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성형외과 ‘섀도 닥터’ 제동 건다

지난 2013년 한 여고생이 그랜드성형외과에서 수술을 받다가 뇌사 상태에 빠진 사건과 관련해 성형외과의사회가 폭로한 이 병원의 ‘유령 수술(섀도 닥터)’에 공정위가 제동을 걸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수술의사가 변경될 경우 반드시 환자나 보호자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2016년 업무계획’을 지난달 31일 발표했다.

공정위는 우선 병원 수술동의서 표준약관을 개정해 병원이 수술 참여 의사에 대한 구체적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고, 수술 의사 변경 때 환자나 보호자에 대한 동의 절차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환자가 마취된 사이 수술을 맡기로 했던 의사를 바꿔치기하는 ‘유령 수술’ 논란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수술동의서 표준약관이 보급되면 수술 의사 변경과 관련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환자가 이를 근거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된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양요안)는 지난해 11월 서울 신사동 소재 그랜드성형외과 병원장의 사무실 등 3~4곳을 압수수색해 수술일지 등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출처 그랜드성형외과

2013년 12월 이 병원에서 쌍꺼풀과 코 수술을 받던 여고생 장모(19·여)양이 뇌사 상태에 빠지자 ‘유령수술 근절 특임위원회’ 꾸린 성형외과의사회가 지난해 4월 사기 등의 혐의로 그랜드성형외과를 검찰에 고발한 것이 수사가 시작된 것이다.

유령 수술(대리 수술)은 상담 과정에선 성형외과 전문의가 수술할 것처럼 설명한 뒤 수술을 위해 마취를 한 이후에 환자 동의 없이 다른 의사(섀도 닥터)가 들어와서 수술을 하는 것을 말한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는 지난해 12월 22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그랜드성형외과의 유령수술 피해자가 최대 20만명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성형외과의사회 조사에 따르면 턱·광대뼈 등을 깎는 윤곽 수술은 거의 대부분 환자에게 수술하겠다고 약속한 의사가 행하지 않았다. 시술의사 대부분은 성형외과 전문의도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코·가슴 성형이나 지방흡입 수술 일부도 대래수술로 행해졌다.

또한 안면윤곽 수술의 대가로 알려진 그랜드성형외과의 한 의사는 실제로 수술은 한 건도 집도하지 않았고, 또 다른 의사는 서류상 하루에 90건의 수술을 집도했다.

그랜드병원 측은 성형외과의사회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는 등 양측은 2년 가까이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