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중 농도 10㎍/㎥ 증가 시 발생위험 5%씩 늘어
2011~2013년 뇌졸중 환자 1만3535명 분석 결과

미세먼지와 같은 대기오염 물질이 심인성 뇌졸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기오염 농도가 높은 겨울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삼성서울병원 방오영 교수·분당서울대병원 배희준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11년 1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뇌졸중으로 전국 12개 의료기관에서 치료받은 환자 1만3535명(평균 나이 67.8세, 남성 58.5%)을 분석한 결과 내놨다.

연구팀은 이들 환자가 내원하기 직전 일주일 동안 주거지 기준 대기오염 정도를 파악해 뇌졸중 발생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여러 뇌졸중 중에서도 심인성 뇌졸중, 즉 심방세동과 같은 심장 질환으로 생긴 혈전이 뇌혈관을 막아 생기는 경우가 대기오염과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환자의 나이와 성별, 고혈압, 당뇨, 흡연경력 등 위험인자 등 개개인의 특성은 물론 뇌졸중 발병 전 일주일간의 평균 온도와 강우량 등 다른 환경적 요인 등을 모두 고려한 결과다.

연구팀에 따르면, 대기오염 물질 가운데 미세먼지(PM 10)와 이산화황(SO2)이 심인성 뇌졸중과 직간접적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유형의 뇌졸중은 이번 연구에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대기오염 이미지
대기오염 이미지


미세먼지의 경우 대기 중에서 10㎍/㎥가 증가할 때마다 5%씩, 이산화황의 농도는 10ppb 상승할 때마다 57%씩 각각 심인성 뇌졸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인성 뇌졸중의 발병 경향은 계절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와 이산화황 농도가 높은 겨울(24.3%)과 봄(23.7%)의 경우 다른 계절에 비해 심인성 뇌졸중이 전체 뇌졸중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거주 지역 역시 심인성 뇌졸중에 영향을 미쳤다. 인구 4만명 이하 시골 지역에서 대기오염이 가장 낮았으며 뇌졸중에서 심인성 뇌졸중이 차지하는 비율도 가장 낮았다. 하지만 중소도시의 경우 대기오염이 가장 심했으며, 심인성 뇌졸중도 가장 높은 것으로 나왔다.

이러한 결과가 나온 데 대해 연구팀은 정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미세먼지와 같은 대기오염 물질이 심박 수나 부정맥 등 심혈관계 전반에 걸쳐 유해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실제로 일부 연구에서 아시아 국가의 뇌졸중 발생 위험이 대기오염이 상대적으로 덜한 유럽이나 북미 국가들에 비하여 많게는 9배까지 높다는 보고가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한다.

방오영 교수는 “심인성 뇌졸중은 심한 후유장해가 남는 경우가 많으며, 노년층의 삶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질환”이라며 “이번 연구결과는 이런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환경적 요인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인을 비롯해 뇌졸중 위험 인자가 있는 사람이라면 대기오염 정보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국가적인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뇌졸중 국제 학술지 <Stroke>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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