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 감기 예방 못한다···득보다 실이 더 커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홍삼이 명절 선물 인기품목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홍삼은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전체 매출의 39.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데 홍삼 함유 건강기능식품들이 소비자들의 기대만큼 안전하고 몸에 이로운 것일까? 국민 선물 세트 홍삼. 강동경희대한방병원 사상체질과 황민우 교수와 함께 홍삼에 대해 알아보자.

홍삼

홍삼을 먹고 이런 증상이 생긴다면?

40대 여성 A씨는 선물로 받은 홍삼을 1달간 복용하면서 처음에는 피로감이 줄어들고 차갑던 손발이 따뜻해지면서 몸이 좋아진다고 생각했으나 3주 째부터 갑작스럽게 얼굴로 열이 오르면서 붉어지고, 수시로 심한 두근거림이 생기기 시작했다. 홍삼을 그만 먹었으나, 이후 4주가 지나도록 상열감과 두근거림이 가라앉지 않고 불면 증상까지 생겨 병원을 내원했다.

50대 남성 B씨는 여행지에서 홍삼을 구입해 1주일 간 복용했다. 이후 온몸에 가려움증과 발진이 반복적으로 생기고, 하루에 수차례 생겼다 가라앉는 증상이 반복됐다. 피부과에 내원해 두드러기 진단을 받고 항히스타민제를 처방받았다. 약을 복용하면 바로 가라앉았으나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두드러기가 반복하여 나타나기가 2달째, 그 원인과 치료를 목적으로 병원을 내원하고 있다.

50대 여성 C씨는 어릴 때부터 수족냉증으로 불편하여 이를 개선하고자 홍삼을 3년간 복용하였다. 첫 2년간은 손발이 따뜻해지고 겨울에도 추위를 잘 견딜 수 있을 정도로 증상 개선이 있었다. 그런데 이후 1년은 체중이 조금씩 증가하면서 얼굴과 머리, 등, 가슴 쪽으로 땀이 증가하기 시작해 한여름뿐만 아니라 뭐라고 하려고 집중하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땀이 과도하게 많이 나고,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갱년기 증상이라고 생각하여 이를 개선할 목적으로 병원을 내원했다.

홍삼은 인삼과 다르다?

홍삼은 말리지 않은 수삼을 증기 또는 기타 방법으로 쪄서 익혀 말린 것이다. 중국 명나라시대 대표적인 약학서인 본초강목(本草綱目)에서는 “백삼으로 사용하는 경우와 홍삼으로 사용하는 경우 효과와 약성이 달라지며 증상에 맞추어 이들을 알맞게 사용해야 한다.”고 기록되어 있지만, 근세에 들어서는 홍삼과 인삼을 구분하지 않는 주장이 보다 우세하다. 청나라 시대 명의 진수원(陳修園)은 “홍삼과 인삼의 효과 차이는 과대평과 되었으며 실제로 인삼의 효과와 크게 차이가 없으니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연구에서는 인삼을 홍삼으로 가공하는 과정에서 일부 Ginsenoside(인삼에 있는 사포닌)의 변화가 있기는 하지만 인삼과 홍삼의 성분이나 약리작용 간에 유사한 부분이 많아 효능의 차이가 있는지 구분하기 어렵다고 결론을 내렸다. 즉, 홍삼과 인삼은 현재까지 특별히 다르다고 할 만한 약리작용이 없다는 것이다.

인삼

홍삼은 부작용이 없다?

소비자들은 일반적으로 홍삼이 인삼보다 부작용이 적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제로 홍삼이 일으키는 부작용이 적지 않다. 인삼을 증숙 하는 과정에서 신경 독성을 유발하는 Dencichine 성분은 감소하지만 동시에 인체 독성 물질의 해독효소인 P450의 활성이 저해되어 다양한 부작용을 야기한다.

식품의약안전처에서 실시한 영양기능식품 안전성 평가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건강기능식품으로 인한 부작용 사례 90례 중 홍삼으로 인한 부작용 사례가 10건으로 전체 사례 내에서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주요 부작용 증상으로는 두통, 고열, 메스꺼움, 두드러기, 설사, 수면이상, 혈압상승, 변비 등이 보고됐다.

홍삼제품의 기준 규격 및 기능성 재평가 적정성 검토에 관한 용역연구 결과 실험실에서 실험용 쥐에 대한 실험에서는 대체로 안전하나 부작용 사례가 적지 않아 홍삼의 적정성 및 복용량에 대해서는 보다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확인됐다. 이러한 이유로 프랑스와 독일에서는 홍삼을 의약품으로 분류하고 있고 미국에서도 의약품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홍삼을 복용하면 감기에 잘 걸리지 않는다?

시중의 한 홍삼 판매 업체가 “홍삼을 먹고 감기에 걸리면 병원비를 내준다”고 광고로 논란이 됐다. 최근 연구에서 인삼의 산성다당체 성분이 면역 기능을 담당하는 대식세포의 활성도를 높여 면역력을 증강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다한 홈페이지 갈무리

하지만 인체의 면역력은 자연면역과 획득면역 두 가지 기전이 있다. 자연 면역은 선천적으로 갖고 태어나는 면역으로 세포에 병원체가 붙지 못하도록 하는 점막이나 외부 바이러스를 잡아먹는 대식세포 등이 좌우 한다.

반면 획득면역은 병원체를 통해 후천적으로 획득한 면역으로 면역 세포인 B세포와 T세포가 주로 작용한다. 즉 자연 면역력이 일반적인 병원체의 감염을 막는 방패라면 획득 면역력은 병원체를 공격하는 창이다. 따라서 홍삼의 복용으로 자연 면역력이 높아진다고 외부 바이러스를 공격하는 항체까지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다.

홍삼은 몸이 찬 사람이 먹으면 좋다?

홍삼은 한약재 가운데 양기(陽氣)를 보강하는 대표적인 약물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몸이 찬 사람에게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상의학 입장에서는 이와 달리 접근한다. 홍삼의 올바른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사상체질 진단이 필요하다. 홍삼은 소음인에게 적합한 약물이며 대개 소음인은 몸이 찬 이미지와 결부시켜 홍삼은 몸이 찬 사람에게만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소음인 중 열이 많은 사람이 홍삼을 써야만 열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열이 많은 사람에게도 홍삼이 필요한 경우에는 효과를 발휘한다. 반대로 소양인 중에서 몸이 차거나 추위를 타는 병증에 해당하는 사람의 경우 홍삼을 복용하면 처음에는 일시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장기간 복용하게 되면 부작용이 상당히 심하게 나타나며, 이 경우 오히려 이를 치료하는데 시간과 노력이 더 들 수 있다.

소음인이 아닌 태음인, 태양인, 소양인의 경우 홍삼은 어떠한 경우에도 득보다 실이 많으며 심지어 소음인 중에서도 개인특성과 건강상태에 따라 인삼이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키는 사례가 있다. 소음인에서 인삼이 도움이 되는 경우는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을 때이며 건강 상태가 비교적 양호한 소음인이 인삼을 복용하면 오히려 발열, 상열, 안구건조, 두드러기, 가슴답답함, 입마름, 불면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다.

홍삼의 원재료인 인삼의 학명(Panax ginseng C.A.eyer)은 ‘만병통치’의 뜻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에 의한 올바른 진단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학명이 무색하게도 감사의 마음을 담은 홍삼은 독이 되어 몸에 쌓일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