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현실 반영한 급성 심부전 진료지침 첫 제정
급성 심부전 환자 급증에 따른 한국형 지침서

대한심장학회 산하 심부전연구회(회장 전은석)가 국내 심부전 환자의 진료 계획 수립을 위해 지난해 ‘만성 심부전 진료지침’에 이어 국내 최초의 ‘급성 심부전 진료지침’을 제정했다.

이번 진료지침은 지난해 3월 제정된 만성 심부전 진료지침 이후 1년여 만에 완성된 것으로,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연구회 하계 심포지엄에서 발표됐다.

급성 심부전은 심부전 증상이 급격하게 악화되는 경우를 말한다. 심근경색, 고혈압, 당뇨병, 판막질환, 선천성 심장질환 등이 대표적인 원인질환이다. 노령 인구의 입원, 입원 기간에 사망, 재입원 등의 주요 원인으로, 심장질환의 발생률이 증가함에 따라 유병률이 늘고 있다.

치료 예후가 매우 나빠 치료 후 퇴원하더라도 2명 중 1명은 6개월 내 재입원하고 10명 중 3명은 4년 내 사망한다. 급성 심부전으로 8일 입원 시 의료 비용이 약 770만원에 달한다.

연구회는 기존 미국, 유럽 등의 진료 지침서가 국내 현실을 잘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환자들의 효과적인 진료 계획 수립을 위해 이번 진료지침을 제정했다.

급성 심부전 진료지침이 발표된 것은 한국형 심부전 진료지침 제정 논의가 처음 시작된 이후 약 5년 만이다. 만성과 급성 심부전은 진단 및 치료에서 다르게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 독립된 지침서로 제정됐다.

진료지침은 심장내과 및 순환기내과 전문의 18명으로 구성된 제정위원회가 기존 지침서에 포함된 임상 연구와 증거 외에도 국내 심부전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논문 분석들을 수집, 평가, 분석해 만들어졌다. 진료지침의 범위는 모든 원인에 의한 박출률 저하 및 보존 급성 심부전의 정의, 진단 및 치료를 포함하고 있다.

급성 심부전 진료지침 제정 위원회 위원장 최동주 교수


급성 심부전 진료지침 제정위원회 위원장 최동주 교수는 “급성 심부전은 응급실로 내원하는 환자의 가장 흔한 진단 중 하나로, 원인 질환이 다양하고 명확한 진단 기준이 없어 환자 의료 질의 향상을 위한 통합된 진료지침 제정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특히 급성 심부전 환자의 생존 여부는 즉각적인 진단과 적절한 치료에 달려 효과적인 진료 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진료지침이 매우 중요하다”며 “고령화에 따라 국내 심부전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새롭게 제정된 진료지침이 환자들이 생존율과 삶의 질을 높이는 양질의 치료를 받을 수 있는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회는 이번 진료지침 약 3000부를 전국의 심장내과 전문의를 대상으로 배포할 예정이며, 자세한 내용은 연구회 홈페이지(http://khfs.or.kr/)에서 열람할 수 있다.

심부전이란?
심부전은 심장이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해 체내 대사에 필요한 충분한 양의 혈액을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심장에 영향을 주는 심근경색, 고혈압 등 심장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심장 관련 질환의 마지막 단계에서 발생한다.

심부전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호흡곤란이 있으며, 처음에는 운동하거나 움직일 때 나타나지만 질병이 악화되면 밤에 잠을 자다가 갑자기 숨이 차 깨기도 하고, 가만히 쉬고 있을 때도 숨이 가빠진다. 또한, 심장이 신체 기관에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기 때문에 천명, 부종, 심한 피로감 등의 임상 증상도 동반된다.

심부전은 심장이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해 체내 대사에 필요한 충분한 양의 혈액을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심장 질환의 최종 단계에서 나타나는 만큼 진단받았을 때는 예후가 좋지 않고 사망률이 높다. 국내 급성심부전 연구 결과를 보면, 심부전으로 입원한 환자 중 6.4%가 입원 중에 사망하고, 1년 후 사망률은 15%, 4년 후 사망률은 3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부전의 전 세계적인 예후는 더 나빠 5년 생존율이 남자는 35%, 여자는 절반에 불과한데 이는 폐암을 제외한 대부분 암보다 낮은 수치다.

심부전은 심장 질환 중에서 의료비가 가장 많이 드는 단일 질환이다. 심부전 환자 10명 중 7~8명은 응급실을 통해 내원했다가 입원해 중환자실에서 집중 모니터링을 받기 때문에 전체 심부전으로 인한 의료비 중 입원비용이 60~70%를 차지한다.

최근 국내 최초로 시행된 전국 6개 종합병원을 대상 ‘국내 급성 심부전 환자의 의료비용’에 대한 연구 결과, 급성 심부전 환자의 연간 의료비는 외래 약값을 제외하고 697만원이었고, 입원진료비용이 이 중 95%를 차지하는 666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심부전 환자들은 입원 후 퇴원하더라도 반복적으로 입원하거나 응급실을 방문하는 등 외래치료 과정의 악순환을 장기적으로 반복한다.

최근 발표된 국내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대규모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심부전 환자 10명 중 3~4명(37.4%)은 1년 이내에 심장 문제로 재입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고령화 현상이 심각해 지면서 심부전 환자 및 심부전으로 인한 의료비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질병 통계에 따르면 최근 6년간 국내 심부전 환자 수는 약 21% 증가했고, 진료비 부담은 54%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부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생활습관의 관리가 중요하다. 계단을 이용하거나 하루 20분 이상 걷기 등 꾸준한 운동과 함께 나트륨 섭취량을 조절해야 한다.심장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여 심부전의 주요 원인이 되는 비만, 당뇨, 흡연, 혈압을 꾸준히 조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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