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vs. 한의사·약사 행정처분 ‘이중잣대’

필자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 ‘이중잣대’다.

1. 의약품의 조제와 처방

의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가를 받은 의약품만 처방할 수 있다. (조제 및 판매는 불가하고 오로지 처방만 할 수 있다) 식약처는 매우 까다로운 검증절차를 거친 의약품만 사용할 수 있도록 인가를 한다. 참고로 국제적으로 신약 하나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이 까다로운 검증절차를 통과해야 하므로 평균 약 7000억원 정도의 재원이 소요된다.

메디포스트 줄기세포 연구실

한의사는 각종 한약재를 이용해 직접 약제를 조제·판매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약제들은 식약처 허가가 필요 없다. 심지어 약침이라고 불리는 주사제도 직접 만들어서 판매할 수 있다. 암을 고친다는 한방주사제도 식약처의 허가사항을 통과하지 않은 제품들이다. 굳이 7000억원을 들여 임상 1상, 2상, 3상, 4상을 하지 않아도 2만 한의사는 누구나 모두 신약을 만들 수 있다.

2. 물리치료

의사가 직접 물리치료를 하는 경우 그 비용을 환자 또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할 수 없다. 의사가 물리치료를 한 비용을 청구하는 경우 불법이다. 그리고 의원에서 간호사 또는 간호조무사가 물리치료를 하는 것은 불법이다.

한의사가 물리치료를 하는 경우 물리치료 비용을 환자와 건보공단에 청구할 수 있다. 이것은 합법이다. 그리고 한의원에서 간호사 또는 간호조무사가 물리치료를 하는 행위는 처벌하지 않는다.

3. 약화사고의 책임

의사가 처방한 약의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 그것을 의사가 책임진다. 그러나 약사는 책임지지 않는다. 그런데 약국관리료, 기본조제료, 복약지도료, 의약품관리료, 조제료를 받아가는 사람은 의사가 아니라 약사다.

약 조제

4. 약값에 대한 책임

의사가 처방하고 약국에서 조제한 약이 건보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기준에 맞지 않는 경우 약값은 의사가 물어내야 한다. 약값을 진료비에서 깎는다. 그러나 약국에서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 조제료에서는 약값을 한 푼도 깎지 않는다.

5. 대형병원과 동네의원

대형병원에서는 약값이 비싼 약제를 장기간 처방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동네의원에서 똑같은 처방을 하면 대부분의 경우 삭감(건보공단에서 진료비를 깎아서 지급하는 것)을 당한다. 대학병원에서 6~9개월의 장기처방이 다반사로 내려질 수 있는 이유이고 대학병원의 외래환자가 동네의원으로 넘어오지 않는 이유다.

6. 무죄추정과 유죄추정

정치인들이 뒷돈을 받은 정황이 드러날 경우 범죄가 입증되기 전까지 무죄가 추정되고 혐의가 인정되지 않지만, 의사는 리베이트를 받은 정황적 증거만으로 형사적 행정적 처벌을 받는다(예: 뇌물 리스트만으로 정치인 처벌 불가, 리베이트 리스트만으로 의사는 처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