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는 면역력이 저하돼 다른 질환이 더 쉽게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안철우·남지선·김정혜 교수 연구팀이 우리 몸의 면역을 담당하는 NK(Natural Killer, 자연살상)세포 활성도를 측정해 제2형 당뇨병(성인형 당뇨병) 환자의 면역력 저하를 확인했다고 17일 전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안철우·남지선·김정혜 교수(사진 왼쪽부터)


연구팀은 정상 혈당군 13명, 당뇨 전 단계 15명, 2형 당뇨병 환자 21명의 혈액 속 NK세포 활성도를 측정했다. 측정 결과 당뇨 환자의 NK세포 활성도는 768.01로 정상 혈당군(2435.31)과 당뇨 전 단계 군(2396.08)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를 보였다. 정상 혈당군과 당뇨 전 단계군 사이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당뇨병은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인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는 1형 당뇨병과 인슐린은 정상적으로 분비되지만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해 인슐린이 작용하지 않아 발생하는 2형 당뇨병으로 나뉜다. 2형 당뇨병이 대부분(90% 이상)을 차지한다.

만성적인 혈관 손상으로 인해 심뇌혈관, 신장, 망막, 말초 신경 등에 다양한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는데, 면역 체계의 교란 또한 합병증 중 하나로 지적돼 왔다. 그러나 실제로 당뇨병 환자의 면역력이 얼마나 저하돼 있는지를 수치로 확인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Natural Killer(NK) cell identifies cancer cell


안철우 교수는 “면역력이 떨어지면 감기나 폐렴 같은 감염성 질환이나 암 등 인체에 치명적인 질환들이 동반되기 쉽다”며 “당뇨병 환자의 면역력 감소가 당뇨 망막병증, 신장질환, 죽상경화증을 통한 심근 경색이나 뇌졸중에도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환자의 면역력을 높인다면 향후 당뇨병의 합병증과 이로 인한 사망률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당뇨병연구저널>(Journal of Diabetes Investigation)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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