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서울대병원장 직선제로 선출하라”

공공의료 외면하고 정부의 하수인 노릇만 하는 낙하산 원장, 직선제 통해 서울대병원을 국민의 품으로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 서울대병원분회가 13일 ‘문재인 대통령은 서울대병원장을 직선제로 선출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서울대병원분회 “서울대병원은 국립대병원이자 공공병원이다. 공공병원장의 역할은 국가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해 모든 국민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질 좋은 의료를 제공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대통령이 임명하는 서울대병원장은 그동안 공공의료의 파수꾼임을 부정하며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정권의 하수인이 돼 공공의료를 외면해왔다”고 임명제를 비판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지부 서울대병원분회가 8일 서울대병원 본관 로비에서 ‘서울대병원 노동조합 2018년 임단투 파업 선포 결의대회’를 열고 파업 선포를 했다

서울대병원이 이처럼 망가지게 된 이유는 왜곡된 병원장 임명과정에 있다고 서울대병원분획은 지적했다.

서울대병원 원장 후보를 선정하는 서울대병원 이사회 이사 대부분이 정부 관료와 병원관계자로 구성됐고 최종 임명권이 대통령에게 있다며 후보 결정부터 최종 임명까지 정부의 입맛대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왜곡된 구조라는 것이다.

서울대병원분회는 “정부의 입맛대로 선출되는 원장으로 인해 발생하는 폐해는 국민에게 고스란히 되돌아갔다. 이명박 정권의 비호 아래 임명된 오병희 전 원장은 임명 초기부터 비상경영을 선포, 저질의 의료재료를 사용하도록 각 부서에 강요하다시피 했고, 부서별로 차등 지급되는 ‘창의혁신지원금’이라는 이름의 인센티브제도를 신설해 환자를 생명으로 보지 않고, 돈으로 보게 했다”며 “또한 헬스커넥트라는 의료자회사를 설립해 이명박 정부의 의료영리계획을 앞장서서 추진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환자에게 부담되는 진료비는 인상됐고, 병원 노동자들의 노동강도는 대폭 증가했다”고 임명제 폐해의 구체적 예를 들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임명된 현재 서창석 서울대병원장 역시 박근혜, 최순실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고 한다.

2016년 11월 30일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에서 열린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전 박근혜 주치의)의 직권남용과 부정청탁 의혹에 대한 수사와 퇴진 요구 기자회견

서울대병원분회는 “원장에 임명된 이후 비선실세 최순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자격 없는 김영재씨를 강남센터 성형외과 교수로 초빙했다가 국민과 심지어 서울대병원 교수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고, 고 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 조작을 방관했으며 수시로 청와대에 고 백남기 농민 의무기록을 무단으로 유출했다”며 “대통령의 입맛에 맞는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최순실의 측근이었던 고영태의 커피숍을 서울대병원 로비에 설립하려 하는 등 서울대병원을 사적으로 이용했고 이로 인해 서울대병원은 공공병원이 아닌 돈벌이 병원으로 전락, 그 결과 서울대병원을 향한 국민의 신뢰는 끝도 없이 추락했다”고 분노를 표출했다.

서울대병원분회는 “또한 공공기관 비정규직 노동자 정규직화라는 대통령의 공약은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 환자의 진료환경과 안전에서 필수적인 주차, 청소, 경비, 시설, 어린이급식 등에서 근무하고 있는 간접고용 노동자는 서울대병원에만 700여명에 이르고 있으며 보라매병원 및 분당서울대병원을 포함하면 2000명을 넘는다”며 “그러나 서창석 원장은 정규직 전환을 위한 노사전협의체에도 나오지 않고 있으며 노동조합 대표의 면담 요구조차 거부하며 정규직 전환을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대병원분회는 “이제 몇 개월 후면 또다시 서울대병원장은 현재와 같은 왜곡된 구조 속에서 선출된다”며 “그러나 이 구조 속에서 임명되는 원장은 이전 원장들과 같이 또다시 정부의 꼭두각시 역할만 하게 될 것이다. 아니 꼭두각시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을 정부와 대통령이 임명할 것이다”고 단언했다.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520명은 지난 2017년 3월 7일 성명을 내어 “서울대병원이 사회적 논란에 휩싸이게 돼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다. 우리나라 최고 의료 전문가와 교육자를 자부하면서도 정치적 성향이나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학문적 사실에 대해 자유롭게 말하는 데 주저하고 침묵과 무관심으로 사태를 방치한 것을 반성한다”며 원장 인선 과정과 대학병원에 대한 지원체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또한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들도 고 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 조작과 관련해 지난 2016년 12월 16일 대자보를 통해 “ 병원을 찾는 수많은 사람을 등굣길마다 마주치며 서울대병원이 가지는 공공성의 책무를 상기했고 언젠가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수호하리라는 희망과 다짐을 곱씹었다고 밝히며 현재의 서울대병원 수뇌부처럼 청와대의 부정한 압력에 굴복하는 병원장을 원하지 않는다”며 사망진단서 조작과 같은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현재의 방식이 아닌 직선제를 통해서만이 해결될 수 있다고 외쳤다.

서울대병원분회는 “서울대병원을 걱정하는 지식인과 시민, 사회단체, 그리고 노동조합은 수년 전부터 교직원 나아가 학생들의 민의를 반영할 수 있는 직선제를 요구해왔다. 낙하산 인사가 아닌 국민의 뜻에 따라 직선제로 선출되어야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고 무너진 공공의료를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며 “또한 모든 국민이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공공의료전달체계를 구축하고 비정규직이 없는 환자가 안전한 병원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고 직선제 당위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