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26일 전 국민 대상 백신 접종이 예정된 가운데 1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김강립)는 코로나19 백신 최초로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품목 허가했다.

추가 임상 시험 결과 공개를 조건으로 내건 품목허가이지만 사실상 접종으로 가닥이 잡혔다. 당장 오는 26일부터 요양원과 요양시설을 시작으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이 이뤄진다.

김강립 식약처장이 10일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을 품목 허가를 발표했다

식약처가 밝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적합)대상은 만 65세 이상 고령자를 포함한 만 18세 이상 성인이다. 당초 만 6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접종을 두고 안정성 논란이 있었지만, 식약처는 이를 검토한 끝에 고령자를 포함해 백신 접종을 승인했다.

식약처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외부 전문가 3인과 김강립 식약처장 등 식약처 내부 5인이 참석한 최종점검위원회 회의 결과를 발표하며 “전반적으로 양호한 예방효과를 보이고 65세 이상 고령자에게도 중대한 이상은 발생하지 않아 전 연령군을 대상으로 허가한다”면서도 “‘사용상의 주의사항’에 ‘65세 이상의 고령자에 대한 사용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라는 문구를 기재”하기로 방침을 밝혔다.

식약처는 또한 이 ‘신중하게 결정하라’는 의미를 “고령자에게도 안전성과 면역반응 측면의 문제는 없지만, 예방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고령자 임상 참여자가 7.4%로 부족했다”며 “추가적인 자료가 필요한 상황(은)으로 의사가 대상자의 상태에 따라 백신접종으로 인한 유익성을 충분히 판단하여 결정하라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이를 두고 임상시험 과정에서 충분히 시험을 거쳤어야 했고, 이를 바탕으로 백신을 안심하고 접종하게 해야 하는 국가기관의 책무를 일선 현장으로 돌리는 무책임한 발표라는 세간의 비판도 나온다.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영국 임상 2·3상, 브라질 임상 3상 등 2건의 임상에서 62%의 예방효과를 보였지만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적용하는 문제는 명쾌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백신의 부작용과 더불어 나라마다 요건과 기준이 달라 접종이 허가된 곳과 금지된 곳으로 갈리는 형국이다.

유럽 의약품청(EMA), 영국 등 50개 국가에서 조건부 허가 또는 긴급사용승인을 받았지만, 허가사항과는 별개로 일부 유럽 국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고령층에 접종하지 말라는 권고를 내렸다.

앞서 멕시코는 4일(현지 시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반면 스위스는 전 연령 접종에 대한 승인을 보류했다.

한편 식약처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허가하면서 전 국민 대상 백신 접종에도 박차가 가해질 전망이다. 국내에서 위탁 생산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 공장에서 출하되며 오는 26일부터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입소자와 종사자 등에게 접종된다.

김강립 식약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 안전성과 효과성을 철저히 검증하여 국내 처음으로 코로나19 백신을 허가했다”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예방접종 후 이상사례에 대한 감시체계를 강화하고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한 신속한 이상사례 대응체계를 구축해 국민에게 백신이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