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 대상 시범사업을 ‘취약계층’에 적용한다는 중구보건소

최근 생리대 살 돈이 없어 신발 깔창이나 휴지로 버텨내는 소녀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수많은 사람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이에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단체가 취약계층 소녀들의 눈물을 닦아 주기 위해 앞장섰다.

이 사연은 취약계층이 처한 사례 중 일부분에 불과하다. 현실은 이보다도 더 끔찍한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이때 서울시 중구보건소가 취약계층의 소아·청소년 비만 해결을 돕겠다며 나섰다.

문제는 중구보건소의 비만 치료관리 시스템이 ‘Hello5’와 ‘SeeMe5’ 앱이라는데 있다.

취약계층은 생리대 살 돈도 없어서 신발 깔창과 휴지를 쓴다고 했다. 앱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이 필수인데 생리대보다 가격이 수십에서 수백 배나 비싼 형편이다.

중구보건소의 시범사업은 그런 취약계층의 소아·청소년이 자신의 스마트폰에 이 ‘앱’을 설치해 비만을 관리하라는 것이다. 공무원의 탁상행정이 드러나는 시범사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시범사업은 가톨릭대 사회문제해결형 기술개발사업단과 서울시 중구보건소가 지난달 1일 소아·청소년의 비만 문제 해결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로 시작됐다.

취약계층의 소아·청소년 비만 문제 해결을 위한 시범사업의 명칭은 ‘기초 튼튼 탄탄 프로젝트’로 이달부터 실시한다.

비만치료관리 시스템
비만치료관리 시스템

이 시범사업을 위해 중구보건소는 서울시 중구 소재의 지역아동센터에서 체중관리가 필요한 취약계층 소아·청소년 19명을 선정했다.

중구보건소는 사업단이 무상 제공한 비만 치료관리 시스템으로 향후 6개월간 체중관리, 생활습관 개선 등을 집중적으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참여하는 소아·청소년은 ‘Hello5’ 앱으로 식사 및 운동일지를 스스로 기록하면서 ‘식욕5분참기’, ‘미션수행’ 등의 기능을 활용해 비만 상태를 개선해야 한다.

참여 소아·청소년의 부모는 ‘SeeMe5’ 앱으로 자녀들의 기록을 확인하고, 미션을 달성한 자녀에게 보상(선물)을 설정해 생활습관 개선에 대한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또한, 소아청소년과, 정신건강의학과, 영양사, 운동관리사 전문가들이 실시간(주기적)으로 비만 치료관리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건강관리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소아·청소년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를 한다는 것이다.

이 시범사업이 탁상행정에 불과하다는 또하나의 지적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취약계층 소아·청소년에게는 혼자 알아서 기록하고 미션을 수행하며, 그 부모에게는 자녀의 기록을 확인하고 보상을 하라고 한다. 이건 사실상 중산층 가정이나 가능한 일이며, 취약계층은커녕 서민 가정에서도 쉽지 않다.

취약계층은 사회적기업육성법 시행령 제2조에 명시된 범주에 따르면 12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그중 소득을 기준으로 한 취약계층은 가구 월평균 소득이 전국 가구 월평균 소득의 100분의 60 이하인 사람이다.

월평균 소득은 통계청의 데이터를 기준으로 한다. 2010년 기준 한 가구의 평균 가구원 수는 3.31명, 평균 소득은 월 363만1713원이다. 자녀가 한 명인 양부모 가정에서의 소득이 60%인 217만9027원 이하가 취약계층이 된다. 사실상 월 소득 200만원 이하인 가정의 소아·청소년과 그 부모에게 시범사업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중구보건소 관계자는 “지역아동센터에 등록된 소아·청소년 중 스마트폰을 보유한 19명을 선정했다”며 “소득 기준이 아니더라도 다른 취약계층(한 부모·조손가정·다문화가정)이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