사의 권위를 되찾겠다는 것이고, 회원의 신뢰를 받는 의협을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그간 김동석은 실천으로 말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회원을 기만하는 회장, 정치권을 기웃거리는 회장은 안 됩니다. 풍부한 회무(협회 업무) 경험과 이긴 싸움을 해본 사람으로서, 그리고 전술·전략과 세상을 보는 지혜와 안목을 갖춘 사람으로서 오직 회원들에게 헌신하고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고심하고 분투하는 의협 회장이 되겠습니다.

지난 16일 제41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 후보자들이 기호를 선정받았다. (사진 왼쪽부터)1번 임현택 후보, 기호2번 유태욱 후보, 기호3번 이필수 후보, 김완섭 의협 중앙선거관리위원장, 기호4번 박홍준 후보, 기호5번 이동욱 후보, 기호6번 김동석 후보(출처 의협신문)

의협 회장 선거 후보들을 상대로 기획한 공통 인터뷰 과정 이후 여당 주도로 상임위에서 통과된 의료법 개정안을 두고 의협을 비롯한 의사들은 거센 반발을 나타냈다. 이에 대한 물음을 추가했다.

– 의협 선거를 앞두고 의료계가 또 한 번 격랑에 휩싸였다. 지난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의료법 개정안을 두고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의료계가 격렬한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후보자의 의견은 어떠한가.

의료법 개정안은 의사들에 대한 감정적 법안입니다. 변호사나 회계사 같은 직역도 그렇게 하므로 진행한다는 논리인데 그 직역과 다르게 현재 의료계는 규제가 엄청 많은 상황입니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의사들은 이중삼중의 규제에 더 옭아매이게 됩니다. 성범죄 처벌 조항 같은 경우 이미 10년 동안 취업제한이라는 조항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변호사들은 자체 자율 징계권, 면허개설권을 협회에서 갖고 있는데, 의사협회는 그런 게 전혀 없습니다. 지금 병·의원은 환자들 쪽 소송이 많은데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진료권이 굉장히 위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의료와 관련 없는 내용으로 면허를 취소시킨다고 하면 국민 건강권이 침해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번 개정안은 의사들에겐 사형선고처럼 작용할 소지가 있습니다. 법안에 대한 설명과 홍보가 부족하다 보니 이런 법이 강행되었는데 다른 후보들과 연대해 대응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