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의사회, 1년 전 아프가니스탄 쿤두즈 병원 폭격 42명 사망

2015년 10월 3일 미군 공습으로 파괴
42명 사망, 단일 병원 폭격으로는 최대 사망
현재까지도 시리아, 예멘 등지서 병원 폭격 이어져

다음달 3일은 단일 병원 폭격으로 인해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쿤두즈 병원’ 공습 1주년이다.

지난해 10월 3일 국경없는의사회가 운영하는 아프가니스탄 병원이 미군 공습으로 폭격 당해 병원 스태프 14명, 환자 24명, 간병인 4명을 포함해 총 42명이 사망했다.

The remains of a bed frame in a room on eastern wing of the main Outpatient Department building.
The remains of a bed frame in a room on eastern wing of the main Outpatient Department building.

국경없는의사회는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동료들과 환자들을 추도하며 분쟁지역 병원 보호와 폭격 중단을 위해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높일 예정이다.

쿤두즈 병원 폭격 이후로도 ‘병원 폭격’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 28일에도 시리아 알레포 동부에서 운영 중인 국경없는의사회 병원 두 곳이 폭격으로 파괴됐다.

국경없는의사회 시리아 현장 책임자 카를로스 프란시스코는 “지금 해당 지역에 남아 있는 외과의사는 단 7명뿐인데 이들이 맡는 지역민은 약 25만 명”이라며 “이 와중에 알레포 동부는 가장 잔혹한 무차별 폭격을 당하고 있다. 공격은 멈춰야만 한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과 시리아뿐 아니라 예멘에서도 병원 공격은 끊임이 없다. 지난 8월에는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예멘 아브스 병원이 폭격 당해 19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당했다.

무자비한 공격으로 인해 국경없는의사회는 지속적인 피해를 입고 있으며, ‘병원 보호’라는 전쟁의 규칙을 저버린 국제 사회에 실망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조앤 리우 국제 회장은 지난 28일 오전 10시 뉴욕 유엔본부에서 분쟁지역 의료 활동 및 의료인과 환자 보호를 재촉구하는 연설을 전했다.

리우 회장은 이날 연설문을 통해 결의안 내용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회원국들이 나설 것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국경없는의사회 한국사무소는 분쟁지역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병원 폭격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고자 오는 10월 25일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병원 폭격 – 사라진 안전지대’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심포지엄을 통해 병원 폭격사태를 살피고 국제 인도주의 의료활동과 시설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쿤두즈 외상 센터

2011년, 국경없는의사회는 아프간 북부 도시 쿤두즈에 외상 병원을 열기로 결정했다. 각종 외상을 입은 사람들에게 무료로 양질의 외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그 지역에서는 중상을 입은 사람들이 치료를 받으려면 수도 카불, 혹은 파키스탄까지 길고도 위험한 길을 떠나야 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은 선적 컨테이너들을 개조해 병상 55개를 갖춘 병원을 세웠다. 그리고 응급실 1곳, 수술실 2곳, 집중치료실, X-ray 검사실, 진단검사 시설 등을 모두 구비했다. 병원은 개원 초기부터 분주하게 돌아갔다.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은 모든 사람을 치료했다. 민간인, 전투원, 모든 부족민. 그리고 모든 국경없는의사회 병원에서처럼 무기 반입 금지 정책을 엄격히 지켰다.

교통사고나 가내 사고로 오는 환자들이 대부분이었지만, 폭탄이 터지거나 격렬한 시위가 벌어질 때도 부상자들이 몰려왔다.

2012년에 시작된 대규모 건축 작업으로, 낡은 스핀자르 건물은 병상 92개 규모의 수준 높은 외상 병원으로 탈바꿈했다.

그리고 얼마 뒤 2013년부터는 의료팀들이 복잡한 내고정 시술도 시작했다. 병원 확장과 더불어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려면 엄청난 인력 확보와 훈련이 필요했다.

단 몇 년 만에, 이 병원은 쿤두즈 및 주변 지역 사람들에게는 생명선이 됐다.

2015년은 쿤두즈에서 몇 년 만에 가장 큰 전투가 벌어지는 시기였다. 5~6월에 수백 명의 전쟁 부상자가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쿤두즈 밖에서는 사람들이 병원 오기가 점점 더 어려워졌다.

평소 짧은 시간이면 올 만한 거리가 몇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필요한 의료 지원을 받으려는 사람들은 검문소도 여러 개 거쳐야 했고, 지뢰와 교차 사격의 위험도 감수해야 했다.

7월 1일, 아프간 특수 부대는 무장을 하고 병원에 무참히 침입했다. 환자들을 괴롭히고 직원들에게 신체적 폭행을 가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국제인도법을 위반한 이 용납할 수 없는 행위를 비난했다. 병원은 5일간 문을 닫았고, 그 사이 국경없는의사회는 군 당국과 만나 의료 시설의 중립성과 보호를 강조하고, 차후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확실히 해줄 것을 당부했다.

2015년 9월 28일, 갑자기 국경없는의사회 병원은 수시로 변하는 교전선 한가운데 놓이게 되었다. 무장한 반군 세력이 쿤두즈 탈취에 돌입한 것이다.

수백 명의 부상자들을 감당하기 어려웠던 의료팀은 서둘러 병상을 130개로 늘리며 병원 역량을 강화했다.

국경없는의사회 직원들은 목숨을 걸고 병원 운영 지속을 위해 애썼다. 단 5일 만에 수술 138회를 실시하고, 환자 376명을 치료했다.

그 당시 쿤두즈 외상 센터는 전투 한가운데서 부상자들이 갈 수 있는 마지막 피난처가 되었다. 남성, 여성, 아동, 민간인, 양편 전투원 모두가 품위 있게 치료를 받았다. 모두가 무기 반입 금지 정책을 철저히 지켰다.

An interior view of the MSF Trauma Centre, 14 October 2015, shows a missile hole in the wall and the burnt-out remians of the the building aftera sustained attack on the facility in Kunduz, northern Afghanistan..
An interior view of the MSF Trauma Centre, 14 October 2015, shows a missile hole in the wall and the burnt-out remians of the the building aftera sustained attack on the facility in Kunduz, northern Afghanistan..

10월 3일 토요일 새벽 2시8분을 시작으로, 미국의 무장 헬리콥터 AC-130이 병원 본관 건물에 포탄 211발을 발사했다.

당시 본관에서는 환자들이 병상에서 잠을 자거나 수술실에서 수술을 받고 있었다. 살아남은 직원들은 부상을 입은 친구들과 동료들을 살리려고 병원 부엌에 임시 수술대를 마련했다.

이 공격으로 우리 동료 14명, 환자 24명, 간병인 4명이 숨졌다. 37명이 부상을 입었고, 그중 일부는 평생 안고 가야 할 부상을 당했다.

그리고 아프가니스탄 지역 수천 명이 구명 의료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됐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 참사로 인해 목숨을 잃은 우리 동료와 환자들을 기억하며, 전쟁중에도 의료 지원 프로젝트를 보호하고 병원을 공격 목표로 삼지 말 것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쿤두즈 이후 병원 폭격

2015년 10월 3일 쿤두즈 외상 센터 공격 이후, 국경없는의사회가 운영 및 지원하는 의료 시설에 최소 75차례의 공격이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