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가 현실로 ‘서울대병원 이지케어텍 상장’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서울대병원분회가 이지케어텍 상장을 이틀 앞둔 20일에 ‘서울대병원 이지케어텍은 국민이 주인이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23일 국회 교육위원회(위원장 이찬열) 국정감사에서 서울대병원의 출자회사인 이지케어텍이 도마에 올랐다.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은 내부 구성원으로서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박용진 의원의 이지케어텍 질의와 지적에 동감하며 아래와 같은 문제점과 의혹에 대한 서울대병원 측의 명확한 해명과 시정을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서울대병원 서창석 원장은 국정감사 답변에서 “문제점 동감하며, 고유목적과 맞지 않아 개선하겠다”고 답변했다. 이후 병원은 시정지시 이행은 하지 않고 이지케어텍 주식 상장을 공모했다.

화정그룹 전체회의에서 구승효는 상국대학병원 환자들의 정보를 화정보험 남사장에게 팔려고 한다(출처 JTBC)

서울대병원 이지케어텍은 국민의 자산이다

서울대병원 이지케어텍은 2001년 서울대병원 전산 업무를 외주화하면서 서울대병원 전산실 직원들로 출발한 회사다. 서울대병원의 기술력과 자산으로 설립됐고, 서울대병원의 HIS(Hospital Information System, 통합 의료 정보 시스템)를 개발·유지보수하면서 획득된 기술력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서울대병원분회 “국민의 혈세와 환자 의료정보들을 바탕으로 설립됐지만, 서울대병원 몇몇 교수들은 이지케어텍이 마치 개인사업인 양 취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대학교 교수나 서울대병원 직원은 타 회사의 대표이사 겸직이 금지돼 있고, 서울대병원은 단시간 비정규직으로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에게도 겸직금지 조항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어 아르바이트도 어렵다고 한다.

서울대병원분회는 “하지만 억대 연봉을 받는 교수는 겸직금지 조항의 적용을 제대로 받지 않았으며, 문제가 되자 휴직을 하는 꼼수를 써서 이지케어텍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며 “만약 이지케어텍 상장이 완료될 경우 설립 당시 초기 구성원이었던 몇 명의 서울대병원 교수와 그 가족은 상상 초월의 시세 차익을 누리게 된다. 국민의 세금으로 설립되고 운영된 공공기관의 자산을 출자형태로 분사하고 이를 주식시장에 상장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는다는 것은 심각한 도덕적 불감증이자 국민을 기만한 행위다”고 성토했다.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이자 이지케어텍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위원량 대표(출처 이지케어텍 홈페이지)

의료정보라는 소중한 국민의 자산과 이를 악용해 누린 막대한 부를 몇몇 서울대병원 교수가 가져가는 꼴로 국민의자산은 국민에게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대병원 환자의료정보가 위험하다

국가보건시스템(NHS)이 확충된 선진국의 경우 개인의료정보를 국가가 관리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의료정보를 민간업체에 맡기고 있고 서울대병원이 만든 이지케어텍이 대표적인 회사이다.

환자의 의료정보가 모두 담겨 있는 병원정보시스템을 관리하는 회사가 수익을 최고의 목표로 운영되는 것은 의료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과는 정반대의 방향이다.

서울대병원분회는 “방대한 환자 정보에 대한 접근과 집적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이지케어텍이 상장돼 주주의 이익을 위해 운영되는 것은 환자의료정보의 안전성이 침해될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며 “민감정보인 개인의료정보를 관리하는 병원정보시스템을 민간업체에 맡기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하며 서울대병원 환자의료 정보가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영리병원에 이어 또 다른 의료영리화의 편법으로 악용될 수 있다

서울대병원분회는 “이지케어텍의 주식 상장은 제주녹지영리병원처럼 기업과 재벌에게 국민의 건강권을 파는 것”이라며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제주영리병원 공론화위원회의 결정을 뒤엎고 개원 허가를 결정해서 전국민적인 저항에 부딪혔고 현재 취소절차에 돌입했다. ‘의료는 상품이 아니고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제공되어야 한다’는 국민의 저항이 영리병원을 강행하려는 자본과 재벌의 행태를 막아냈다”고 설명했다.

2018년 12월 5일 내국인 진료는 금지하고, 제주를 방문한 외국인 의료관광객만을 진료대상으로 하는 녹지국제병원 ‘조건부 개설허가’를 발표하는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서울대병원분회 “만약, 오는 22일 공공병원 서울대병원의 이지케어텍이 상장돼 자본과 재벌의 손에 환자의료정보가 넘어간다면, 의료법상 의료기관이 영리활동을 못하게 되어 있으나 의료기관이 출자한 기업 같은 경우 영리활동을 할 수 있는 의료법의 사각지대를 이용한 또 다른 의료영리화의 편법으로 이용될 수 있다”며 “우리는 이지케어텍 주식 상장을 반대하며 국민의 자산인 서울대병원이 일부 기득권층의 부의 증식수단으로 이용되지 않고 공공병원의 역할을 제대로 하도록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