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암 4년 새 32% 증가···증상 없어 더 위험

소화불량, 체중변화, 복부팽만 등 비특이적 증상 나타나면 난소암 3기 의심해야
전이된 종양 최대한 제거하는 종양감축술과 항암 치료로 생존율 향상

# 몇 년 전 김모씨(59·여)는 자꾸 배가 나오고 살이 찌는 기분이 들어 다이어트를 했으나 효과도 없고 소화도 잘 안 되어 가까운 내과에 방문했다. 초음파와 CT 검사 결과 복수를 동반한 난소종양이 의심돼 대학병원 산부인과로 재방문했다. 수술에 대한 부담감으로 주저하였으나 의료진의 적극적인 설득과 가족의 사랑으로 종양감축술과 항암치료를 받았다. 지금은 재발 없이 집 주변의 산을 오르내리며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

# 지난해 9월 러시아에서 임신 4개월인 한 여성(40)이 무작정 한국에 왔다. 말기 난소암 판정을 받았는데 러시아 현지 의료진은 그녀에게 배 속 아기를 희생시켜 난소암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아이도 살리고 그녀 자신도 살기 위해 지인 소개만 듣고 무작정 강동경희대병원 이종민 교수에게 수술받으러 왔다. 이 교수도 처음에는 “임신 중단 후 난소암 수술과 항암제 투여가 원칙”이라고 했지만, 그래도 아기를 낳겠다는 그녀의 고집을 꺾을 수 없어 ‘두 생명 구하기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이 교수는 “난소암은 주로 나이 든 여성에게 생기기 때문에 임신 중 난소암은 매우 드믄 사례”라며 “러시아 여성 환자의 경우 제왕절개와 난소암 수술을 동시에 진행해 태아도 살리고 환자도 살렸다. 올해 6월 마지막 항암치료 위해 방문했는데 그 사이 아기는 몸무게가 6kg이 될 만큼 훌쩍 자랐다”고 말했다.

난소암 환자, 매년 증가 추세
난소암은 여성에게 10번째로 많이 발병하는 암으로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4년 통계에 따르면 난소암으로 진단받은 환자 수는 총 1만5421명으로 2011년에 비해 약 32% 증가했다.

난소암 진단 통계(2011-2014년)
난소암 진단 통계(2011-2014년)

난소는 자궁 양쪽에서 여성 호르몬을 만들고 난자를 배란하는 약 3~4cm 크기의 작은 기관이다. 난소가 위치한 복강이 넓어 종양의 크기가 크더라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초음파 통해 정확한 진단
초음파는 직접 난소의 병변 여부와 형태학적 특징에 근거해 종양의 유무와 악성 가능성을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특히 복수 등이 없는 상태에서도 초기 암 진단이 가능하다.

우리나라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시행하는 정기검진에서 자궁경부암 검진과 질 초음파와 골반 진찰을 통해 난소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종양 크기가 작으면 이렇다 할 증세가 없어 증상을 통한 난소암 조기 발견은 쉽지 않다”며 “증상을 알았을 때는 3기까지 진행된 경우가 많으므로 주기적 부인과 검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종양감축술로 생존율 향상
난소암은 모든 암과 마찬가지로 정기검진을 통해 초기에 발견되면 항암 치료를 하지 않고도 완치할 수 있지만 증상 발현이 늦기 때문에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럴 때에도 적극적인 종양감축술과 항암 치료를 병행한다면 좋은 치료 결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픽사베이
픽사베이

이 교수는 “일반적으로 난소암의 진행성 병기가 의심되면 종양감축술을 준비한다”며 “종양감축술은 쉽게 말해 환자가 살면서 꼭 필요한 부분은 제외하고 다소 생활의 불편함이 있더라도 없어도 지낼 수 있는 장기 중 전이된 부분은 가능한 한 많이 제거하는 수술법이다”고 말했다.

종양감축술은 의학적으로 절제 가능한 전이 병소를 최대한 절제하기 때문에 환자의 생존율을 향상할 수 있는 수술법이다. 하지만 산부인과 전문의 중에서도 특히나 숙련도가 높은 부인종양 전문의가 직접 집도해야 하며 필요한 경우 외과 등 다른 진료과와 협진해야 한다.

난소암 생존율 향상을 위한 항암 치료
암 환자들이 수술 후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아마도 장기간에 걸친 항암 치료와 이로 인한 탈모 등의 항암 치료의 후유증일 것이다.

하지만 난소암은 다른 암에 비해 항암제에 대한 반응이 월등히 좋으므로 종양감축술에서 제거할 수 없었거나 눈에 보이지 않던 아주 작은 암세포를 없애는 데 효과적이다.

난소암 항암 치료는 생존율 향상을 위해 필요한 치료다. 일반적으로 3~4주 간격으로 6~9회 내외의 항암 치료를 받게 되며 CT 등의 검사를 통해 항암 효과를 평가한 후 필요하면 다른 약제로 바꿔 항암 치료를 지속한다.

이 교수는 “항암 치료 기간이 길어 환자의 심신이 매우 힘들겠지만, 곁에서 가족들의 정성과 사랑 그리고 의료진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다면 ‘희망의 길’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