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동맹국, 예멘 국경없는의사회 의료시설 공습

폭격 당한 국경없는의사회 시아라 병원
폭격 당한 국경없는의사회 시아라 병원

예멘 내전이 전쟁 규칙을 무시한 채 벌어지면서 최근 국제 인도주의 구호 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 의료 시설 3곳이 폭격 당했다.

국경없는의사회 라켈 아요라(Raquel Ayora) 운영국장은 “현재 예멘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은 어마어마한 고통을 유발하고 있다”며, “병원 및 의료 시설들이 보호받고 있다는 사실을 분쟁 당사자들이 인식하지도 존중하지도 않는다는 것을 잘 반영한다. 이로 인해 분쟁 지역에 갇힌 사람들이 날마다 겪는 파괴적인 여파를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전쟁이 발발한 후, 공공 장소들은 대규모 폭격을 맞았다. 아요라 국장은 “남아 있는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다”며 “국제인도법에 따라 의료 시설들은 명백히 보호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병원들마저도 파괴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3개월이 채 되지 않는 기간, 예멘에서 진행되는 국경없는의사회 의료 활동은 4차례나 공격을 받았고, 매번 공격의 강도는 더 심해졌다.

첫 번째 공격은 지난 10월 26일에 발생했는데, 사우디 주도 동맹국의 전투기들이 사다 주(州) 하이단 지역에 있는 병원에 수차례 폭격을 가했다. 12월 2일에는 타이즈의 알 후반 지역에서 국경없는의사회 이동 진료소가 공습의 타격을 받아, 근처에 있던 1명이 숨지고 국경없는의사회 직원 2명을 포함해 총 8명이 다쳤다. 1월 10일에는 국경없는의사회의 지원을 받는 시아라 병원이 공격을 받았다. 6명이 숨지고 최소 7명이 다쳤는데, 부상자 대부분은 의료진과 환자들이었다.

1월 21일, 사다 주(州)에서 일련의 공습이 일어나 국경없는의사회 구급차가 공격을 받아 운전기사가 숨졌다. 이 공격으로 최소 6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이 모든 사건들에 대해 국경없는의사회는 아직 그 어떤 공식적인 해명도 듣지 못한 상태이다.

아요라 국장은 “의료 시설에 대한 공격을 ‘실수’ 혹은 ‘오류’라고 치부하면서 점점 더 그 심각성을 축소시키는 것을 보고 있다”며 “지난주 영국 외무장관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예멘에서 고의적으로 국제인도법을 위반한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보호받고 있는 병원을 실수로 폭격한 것도 용납할 수 있다는 의미인데, 이러한 논리는 무례하고 무책임한 것이다”고 말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시아라 병원 공격을 독립적으로 조사해줄 것을 국제인도주의 사실조사위원회(IHFFC)에 요청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아프가니스탄 쿤두즈에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외상 병원에 미군이 폭격을 가한 이후 IHFFC에 조사를 의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국경없는의사회는 IHFFC 조사에 응할 것인지에 대한 미국 정부의 공식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IHFFC는 제네바 협정 아래, 국제인도법 위반사항을 조사하기 위해 설립된 유일한 영구 사실조사 기관이다.

의료 시설 보호의 중요성에 관한 인식이 늘어나고 그 정치적 영향력도 커지는 가운데, 이제 분노와 비난의 언급을 넘어 실효성 있는 결정들을 내려야 할 때가 왔다. 국경없는의사회 조앤 리우(Joanne Liu) 국제 회장은 “예멘과 아프가니스탄에서 4개월간 우리 의료 시설 4곳이 공격을 당했다”며 “우리가 이렇게 피해를 보고 있는데 예멘을 비롯한 다른 분쟁 지역에서는 얼마나 더 많은 의료진과 환자들이 공격을 당하고 있겠냐”고 성토했다.

리우 회장은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은 채 이러한 경향이 지속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 운영 중인 병원들은 절대로 합법적 공격 대상이 되지 않게 하겠다는 점을 모든 분쟁 당사자들이 보장해줄 것을 시급히 요청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