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단체연합, 대선후보 보건의료 공약 평가···1등 심상정·2등 문재인

5가지 기준과 17개 항목으로 각 후보들 채점
심상정(87.5점) 1위, 문재인(52.5점) 2위, 안철수(41.3) 3위, 유승민(18.8점) 4위, 홍준표(13.1점) 5위
문재인, 유승민 등 주요 후보자들 공식 보건의료 공약 발표 없어 유감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보건의료단체연합)이 주요 정당 대통령 후보 보건의료 정책·공약을 5개 분야(건강보험 보장성·공공의료 및 공급체계·영리화/상업화·국가재정책임·빈곤층 의료비 대책), 17개 항목으로 평가했다. 평가 결과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87.5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문재인 후보가 52.5점으로 2위를 차지했고, 5위는 홍준표 후보다.

19대 대선후보 보건의료 비교 채점표(출처 보건의료단체연합)

보건의료 공약 평가에서 1위인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측면과 의료이용 체계 개혁, 의료민영화·영리화 저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심상정 후보는 유승민 후보와 함께 명확하게 상병수당 도입을 공약했고, 건강보험 보장성의 목표치를 전체 80%(입원 90%)로 제시했다.

1등 심상정

또한 국민의료비 부담의 원인인 비급여항목 규제 정책과 시민사회가 요구하고 있는 아동·청소년 무상의료 실현을 공약했다. 심 후보는 제주도에 설립 중인 영리병원의 폐지, 의료영리화법으로 우려되는 서비스발전기본법과 규제프리존법 폐지 입장을 명확히 했으며, 치료재료 및 신의료기술에 대한 안전성‧효과성 평가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으로 의료자본 통제 방안도 밝혔다.

공공의료 강화를 위해 ‘필요도에 따른 지방 의료원 확충, 공공지원센터, 보건지소 강화, 공공보건 인력 단계적 확충, 지역건강위원회 보건의료대개혁시민위원회 설치’ 등 공공인력 확충·공공거버넌스 구축을 방안을 공약했다. 하지만 공공인프라 측면에서 공공의료의 획기적 강화 방안은 부족하다는 평가다.

2등 문재인

2위를 차지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대선이 불과 2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공식적인 보건의료 공약을 발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보건의료단체연합은 더불어민주당이 각종 토론회에서 발표한 자료와 문재인 후보가 TV토론에서 발언한 내용 등을 근거로 평가했다.

유력 대선 후보가 사회보장분야에서 가장 우선되어야 할 국민건강권 및 보건의료 공약을 공표하지 않은 문재인 후보 진영이 국민 건강과 관련된 비전과 약속을 우선 순위로 삼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후보의 경우 건강보험의 목표보장률을 제시하지 않으며, 상병수당 도입도 언급하고 않았다. ‘비급여에 대한 전면급여’라는 내용을 밝히지만 이에 대한 방안은 불명확하다.

또한 공공의료 확충 언급이 ‘치매지원센터, 공공치매 전문병원’으로만 돼 있어, 공공의료 개혁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문 후보 측이 토론회에서 언급하고 있는 ‘민간의료기관의 공공적 역할 강화’를 위해서도, 그 바람직한 역할모델이 되어야 할 공공의료기관 확충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공공의료의 양적 질적 개혁 없이는 ‘민간의료기관의 공공적 역할 강화’는 그저 정부의 립서비스이거나 실효성 없는 정책이 될 공산이 크다. 무엇보다도 의료를 산업화하겠다는 입장을 전제로 의학 연구 성과 상업화와 의료자본 규제완화, 약가결정 규제 완화 추진을 밝혔다.

이 정책들은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되던 의료민영화의 일부이자 식약처 규제완화 정책과 맞물려 있다. 모순된 정책들이 보건의료 제도 내에서 어떤 충돌을 빚어내게 될지 매우 우려스렵다는 평가다.

19대 대선후보 토론회(사진=KBS)

3위를 차지한 안철수 후보는 ‘56개 공공지역 거점 병원과 공중보건 장학제도, 공공의료 관리체계 복지부 일원화’로 공공의료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공약해 공공의료 인프라 구축과 공공거버넌스 측면에서 다른 후보들보다 높은 점수를 얻었다. 그러나 공공의료 강화와 상충되는 규제프리존 찬성은 이러한 공약의 실효성은 의심스럽다.

안철수 후보 역시 건강보험의 목표보장률을 제시하지 않았다. 공급체계 개혁을 위해 ‘단골의사제도’ 도입을 공약했으나, 의료이용체계 개편의 핵심인 대형병원 규제 방안이 빠졌다.

4위, 5위를 차지한 유승민, 홍준표 후보는 공공의료에 대한 아무런 언급이 없는 점을 볼 때, 보건의료제도의 기본에 대한 이해가 충실한지 의심스럽다. 더욱이 안철수 후보와 함께 두 후보 모두 공공의료를 부정하고 의료민영화를 가속시킬 규제프리존법에 대한 찬성 입장을 명확히 한다는 점에서 낮은 점수를 얻었다.

반면 유승민 후보는 건강보험 보장률을 전체 80%까지 높이겠다고 공약했고, 비급여를 점진적으로 급여로 전환하겠다고 언급했다. 의료비상한제의 경우 1%에서 10%로 높이겠다는 공약을 내놓았으나, 상한제 설정의 범주를 명확히 공개하지 않아 판단을 유보할 수밖에 없었다. 유승민 후보 역시 공표한 보건의료 공약이 없으며, 토론회 등의 자료집을 참고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홍준표 후보의 경우, 장애인 주치의제 도입 외 다른 후보 진영과 비교해 모두 낮은 점수를 받았다. 게다가 진주의료원 폐원의 당사자이며, 서비스발전기본법과 규제프리존법을 적극 찬성하는 입장을 밝혀 오히려 의료 보장과 국민건강권을 훼손할 인물이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