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를 물었지만, 돌아오는 답은 ‘전문의’였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 미달 사태, 이른바 대란과 관련해 전공의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대표적인 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 강민구 회장과 접촉했다. 그는 소아청소년과에 전공의들 지원률이 저하된 것이 여러 문제에서 비롯됐을 테지만 가장 중요하게 들여다봐야 할 부분은 ‘전문의’ 고용 여부라고 말했다. 전공의들이 근무하는 수련병원, (상급)종합병원 등에 전문의 고용 수준이 한참 못 미친다고 했다. 그의 말대로 수련병원에서 전공의들은 사실 수련과 배움이 주목적일 테다. 진료와 처
대한간호협회는 애가 탄다. 올해 안으로 제정될 것이라 믿었던 간호법 때문이다. 국회에선 소관 상임위원회(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하고 체계와 자구를 심사하는 법제사법위원회까지 일사천리로 회부됐다. 본회의 표결까지 단박에 처리될 거라 믿었다. 그러나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공전 중이다. 안건으로 상정조차 되지 않고 있다. 그 사이 간호법을 둘러싼 의료계의 지형은 연일 공방 형태다. 모습은 1:多. 대한간호협회(간협)를 제외한 거의 모든 의료단체가 간호법(반대 단체들은 간호단독법이라고 표현)에 강경한 반대 입장을 표명 중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의
간호법을 둘러싼 지형이 다변화하고 있다. 간호법 제정을 지지했던 보건의료노조와 더불어 보건의료단체협의회에 참여 중이었던 대한간호조무사협회를 비롯한 5대 보건의료직종이 보건의료노조의 입장에 불만을 느끼며 보건의료단체협의회 연대활동을 그만둔다고 밝혔다. 5대 직종은 간호법의 맹점과 미래에 발생할 역기능 등을 들며 보건의료노조의 찬성 입장을 비판했다. 노조는 5대 직종이 간호법 제정에 ‘오해’와 ‘억측’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무엇이 오해이고 억측인지 5대 직종은 맞받아쳤다.는 5대 직종의 한 곳인 대한간호조무사협회(간무협
이름: 정의포지션: 산부인과의사파견 국가: 파키스탄활동 지역: 페샤와르파견 기간: 2021년 7월~2021년 11월- 파키스탄에서 어떤 활동을 하셨나요? 파키스탄 북부 페샤와르라는 도시에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여성 병원에서 활동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산부인과 진료와 신생아 진료가 가능한 모성 전문 병원이었는데요, 국경없는의사회가 이곳에 병원을 설립한 지 10년이 넘어서 안정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이전 아프리카에서의 경험과 비교하면 병원 수준이 훨씬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파키스탄은 교육 수준과 생활 수준이 높은 나
지역별 보훈병원의 난맥상이 알려진 지는 얼마 되지 않지만, 그 정도는 심각했다. 보훈복지의료공단이라는 생소한 공기업이 운영의 주체가 되고 기획재정부와 국가보훈처의 재정 배부, 관리·감독 대상이 되는 보훈병원엔 병원의 주인이라 할 환자와 의료진의 자리가 없어 보였다. 총액임금상한제로 능력 있는 의사들은 병동을 떠났고 터무니없는 수준의 급여에 경악한 신임 진료의들에게 보훈병원은 기피 대상이 됐다. 몇몇 병동, 과는 진료의가 없어 간호사가 몇 개월째 약 처방만 하고 민간병원으로 전원을 거듭하는 등 파행을 보이는 중이다.한때는 이 나라의
대한간호협회(간협)의 제89차 정기 대의원총회가 지난 2월에 열렸다. 안건은 여러 개가 있었지만, 그 가운데 가장 크게 주목받은 안건은 ‘회비 인상’ 건이었다. 기존의 회비에서 1만원을 인상한 안건을 놓고 일선 간호사들은 어리둥절했다. 사전에 전달받은 바가 없었기 때문이다. 간협의 의사결정 구조의 일단을 볼 수 있는 장면이다.일선 간호사들이 대의원총회에 참석할 수 있는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적다. 일정 공지를 당일 1주일 전쯤에 내는데 그 시기면 현장 간호사들은 일정 조정이 어렵다. 설사 어려운 일정 조정을 뚫고 방청을 한다고 해도
대한간호협회 산하 마취간호사회는 조심스러웠다. 보건복지부가 시행하려는 ‘전문간호사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안 입법예고’을 두고 간호사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참이었다. 마취통증의학회에선 이 개정령안이 시행되면 안 그래도 기피과인 마취과가 폐과 위기에 몰릴 수 있고, 시행되는 동시에 진료와 업무를 거부하리라는 작심 성명이 나오기도 했다. 학회는 시행령이 통과될 경우 현재 마취과 전문의가 업무를 침범할 것이고 마취과 전공의들의 수련도 온전히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의사의 지도 아래 업무를 수행한다는 그간의 프로토콜도
