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의 ‘74개 대학병원 건강보험 보장률 분석결과’ 발표에 대해 경희대병원이 건강보험 보장률 산출에 사용한 데이터의 오류를 정정해야 한다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경실련은 분석 데이터로 사용한 ‘경희대병원이 복지부에 신고한 병원 회계자료’에 오류가 있었는지 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관련 내용 확인 중이며 내용이 확인되면 이를 반영해 결과를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경실련은 다만 대학병원 내 치과나 한방과가 설치된 다른 대학병원(치과와 한방과의 보장률이 대학병원 보장률에 반영)과의 형평성 및 통계분석의 정합성을 위해서는 병원 수입에서 치과병원과 한방병원을 제외하는 방식(경희대병원 제시)이 아닌 건보공단이 치과병원과 한방병원에 지급한 급여비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재산정할 것이며 자료를 확보하는 대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총 4년간 대학병원의 건강보험 수입과 건보공단이 직접 지급한 급여내역 자료를 활용해 ‘대학병원별 건강보험 보장률’을 산출했다. 경희대병원의 보장률은 49.3%로 분석됐고 74개 대학 중 72위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경희대병원은 건강보험 지급액에는 경희대병원의 수치를 사용했지만, 의료수입은 경희대병원 외에 경희대치과병원과 경희대한방병원의 합산액이 사용돼, 합산된 2개 병원을 제외하고 재산정 시 4개년 평균 57.52%로 차이가 벌어져 수정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이번 건강보험 산정률 데이터 오류 논란은 병원의 회계자료 신고 및 정부의 검증 부실에서 기인한다고 경실련은 지적했다. 정부는 병원의 건강보험 수입에 대해서는 영업 비밀이라는 이유로 철저히 비공개해왔는데 지난 국감 때 최초 공개됐다.

어떤 자료가 수집되고 어떻게 관리되는지 병원과 정부 당국만 알고 있던 셈이다. 한방병원의 경우 대학병원과 수입을 구분해 기입하도록 한 작성 규정도 지켜지지 않아 데이터 오류 문제에 대해 병원 측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꼬집었다.

경실련이 지난 22일 74개 국·사립 대학병원 건강보험 보장률 실태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경실련은 경희대병원이 낮은 건강보험 보장률의 원인을 보장률 산출 과정의 문제 외에 일시적 병상 축소 등 특수상황 때문으로 설명하지만 수긍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경희대병원은 병상이 정상적으로 가동된 시점인 최근 2년에는 높은 건강보험 보장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근거를 제시하고 있으나, ‘문재인 케어’가 시행된 2018년 이후에 모든 대학병원의 건강보험 보장률이 일제히 상승했기 때문이다.

경실련은 “병상 가동 탓으로만 볼 수는 없다. 이번 분석 결과에 대해 보장률이 낮은 병원들은 고가 과잉 비급여 진료가 없었는지 스스로 반문해야 한다”며 “4년 치 평균 보장률을 산출한 것도 개별 병원의 특수 상황의 문제를 완화하고 병원의 건강보험 보장률의 경향과 추세를 보여주기 위함이다”고 설명했다.

경실련이 발표한 ‘대학병원의 건강보험 보장률 실태’는 공공과 민간 대형병원 간의 높은 환자 의료비 부담 격차의 양상을 구체적 실증분석을 통해 드러낸 자료로서 2개 기관에서 다른 목적으로 수집된 자료를 사용한 한계는 있었지만, 대학병원의 보장률 실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이 보건의료 전문가와 의료계 종사자들의 평가다.

경실련은 “병원과 의료계가 10여 개 일부 자료 기재의 오류 문제를 들어 분석 결과의 취지와 의미를 폄하하려 해서는 안 된다”며 “국민은 국립대병원이냐 사립대병원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적정진료를 적정한 부담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익적 역할을 하는 병원을 확충해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병원은 불합리한 수가 인상 등 특혜정책 유지를 주장하기에 앞서 건강보험 보장률을 결정하는 비급여 사용내역을 투명하게 신고하여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률 강화 정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며 “정부는 병원별 정확한 건강보험 보장률 공개 등을 통해 국민의 알권리를 확대하고 병원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정부에게 병원의 회계 정확성 확보 및 건강보험 보장률 공개 제도화를 요구하고 의료비 부담 절감 및 공공의료 확충을 위해 추가 분석 발표와 법제도 개선 활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헬스타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