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만 치매 환자 느는 게 아니다···반려견 ‘인지장애증후군’ 증가

사람의 ‘치매’와 유사하게 뇌의 퇴행성 변화로 인식기능이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인지장애증후군’ 반려견이 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건국대 수의과대학 내과학교실 박희명 교수 연구팀은 11일 이 같은 내용의 반려견 인지장애증후군 임상사례를 공개했다.

지난해 8월 16살 중성화 암컷 반려견이 보호자 인지감소와 다른 곳에서의 배변·배뇨, 보행 시 균형을 잡지 못하는 증상으로 건국대 동물병원(박희명 교수 진료팀, 주치의 박슬기 수의사)에 내원했다.

이 반려견은 1년 전부터 시작된 인지 및 행동의 장애가 최근 한 달 사이 악화되었으며, 인지장애 설문평가에서 심각한 인지장애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33점: 최소점수 10점·최대점수 41점). 인지장애 설문평가 점수와 뇌의 병리학적 변화의 비례성은 이미 다양한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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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장애증후군 반려견에 대한 이안동물영상센터의 자기공명검사(MRI)결과 뇌 위축 소견에 해당하는 뇌의 지주막하공간의 확장, 뇌실의 상대적 크기 증가와 시상간교 길이의 감소가 발견됐다.

개의 인지장애증후군(Congnitive Dysfunction Syndrome)이란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뇌가 퇴행성 변화를 겪게 되어 유발된 인식기능의 점진적인 감소를 뜻한다.

박희명 교수는 “인지장애 점수와 MRI 검사결과를 분석한 결과 사람의 ‘치매’ 증상과 유사한 뇌 위축으로 유발된 개의 인식장애증후군으로 진단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동물병원 의료진은 카테콜라민 기능을 향상시키고 활성산소(free radical)의 생성을 감소시켜 인지능력을 증진시켜주는 약물과 항산화기능을 가진 약물을 처방했지만 내원 3주 후 반려견은 자연사했다.

뇌의 일부 조직검사 결과 해마(Hippocampus) 부분에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세포내에 축적되는 노화색소인 ‘리포푸신’(Lipofuscin: 지방갈색소)이 침착된 것을 확인했다.

리포푸신(Lipofuscin)은 노화와 관련한 산화적 산물로 이 물질의 침착은 국내 반려동물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해외 연구에 따르면 뇌조직의 손상과 행동학적 변화를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진 물질이다.

2001년 180마리의 건강한 개를 대상으로 미국에서 실시된 한 연구에서는 11~12년 된 개에서 약 28%에서 한 가지 이상의 인지장애가 발견되었으며, 15~16년 개에서는 68%이상이 2가지 이상의 인지장애를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도 노령견이 늘어남에 따라 인지장애에 대한 평가가 지역동물병원에서 정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며 “조기 진단을 통한 약물적, 영양학적, 환경적 치료가 동물복지 측면에서 조기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