최은영씨는 황망하다. 어디서부터 헤쳐나가고 준비해야 하는지 종잡을 수가 없다. 어머니 우연춘씨(75)가 쓰러져 버린 뒤로부터다. 우씨는 지난 6월 18일 아스트라제네카 1차 접종을 받았다. 당뇨와 심장질환이란 기저질환이 있었으나 건강 관리에 빡빡할 정도로 틈이 없었던 분이었다. 유방암을 앓았고, 항암 치료 없이 한 쪽 유방과 겨드랑이의 임파선까지 절제했던 병력이 있고 이후 완치 판정을 받은 후부터 작은 병환에도 곧장 병원을 찾았다. 접종 전날 오랜 세월 다닌 병원에 내원해 혈액 검사와 X-ray 촬영을 하고 담당 의사에게 접종을 앞
헬스타파가 보도한 수도권 소재 한 병원에서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는 PA 로테이션 방안 기사를 두고 해당 병원에 반론을 요청했다. 병원 측은 기사 보도([단독] 전공의 응석에 PA 등 떠밀어 나가라는 대학병원)를 봤다며 오해가 있었다고 말한 뒤, 서면으로 반론을 제출하겠다고 해 이틀이 지나 전달받았다.헬스타파는 PA A씨의 제보뿐 아니라 병원의 반론을 온전히 전하는 한편, 이러한 반응에 대한 A씨의 반론과 재입장까지 함께 전하기로 했다. 병원 측이 반론서를 전달하면서 내건 조건은 하나였다. 헬스타파 편집국 성원을 제외한 누구에게도 이
전라남도 순천에서 수영선수로 활동하며 전국선수권대회를 비롯해 100여 차례 넘게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31살 여성이 화이자 사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날은 지난 4일이었다. 이날 순천시와 순천경찰서, 지역 방역 기관을 출입하는 기자들 취재에 밝혀진 사실은 3줄짜리 5문단이 전부였다. 편의상 A씨라고 불려야 했던 그녀의 사망 뒤에 있을 추가 소식은 전남이나 순천에서만 속보(續報)되었다. 전국 단위에선 잊힌 사고(사건이라고 써야 하나 망설였다. 사건과 사고가 혼재된 기묘한 일이 하루 단위로 전개 중이다)가
경남권 전역에서 건어물 유통을 하는 박모씨에게서 급한 전화가 온 시각은 오후 8시를 넘어선 무렵이었다. 그는 침착했으나 침착할 수 없는 소식을 전했다. 어머니가 갑작스러운 고열에 입원한 병원에서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지난 6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예방하기 위해 아스트라제네카 1차 접종을 받은 그의 어머니 심모씨(만 67세)는 이후로 고열이 오르락 내리기를 반복했다. 몇 주 전부터는 심한 허리통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통합 창원시에서 가장 뛰어난 의료의 질을 자랑한다는 한 대학병원에선 심씨의 진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일 ‘K글로벌 백신 허브화 비전 및 전략 보고대회’를 주재하고, ‘글로벌 백신 허브’를 국가전략으로 추진하기 위해 생산역량 및 연구개발에 대한 지원 방안을 밝혔다. 이는 글로벌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국가 간 코로나19 백신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한국의 글로벌 생산협력 확대 및 백신 생산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앞으로 한국이 코로나19 등 감염병 위기 시대에 전 세계 백신 공급을 위한 생산기지가 돼야 한다는 점에 기대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이번 비전 전략에는 코로나19의 백신
삼차신경통은 인류에게 알려진 가장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 중 하나다. 초기에는 순간적인 안면 통증으로 나타나지만, 점차 주기가 짧아지고 통증의 정도가 심화되면서 세수, 양치질, 식사, 화장이나 면도 등 기본적인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질환이다 보니 어느 진료과로 가야 할지, 어떤 치료가 효과적인지 등에 대해 환자 본인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삼차신경통 치료는 환자의 삶의 질과 매우 밀접하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다양한 치료법 중 장단점을 명확하게 설명해줄 수 있는 경험이 풍부한
아직 국내 전립선암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다. 이와 반대로 유병률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전립선암 환자 평균 연령은 60~70대로 고령일수록 발생률이 높아지는 특성을 고려해볼 때, 노년층의 증가와 큰 연관이 있다. 조기발견 시 90% 이상의 완치율을 보이지만, 진단이 늦어질수록 가파르게 떨어진다. 이에 전립선암에 대해 경희의료원 종양혈액내과 김홍준 교수와 인터뷰를 진행했다.-전립선암 원인은 무엇인가?전립선은 남성에게만 있는 장기로, 정액의 일부를 생산하는 역할을 한다. 전립선은 방광에서 나오는 요도를 둘러싸듯이 있으며, 밤 열매
