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종자·농약 기업 몬산토의 제초제를 사용하다 암에 걸렸다고 주장하는 남성에게 2억8900만 달러(한화 약 3264억원)를 배상하라는 미국 법원의 1심 판결이 10일(현지시간) 나왔다.

이번 소송은 몬산토 제초제 중 '라운드업(Roundup)'과 '레인저 프로(RangerPro)'라는 상표로 판매되는 제품에 사용된 글리포세이트 성분을 문제 삼은 것이다. 일부 전문가는 이 성분이 암을 유발한다고 주장해왔다.

몬산토 제초제 '라운드업(Roundup)'


<AP통신>과 <AFP통신>, <BBC> 등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 주 1심 법원 배심원단은 전직 학교 운동장 관리인인 드웨인 존슨씨가 몬산토를 상대로 낸 민사소송에서 이같은 판결을 내렸다.

배심원들은 사흘간의 심리를 끝내고 평결을 통해 몬산토가 존슨씨에게 3900만 달러(약 440억5000만원)의 손해 배상과 2억5000만 달러(약 2823억7500만원)의 징벌적 배상을 하라고 결정했다.

2016년 제기된 이번 소송은 몬산토 제초제의 성분이 암을 일으킨다는 연관성을 주장하며 제기된 첫 소송이다. 현재 미국 전역에서 5000건 이상의 유사 소송이 제기된 상태여서 향후 소송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배심원들은 몬산토가 존슨씨에게 제초제 성분의 발암 위험성을 경고하지 않았고, '악의'를 갖고 행동했으며 제초제들이 암 발병에 상당히 영향을 끼쳤다고 판단했다. 제초제 성분의 암 유발 가능성을 회사가 알면서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취지이다.

샌프란시스코만 지역 학교에서 쥐를 매개로 전염되는 질병인 페스트 통제 매니저로 일했던 존슨 씨는 42세 때인 2014년 암의 일종인 '비(非)호지킨 림프종'(림프조직 세포가 전환해 생기는 악성 종양) 진단을 받았다.

그는 몬산토 제초제인 라운드업과 전문가용 유사품인 레인저 프로를 사용했다.

트럭에 장착된 189ℓ들이 탱크에서 많은 양의 제초제를 뿌렸으며, 거센 바람이 불 때는 제초제가 얼굴을 뒤덮기도 했다고 그의 변호사는 주장했다.

이번 소송 결과에 대해 몬산토 측은 반발했다.

몬산토의 스콧 패트리지 부사장은 "배심원단이 잘못 판단했다"며 "항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몬산토는 성명에서 "존슨 씨와 그의 가족의 입장을 공감한다"면서도 40년 동안 제품이 사용됐지만, 안전에 문제가 없었고, 글리포세이트 성분이 안전하다는 수백 건의 연구 결과가 있다면서 이 성분과 암 사이에는 연관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바이엘


미국계 회사였던 몬산토는 지난 6월 독일 기반의 다국적 화학·제약 기업인 바이엘에 인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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