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집단은 늘 환자와 마주하면서도 어딘가 막혀있는 집단이라는 인상을 받는다. 의사의 일은 잘 알려지지 않고 비어와도 같은 그들의 메모와 용어는 의사 이외 모두에게 낯설게 느껴진다. 우리의 의료현실상 1차 병원에서 4~5분 동안 그들을 만나(진료)고는 어디에서든 그들을 만나기가 쉽잖다. 분명 ‘의사들의 세계’는 가려져 있다.그래서 잡은 책이라기보다는 의사들의 생각이 궁금해 고른 는 13인의 의사들을 전문 인터뷰어가 인터뷰해 결과물을 엮은 책이다. 실은 책을 고르는 데 인터뷰어의 공이 컸다. 우리나라 유일무이한 전업
악화된 코로나19 시국, 강화된 방역에 해외여행은 입맛만 다신다. 여권을 어디에 뒀는지도 가물가물해지는데, 아쉬운 마음은 여행기로 달래곤 했다. 그러던 중 마주한 이란 책. 의료매체에서 글을 쓰던 터라 제목 안에 여러 킬링 포인트를 발견했다. 아니, 저 조합 자체가 눈을 끌어당기는 매력을 뿜었다. 파란 표지가 반가워 서둘러 책을 열어봤다.저자 김진수씨는 현재 신촌 세브란스 수술간호팀 소속으로 마취 회복실에서 일하는 간호사다.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국내 유수 병원에 입사해 근무하며 경력을 쌓는 일반적인
서울시 행정과 보건·의료는 언뜻 결부해 떠올리기 어려운 영역이다. 그러나 서울시는 제2의 중앙정부라고 불릴 만큼 크고 강력한 자체 조직과 많은 재정을 바탕으로 보건·의료 행정을 펼쳤다.특히 10년에 가깝게 서울시 행정의 수장이었던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시정은 보건·의료에도 많이 드리워져 있다. 얼마 전 시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박원순 서울시의 보건·의료 행정을 분석하고 비판한 저술이 나와 눈길을 끈다.지난 2월 출간된 책 는 박원순 서울시의 보건·의료 행정만을 다루거나 비판한 책은 아니다. 다양한 필진이 참여
어느 날부터 슬금슬금 보였다. 의사 페친들이 하나, 둘 포스팅하더니 입소문이 났는가 의사가 아닌 분들의 담벼락에서도 괜찮은 책, 재밌는 책이라는 소개가 올라왔다.현직 외과의사가 지은 책 가운데 가장 흥미롭게 읽은 책은 이국종 아주대 외상외과 교수가 쓴 였다. 사람이 떨어지고, 살이 으깨지고, 뼈가 바수어지는 현장과 이를 살리려는 의료인들의 호흡을 세밀하게 그린 수작. 그렇다면 이 책은 어떠려나.외과의라고 하면 어떤 장면이 떠오르는지 떠올려봤다. 급하게 심폐소생술을 하는 모습, 그 차가운 수술방에서 땀을 흠뻑 흘리며 고난도
수많은 분야의 지식에 취약하지만, 그 가운데 화장품 등 코스메틱 분야는 정말 ‘알못’이다. 세수하고 그저 찍어 바르는 것 정도로 화장품을 여기지는 않은데 그보다 나은 수준이라고 하기에도 머쓱하다.면도 후 스킨을 발라야 한다는 상식 정도는 알고, 선크림은 필수라는 인식은 가지고 있다. 선호하는 브랜드는 없으며 화장품의 비싼 값어치가 내 피부와 미용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지 못한다. 다이소에서 저렴한 제품을 골라 때가 된 것 같으면 바르는 정도. 비비 크림은 언감생심.요즘은 눈 화장을 비롯해 여성 못지않게 색조 화장을 즐기는 남자도 많
지난 17일 0시 기준 확진자 60명, 누적 인원 1만3672명, 사망자 293명. 숫자를 찾으러 품을 들였다. 한때는 모든 포털과 뉴스채널 상단에 붙박아 두던 숫자였다. 우리를 지배하고 옭아맸던 숫자는 매일 바뀌는 주파수처럼 느껴졌다. 코로나 19 확진자가 본격적으로 급증하던 올해 2월부터 달수로 여섯 달이 지났다. 이 반년이란 세월 사이 많은 것이 변하고 바뀌었다.일을 잃거나(잊거나) 쉬는 사람이 대량으로 늘었다. 학교 수업의 개념이 전면적으로 개편됐다. 얼굴을 마주하지 않는 일이 미덕처럼 여겨졌다. 새천년의 문을 열었던 세계화
그야말로 ‘습격’이다. 우한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는 동북아에서 국한돼 확산하는 추세를 넘어섰다. 전 세계를 뒤덮은 바이러스 위력에 세계인의 축제 올림픽 개최는 불투명해졌고 각종 경제지표는 바닥을 뚫고 들어갈 기세다.이탈리아에서는 하루 사이 수백 명 사망자가 나오는가 하면 인종, 소득, 성별, 건강상태 등에 상관없이 모두를 감염시킬 이 바이러스를 두고 “제2차 세계대전 이래 최대 도전”(독일 메르켈 총리), “나는 (바이러스)전쟁 대통령”(미국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표현도 나왔다.적과 동료를 구분하는 전쟁과 달리 모두에게
결국 세계보건기구(WHO)가 세계적 대유행, 6단계 팬데믹을 선언했다. 기세가 숙어들 줄 알았던 우한 폐렴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는 밀폐된 공간에서 일하던 동료들 사이에서 대거 번지며 새로운 형태의 집단 감염으로 전개됐다.세계 최고 수준으로 방역 중이라는 정부 당국의 자화자찬이 있던 날이었다. 사망자는 늘었고 확진자가 불어났다. 개인 선에서 방역의 가장 필수품이라고 안내됐던 마스크는 어느새 선택 혹은 취사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전락했다.외출하면 10명에 9명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그것이 현명하고 옳은 방비라고 대대적으로 전파된 게
#1. 2010년께 신종플루에 걸린 적이 있었다. 열이 쩔쩔 끓고 방 안에서 헛게 보이는 지경이었다. 이렇게 죽는구나 싶었다. 어느새 머릿속으로 유서를 쓰고 있었다. 치료제 타미플루를 먹고 링거를 맞으며 회복했다. 바이러스에 속수무책이었다. 그때를 돌이키면 끔찍하다. 우한 폐렴 첫 사망자가 나온 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파안대소하던 자들이 떠오른다. 그들의 만찬이 살풍경하게 비쳤다.#2. 지난해에는 난생처음 입원을 했다. 열이 39℃에 이르고 사대 기운이 없어 병원에 가보니 A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했다. 주위에선 모두 과음 때
오늘로 확진 판정을 받은 이들이 2000명을 넘어섰다(28일 오후 1시 기준 2022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일명 우한 폐렴. 지난 밤사이 256명이 늘었다. 폭발하는 증가세, 사망자는 13명에 이른다. 미증유의 바이러스는 우리 일상을 숫제 마비시켰다.품귀에 사재기까지 말도 많고 탈 많은 KF-94 마스크는 또 다른 신체(Foreign Body)가 돼버렸다. 학교는 개학과 개강을 미뤘다. 공공도서관은 문을 닫았고, 기업체는 근로자에게 무급휴가와 재택근무를 명했다. 천주교는 전래 256년 만에 사상 최초로 미사 중단 방침을 밝혔다