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사회연구원(2015)이 중고생을 대상으로 1년간 개인적·사회적 측면에서의 불안요소를 파악한 결과, 60%가 개인적인 불안으로 학업(32.9%)과 진로문제(28%)를 뽑았으며, 사회적 불안으로는 빈번한 교육입시제도 변경(17.6%), 정치 및 대외관계(17.0%), 안전문제(13.4%) 등을 꼽았다.
국내 학생들의 삶의 만족도가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왔다.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2016)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학생에게 삶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설문조사를 했다. 이에 ‘만족한다’와 ‘매우 만족한다’라고 응답한 학생 비율을 OECD 국가 간 비교한 결과, 평균 85.2%를 미치지 못한 73%로 OECD 국가 중 가장 낮았다. 초등학생에서 중학생, 고등학생까지 학년이 올라갈수록 자살 충동을 더욱 많이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 원인으로는 1위 부모와의 갈등, 2위로는 학업이 차지했다.
2010년 이후 청소년 자살률은 점차 감소 추세였다. 하지만 10대와 20대 청소년의 사망원인으로 자살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돼 지속적인 사회적 관심과 자살예방에 대한 정책이 필요하다.
청소년 자살 예방을 위해서는 자살 고위험군이 보이는 언어적, 행동적, 상황적 신호를 감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이나 주변인들이 이러한 청소년의 자살 신호를 접했을 때는 무시하지 말고 따뜻하게 위로해주고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 자살 생각을 경험한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의 비교결과 자살을 생각하지 않은 집단이 소통에 대한 점수가 더 높게 나타났다.
청소년 자살 고위험군이 가족 또는 주변인에게 발신하는 신호로는 △‘언어적 신호’, 자살에 대해 직간접적 표현, 절망감과 죄책감에 대한 단어 사용, 괴롭거나 불면증을 호소하는 신체적 불편함에 대한 표현 △‘행동적 신호’, 평소와는 다른 일탈 행동 또는 불안, 슬픔, 무기력 등의 우울증 증상, 인터넷에서의 자살 방법 습득 △‘상황적 신호’, 애인과 이별하거나, 친구와 싸우거나 SNS 등에서 부정적인 단어가 증가 등으로 나뉜다.
소통에 대한 방법으로 부모는 자녀를 무턱대고 비난하기보다는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교사는 우울증 선별도구를 통해 정도를 평가하고 상황에 맞춰 전문가와 연계해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친구의 경우에는 친구가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인다면, ‘괜찮니?’라고 물어보며, 대화를 유도해 공감해주는 것이 필요하고 친구가 충동적이거나 극단적인 모습을 보이면 즉시 선생님 또는 부모에게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
중앙자살예방센터의 홍창형 센터장은 “청소년 자살에 대한 예방과 청소년의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청소년 개인, 가족, 사회 모두의 변화와 노력이 필요하다”며 “교과과정에 행복학개론 등을 구성해 청소년 스스로가 행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고, 가족과 사회가 어떠한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지 구체적인 논의와 실천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앙자살예방센터는 국가 자살예방 정책 수행기관으로 2012년 개소 이후 인터넷을 통한 자살 모의 등을 방지하고자 모니터링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3만 건 이상의 자살 유해정보를 삭제했다. 또한, 보건복지부와 ‘자살보도 권고기준 2.0’을 마련, 미디어의 자살보도로 야기되는 모방자살과 자살방법 학습화를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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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