-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안녕하세요. 국경없는의사회 구호활동가 시라카와 유코입니다. 일본과 호주에서 간호사로 일하다 2010년 국경없는의사회 활동에 처음 참여했고, 이후 지금까지 시리아, 예멘, 이라크, 남수단,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등 열여덟 차례 해외 파견을 갔다 오며 구호활동가의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한국과 인연이 있다면서요?2014년과 2015년 사이 국경없는의사회 일본 사무소에서 채용 담당 직원으로 일하면서 한국 사무소의 활동가 채용도 지원했습니다. 한국인 해외파견 지원자의 면접을 진행하거나 한국으로 직접 건너가 채용
난소암은 난자를 보관하고 배란이 이뤄지는 난소에 발생하는 암이며, 여성암 가운데 사망률 1위로 치명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1년 1만2669명에서 2019년 2만4134명으로 지난 8년간 약 2배 증가했으며, 최근 가임기인 20~30대 젊은 연령대의 발병도 증가 추세를 보인다. 난소암에 대해 경희대병원 권병수 교수(산부인과)와 인터뷰를 진행했다.-난소암 원인은 무엇인가?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난소암을 유발하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우선 가족 중 난소암 환자가 있는 경우 난소암에
의사가 되기 위해 수련 과정에 있는 인턴, 레지던트가 모여 결성된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로부터 ‘교수님 전상서’라는 이름의 성명이 도착한 건 일주일 전이었다. 시작은 감성적이었다. 낭만이 살아있던 예전 교육을 추억하더니 이어 곧장 전공의들의 부족함을 고백하고 가르치는 교수들의 편달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다짐을 적는다. 정작 하고 싶은 말은 다음 문단에 있었다.대전협에 따르면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지도교수가 전공의를 체벌하고 모욕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해당 교수는 피해 전공의를 지속해서 모욕했고 욕설과 체벌을 가하기 일쑤였다고
10만 명당 44.5명으로 세계 2위. 한국인의 대장암 발생률이다. 세계보건기구 국제암연구소(WHO IARC)가 2018년 186개국의 암 실태를 분석한 결과다. 반면 발생 대비 사망률은 186위다. 세계 최저다. 한국은 대장암 치료를 가장 잘하는 나라인 것이다. 전문가들이 분석한 원인은 △국가암검진 수검률이 높아졌고 △말기암 환자도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고 있고 △대장암 의사들의 수술 기술이 표준화됐으며 △새로운 항암제 등 대장암 관련 약제가 크게 향상된 덕분이라고 말한다.국립암센터의 주요 암 5년 생존율 자료에 따르면, 대장암 생
제보가 들어왔다. 일전에 게재된 PA 간호사 내러티브 기사를 보고 연락을 보내온 현직 흉부외과 PA였다. 수도권 소재 한 대학병원에서 일한다는 그는 10년 간호사 경력 대부분을 수술방 흉부외과 PA로 일했다. 주 80시간 이하로 근무시간이 제한된 전공의 보호법이 제정된 이후 생긴 공백을 채우며 시간 외 근무를 밥 먹듯 하고, 언제 어디서든 호출에 달려와야 하는 상황. 그러한 업무 강도 속에서도 한국 의료수련기관 과정의 불합리와 폭탄을 안고 가는 듯한 현실을 고민한다. 태부족인 의료 인력을 메우는 불법적인 관행, PA 제도에 대해 모
강은정(가명)씨는 의심스럽다. 요양병원에서 치료받던 아버지가 돌아가신 건 지난 6월 29일이었다. 올해 73세인 아버지는 10년 전 뇌출혈을 일으키신 후유증을 갖고 계셨고 뒤에 치매, 고혈압, 당뇨 질환을 앓게 됐다. 장례를 치른 마당에는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알려졌지만, 아무래도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부작용이 자꾸 걸린다.“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1차로 3월에 접종하셨고, 2차는 6월 8일에 접종하셨다. 요양병원 내부에서 생활하시다가 백신 때문인지 상태가 악화하셨다. 담당 의사는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며 큰 종합병원으로 옮기자고 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