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양극화 부추기는 ‘누트로픽스’, 이대로 좋은가?

요즘 실리콘 밸리는 ‘누트로픽스(Nootropics)’ 열풍이 불고 있다.

최근 시행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실리콘 밸리에서 종사하는 프로그래머, 개발자 중 누트로픽스 복용 수치가 4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왔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누트로픽스는 ‘바이오해킹’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뇌를 해킹해 기억력과 집중력을 향상하기 때문이다.

누트로픽스를 주제로 한 영화 리미트리스(Limitless 2011)가 오래전에 나왔을 정도로, 이 바이오해킹은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또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Elon Musk) 회장, 현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 등이 누트로픽스 중 하나인 에더럴을 복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로 미국 상위계층 사이에서는 광범히 하게 퍼져있다.

대기업 CEO들과 정치인들은, 주로 학창시절 때 누트로픽스를 처음 접하게 된다. 아이비리그(Ivy League)에 속하는 미국 명문대 학생들은, 다른 대학의 학생들에 비해 누트로픽스로 학업성적을 올리고 있는 경우가 비명문대 학생보다 두 배나 높다는 조사결과도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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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학업성적이 우수한 학생일수록, 누트로픽스를 복용하는 수치가 높아진다.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도 누트로픽스 중 하나인 에더럴을 복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로 미국 상위계층 사이에서는 광범히 하게 퍼져있다.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도 누트로픽스 중 하나인 에더럴을 복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로 미국 상위계층 사이에서는 광범히 하게 퍼져있다.

국내도 예외는 아니다.

메틸페니데이트(methylphenidate, MPH)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와 기면증 치료제로 승인된 향정신성의약품이다.

이목희 의원(민주당)은 “재정자립도가 높고 학부모들의 교육열이 높을수록” 이 약이 처방되는 경우가 많음을 지적한 바 있다.

결국, 누트로픽스는 상위층들이 복용하는 약이 아니라, 상위층으로 올라서기 위해 복용 되고 있는 약이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이목회 의원이 지적했듯, 이 누트로픽스 계열의 약들은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가정에 속한 학생들에게만 주로 제공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11년 발표한 ‘대학 진학 격차의 확대와 기회 형평성 제고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지역 학생 중 15개 주요 특수목적고 졸업생들의 서울대 입학비중은 2002년 22.8%에서 2011년 40.5%로 빠르게 확대됐다.

특수목적고와 강남 3구 학생들의 서울대 입학 비중을 합치면 그 비중은 같은 기간 56.2%에서 65.7%로 늘어났다. 여기에 강남 3구 이외 서울대 진학률 상위 3개 구(양천·광진·강동)까지 더하면 입학비중은 70.8%에서 74.3%로 증가했다.

또 지난해 7월 김세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서울대 경제연구소의 <경제논집>에 발표한 ‘경제성장과 교육의 공정경쟁’ 논문에 의하면 강남구 학생의 서울대 입학률이 강북구보다 무려 21배의 차이가 났다고 한다.

소득 격차가 교육 양극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 능력에 따라 학업성적이 결정되고 있는 이 현상이 과연 사회적으로 바람직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